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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시노부 선생님, 안녕 - 히가시노 게이고 / 김난주

시노부 선생님, 안녕 - 4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재인

얼마전 읽고 재미있었다고 리뷰를 남겼던 <오사카 소년 탐정단>의 후속 단편집. 모두 여섯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편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파견 교육을 떠난 시노부 선생이 여전히 여러가지 사건에 얽힌다는 내용인데 전편의 장점이었던 시끌벅적, 요란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그런데 확실히 전편보다는 별로네요. 일단 추리적으로 부실하거든요. 시노부 선생과 제자들이 사건에 얽히는 것도 전편보다 훨씬 작위적일 뿐더러 억지스러운 사건이 많은 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고요. 왠지 모르게 캐릭터들이 조금은 얌전해진 것도 단점이에요. 악동 컴비 하라다와 뎃페이부터가 나이를 먹은 탓인지 전편만 못하더라고요. 마음에 들었던 신도 형사의 연적 혼마도 별로 등장하지 않는 것도 감점 요소고...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저 같이 전편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읽을 수 밖에 없기는 하지만 전편 대비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완결편으로 더 이상의 후속작은 없다는데 잘한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하니 참고하시길.

<시노부 선생님은 공부 중>
니시마루 상점의 구두쇠 회장 니시마루 센베가 상점가 대항 소프트볼 시합에서 용병으로 뛴 시노부 선생을 마음에 들어해서 초대한 날, 판매부장 요네오카 자살사건과 맞닥뜨린다는 이야기.

구두쇠 중의 상구두쇠지만 정 또한 넘치는 니시마루 회장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던 소품. 유명한 오사카 상인을 묘사하려 한 것 같네요.
사무실에 PC가 보급되던 시점, PC를 배울 것을 강요하는 사장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꼈다라는 동기도 괜찮았어요. 제가 디자인과 출신인데 작업에 PC가 도입되기 직전 학번 선배님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을 몇번 보기도 해서 와 닿는 점도 있었고요.

그런데 정작 이야기는 몹시 혼란스럽습니다. 요네오카가 죽은게 자살 시도 때문인지, 아니면 사고사인지 불분명하거든요. 부자연스러운 파일의 존재와 니시마루 센베가 현장을 정리하고 자살로 위장하려 한 것을 보면 사고사같은데, 뒤에서 또 자살 시도를 하다가 떨어졌다고하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시노부 선생님은 폭주족>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시노부 선생이 연수 중 사고를 일으킨 이쿠오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조사에 나선다는 내용

시노부 선생의 아침 연수를 방해하기 위해 집 앞에 개똥이 단서가 된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습니다. 사소한 것의 중요성이야말로 추리소설의 왕도죠!

그런데 이번 이야기 역시 내용이 영 이해가 되지 않아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어요. 피해자 와카모토의 계획부터가 그러합니다. 공범자 고바야시를 죽이기 위해 이쿠오의 어머니를 이용하려 했다? 한명만 죽여도 되는데 두명이나 죽일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차를 들이받는 것으로 사람을 죽이려 했다는 것도 이해불가. 뺑소니가 그렇게 쉬운 범죄는 아니잖아요?
그리고 집 앞에 개똥이 있다고 연수를 포기한다는 것 역시 말이 안되죠. 시노부 선생이 끝까지 연수를 참석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운전에 서투르지만 용감하기는 한 시노부 선생의 질주는 코믹하지만 추리적으로 도저히 점수를 줄 부분이 없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도대체 이 짧은 리뷰에 물음표가 몇개인지.....

<시노부 선생님의 상경>
친구 결혼식으로 도쿄로 상경한 시노부 선생이 옛 제자 가족에게 닥친 유괴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

오사카를 무대로 한 시리즈인데 이례적으로 도쿄 디즈니랜드가 주 무대인 작품.
대형 사건같지만 의외로 이혼 위기에 처한 부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자녀들의 작전이라는 소재가 괜찮았습니다. 이야기의 주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적절한 수준의 소품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오랫만에 혼마가 등장하여 식지않은 사랑을 과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요. 별점은 3점. 이번 권에서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시노부 선생님은 입원 중>
맹장염으로 입원한 시노부 선생의 같은 방 환자인 후지노 할머니 남편이 당한 강도사건의 진상을 다룬 이야기.

시노부 선생의 옛 제자 하타나카가 주운 위조지폐가 사건과 연결되는 전개는 괜찮았습니다. 진상을 깨닫게 되는 장면, 즉 혼마가 후지노 할머니에게 받은 돈을 꺼내어 보는 장면도 임팩트 있었고요.

허나 작위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은 단점이죠. 위조지폐범이 너무나 어설프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았고요. 설령 소설이기에 이 정도 문제는 눈 감아 준다 하더라도 딱 한가지, 후지노 할머니가 너무나 밉살스러워서 어떻게든 벌을 받았으면 하는데 태연하게 넘어가는건 좀, 아니 많이 불쾌했습니다. 나이가 깡패도 아니고... 거의 범죄에 가까운 행동 (점유물 은닉)을 저지른 것에 대해 꾸중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게다가 혼마는 무슨 죄라고 거금을 날린답니까? 이건 고소감이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 할머니만 응징했어도 0.5점은 더 줬을텐데 아쉽네요.

<시노부 선생님의 이사>
교육을 마치고 학교로 복귀하게 된 시노부 선생이 이삿짐을 꾸리는데, 시노부 선생의 옆집 가족이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사건 수사차 나온 신도 형사와 함께 사건에 엮이게 된다는 이야기.

추리적으로는 뭐라 이야기할게 없을 정도로 부실했던 작품. 왜냐면 이 작품은 경찰의 부실 수사때문에 사건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측면이 강하거든요. 마쓰오카 할머니에 대한 탐문 조사만으로도 안자이 요시코 가족과 그녀와의 관계는 쉽게 알아낼 수 있었을거에요. 이렇게 마쓰오카 - 요시코 - 치즈루의 관계만 알아낸다면 이 사건이 정당방위를 위장한 살인사건이라는 것을 파악하기는 어려운게 아니니까요. 한마디로 범인에 대한 기본적인 수사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세상에 인정이 살아있다는 결말은 괜찮았습니다만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은 거의 없군요. 별점은 2점입니다.

<시노부 선생님의 부활>
다시 초등학교 선생으로 복귀한 시노부 선생. 그러나 새로 담임을 맡게 된 분부쿠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은 직전 담임인 야마시타 선생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다. 야마시타 선생이 학교를 그만둔 이유는 뜀틀에서 시부야가 사고를 당했기 때문. 그래서 다른 아이들 모두 시부야를 싫어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나 세리자와 쓰토무는 이지메에 가깝게 아이를 괴롭히는데....

야마시타 선생의 과거 사진을 시노부 선생이 '우연히' 찾아본 것이 사건 해결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작위적인 이야기 전개의 극치죠. 사고 직전 시부야 준이치가 목격한 아주머니의 노란 가방이 독자에게 공정히 제공되지 않는 것도 문제고요. 이래서야 제대로 된 추리물이라고 하기 어렵죠.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시부야와 반 아이들이 하나가 된다는 마지막 장면도 완전 별로였습니다. 청춘 학창 드라마스러운 결말인데 갑작스럽고 뜬금없어서 작품과 잘 어울리지 않았거든요. 시노부 선생이라면 세리자와에게 꿀밤이라도 먹여서 정신차리게 만드는게 더 어울리잖아요?

신도 형사의 프로포즈에 대한 시노부 선생이 1년만 기다려 달라는 답변이 여운을 남기나 전체적인 완성도는 그닥이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이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데 끝낼 때 잘 끝낸것 같긴 합니다. 후속작이 없다는 것이 그닥 아쉽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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