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12.24일이 회사의 대체휴무일이었습니다. 연휴가 생긴 덕에 폭풍 독서를 진행했네요.
이 작품은 고서 전문 헌책방 '비블리아'에 책을 팔러 온 손님과 책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일상계 중단편 연작집입니다. 단편이라고 보기는 조금 긴 호흡인, 총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수록작 별로 주제가 되는 책이 있고 그 책에 관련된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책과 관련된 사건이 책과 인물과 연계선상에 놓이고요. 이를 충분히 있음직한 소소한 일상계로 그려내고 있는게 특징인데, 방식은 미야베 미유키의 "쓸쓸한 사냥꾼"과 동일하지만, 이 작품 쪽이 보다 일상계스럽고 책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헌책방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몇 년 전 추리소설 절판본을 찾아 인터넷과 오프라인 헌책방을 유람하던 때가 떠올랐거든요. 원하던 책을 발견했을 때의 짜릿한 쾌감은 잊기 힘들지요. (이런 것들이죠) 당시 귀했던 절판본이 속속 재간되고 있어서 지금은 빛이 많이 바래긴 했지만요.
하지만 비현실적인 설정과 등장인물은 조금 거슬렸고, 추리도 비약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의 비현실성이 심한 편입니다. 추리력 뛰어난 고서점 점장은 "명탐정 홈즈걸"과 같이 유사한 전례가 있으니 그렇다 쳐도, 긴 생머리 - 거유 - 중증의 독서 중독자라는 설정은 "R.O.D"의 요미코 리드맨과 똑같은데 너무 만화스럽습니다. 게다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책을 못 읽게 된 고우라는 더 와닿지 않았고요. 그냥 운동계열 근육 백수가 시오리코의 미모에 끌렸다는 설정이 더 현실적이었을텐데 말이죠. 아니면 차라리 일본어를 잘 못 읽는 외국인이라고 하던가... "더 리더"를 반대로 비튼 설정인데, 영화만큼의 설득력을 보이지 못해 유감스러웠어요. 아울러 마지막 에피소드는 작품과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고요.
때문에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입니다. 헌책방과 추리, 그리고 일상계를 사랑하는 저에게는 딱 맞는 성격의 작품이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약간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어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내용이니만큼 추리소설 입문자분들께는 추천드립니다. 만화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에 더 적합한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되는데, 있다면 한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그나저나... 생각난 김에 자주 가던 헌책방 사이트나 한번 둘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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