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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6

사또 인 다 하우스 2 - 김진태 : 별점 2점

 사또 인 다 하우스 1 - 김진태 : 별점 3점


2권이 나왔는지도 몰랐는데 네이버북스를 둘러보다가 발견해서 바로 읽게 되었습니다. 2권은 출판물은 없고 e-book으로만 구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1권의 핵심 재미 포인트가 무엇이었는지 작가가 많이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더군요.
제가 생각한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조선을 무대로 하여 동-서양의 가치관 충돌에서 벌어지는 작가 특유의 지적이며 현학적인 개그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베르마스의 동-서양 퓨전 사찰인 "육탄사" 라던가, 타로점으로 점을 쳐주고 여자 무당과 판타지 배틀을 벌이는 식의 개그들 말이죠. 또 하멜 표류 당시 벨테브레를 통역관으로 불렀으나 너무 오랜 시일이 지나 말을 잊었더라... 라던가 짐이 소박맞은 여자와 살림을 꾸리는 등 당대 조선의 역사를 나름 연구하여 작품에 응용한 센스도 마음에 들었었고요.

그러나 2권은 1권의 단점이었던 과장된 상황에 의존하는 슬랩스틱 개그만 강화된 전형적인 캐릭터 개그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나마의 캐릭터 개그도 로빈슨의 비중이 커지고 박포교와 육탄사 주지의 힘대결같은 뻔한 개그만 반복되어 지루합니다. 사실 로빈슨은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너무 뻔한,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라 빅재미를 주기는 힘들죠. 노예였던 짐이 성공하는 과정을 살짝 보여주는 개그도 노래방이라는 현대의 문물을 '시조방'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에 구현한다는 흔해빠진 아이디어로 실망스럽긴 마찬가지고요.
아울러 로빈슨이 눈독들이는 사또의 딸 떡밥은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사로잡은 왜구 사또 나오리가 영의정 딸이라는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애매하게, 흐지부지 완결되는 결말도 별로였습니다.

물론 현학적인 재미를 주는 남만초 에피소드, <바람의 화원>으로 제시된 신윤복의 정체에 대한 설정을 "애원 신윤봉"이라는 화가를 등장시켜 조선 최초의 집단 누드화라는 결말로 마무리하는 에피소드에서는 작가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기는 합니다. (아래의 바위 두개가 옆에 있는 나무에 기댄 여성의 은근한 표정이 그려진 음란한! 그림 참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장점도 있지만 1권에 비하면 단점이 두드러져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그래도 김진태라는 작가의 팬이시라면 나쁘지만은 않고 대여료도 엄청 저렴한만큼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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