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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2

알라딘 (Aladdin) (2019) - 가이 리치 : 별점 2.5점

"신데렐라", "미녀의 야수", "정글북"에 이어 4번째(맞나요?)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작품입니다. 

이전 공개되었던 스틸 컷 이미지가 애니메이션과 괴리감이 심한 탓에 상당한 우려를 자아냈는데 작품 은 굉장히 깔끔합니다. 애니메이션의 기둥 줄거리와 설정,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기는 했지만 실사 영화에 어울리도록 주요 장면을 적절히 구성한 솜씨가 괜찮은 덕이 큽니다. 특히나 가장 우려했었던 윌 스미스의 '지니'가 아주 잘 구현되어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원작의 지니를 윌 스미스 스타일로 잘 어레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적절하다'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시종일관 웃음과 흥을 자아내는 연기는 물론 춤과 노래 모두 최고였고요. 과거 힙합 아이돌이었던 솜씨가 여전해요.
다른 캐릭터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적절한 어레인지, 변주가 이루어져있는데 지나치게 애니메이션을 의식해서 '코즈프레'에 가까왔던 다른 작품들 보다는 훨씬 나으니까요. 새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자스민 공주의 시녀 달리아, 충직한 근위대장(?) 카심의 등장과 활용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파에 대해서는 말이 많은가본데 저는 괜찮았어요. 그냥 사악한 악당은 아니고,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와서 최고를 추구하는 설정이 이야기와 잘 어울렸습니다.

이야기의 변형도 역시나 적절합니다. 크게 두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한 개는 알라딘의 두번째 소원입니다. 원래 애니메이션에서는 물에 빠진 알라딘을 지니가 구해주기는 하지만 과연 소원을 쓴 것인지 아닌지 논란의 여지가 있었죠. 알라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영화에서는 지니 임의로 '두번째 소원을 쓴 것'으로 서약서를 쓰는 장면을 삽입하여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그리고 다른 한 개는 마지막에 알라딘이 지니에게 자유를 주는 장면입니다. 영화에서는 보통 사람이 되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아주 괜찮았어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지니의 모습과 능력 그대로를 갖춘 채 자유를 얻어서 너무 막강한 캐릭터가 된 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시녀 달리아와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고, 그 모습이 도입부 선원으로 이어지는 수미쌍관식 구성도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대표적인건 아무래도 화끈한 액션이 부족하다는 점이에요. 동굴에 갖히게 된 알라딘의 탈출 장면 정도만이 기대에 값할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자파와의 대결은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여러모로 기대 이하였어요. 단지 양탄자를 타고 좀 날라다니다가 잡힌 뒤, 입을 털어서 자파를 설득하는게 전부거든요. 양탄자 비행도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었을텐데 화끈함이 부족합니다.

자스민 공주가 자립적인 여성으로 훌륭한 여왕이 될 수 있다는 최근 트렌드에 맞춘 듯한 설정도 딱히 들어갈 필요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왕의 그릇이라는 걸 증명하고, 카심도 설득하는데 성공했지만 알라딘의 도움 없이는 자파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수동적인 공주님 캐릭터와 딱히 다르지도 않고요. 아니, 알라딘을 숨기기 위해 자파에게 키스를 하는 기존 캐릭터가 과감한 측면에서는 더 나아보이네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파의 소원 중 '왕이 되겠다'는게 무의미하게 소모된건 옥의 티입니다. 왕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공주의 말 한마디로 신하들이 배신(?)을 한다면, 지니의 마법이 그만큼 보잘 것 없다는걸 증명하는 꼴이잖아요.
마지막으로, 주연 배우들 모두가 아랍인이 아니라 인도인으로 보이더라는 문제도 있긴 한데 어차피 고증과는 담 쌓은 작품이니 이건 큰 흠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래도 이 정도면 실사화의 모범 답안이라고 해도 괜찮아 보입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단점이 없지는 않으나 두 시간 정도 즐겁게 감상하는 데에는 적당했어요. 저처럼 어린 친구와 영화관을 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2014/04/19

알라딘 중고서적을 잘 찾아보면... 온라인 비블리아 고서당

여러모로 뒤숭숭하고 힘들고 어려운 시기네요. 책도 손에 잘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세월호 생존자 구조가 모쪼록 잘 이루어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번에는 읽은 책도 없고 하니,   오무라이스 잼잼 리뷰에서 언급했던 알라딘 중고서적에 대해 조금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라딘 중고도서 헌터인데 왠만한 책은 알라딘 직배송으로만 구입합니다. 회원 판매가격은 이해불가 가격도 많고 배송비가 얄짤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완벽하게 절판되었고 희귀본이라면? 당연히 회원 판매를 알아봐야죠. 알라딘 판매 회원 중에도 몇몇 절판 희귀본 전문 셀러가 있습니다. "비블리아 고서당"의 온라인 버전인 셈이지요. 그 중 한 셀러의 판매 목록에 들어가서 훑어보니 참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절판되었다는데 놀랐습니다. 이런 책까지 나왔었나? 싶은 책도 있고요. 가장 놀라운 가격의 책은 요거입니다. 출간된 지 10년도 안 된 책인데 가격이 상당해요. 보통 절판 희귀본의 시세는 정가의 1.5~2배인데, 이 책은 3배에 달할 뿐더러 원래 정가도 고가의 책이라 높은 가격이 형성된 듯 싶습니다.

이런저런 정보를 접하니 제가 가진 고서들의 가격이 궁금해져서 저만의 다카키 아키미쓰 컬렉션을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다른 책은 아예 검색도 안 되고, 그나마 검색된 "제로의 밀월"은 2,000원... 그 외의 추리소설들 모두 가격이 형편없더군요. 재간되기 전의 "점성술 살인사건"과 "관 시리즈", "불야성" 등을 소장했을 때에는 중고가격이 상당했었는데... 다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네요. 아쉽...

제가 가진 책이야 망했지만, 그래도 잘 관심을 가지면 갖고 싶은 책을 건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중고도서 헌터짓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바로 오늘도 이 책을 5,000원 대에 건졌거든요! 이러니 헌터짓을 그만둘 수 없지요.

2016/07/06

알라딘 17주년, 나의 기록

알라딘 16주년, 나의 기록

올해도 돌아온 알라딘의 연례행사. 제 기록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라딘에서만 책을 구입하는 것도 아니고, 도서관도 활용하는 만큼 실제 구매한 책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상위 1% 안에 든다니 조금 뿌듯하긴 하네요.

알라딘 회원이시라면 한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2024/07/02

알라딘 25주년 기념 당신의 기록 영수증

알라딘이 25주년을 맞아 영수증 형태로 이용 기록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한번 해 보니, 그동안의 기록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처음 구입했던 책, 여태까지 산 책, 결제했던 총 금액 등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의외였던건 처음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한게 2002년 7월 30일이라는 겁니다. 알라딘 서비스가 시작된 2001년부터 이용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여튼, 알라딘 이용자시라면 놓치지말고 진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2019/07/01

알라딘 20주년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20주년이 되었네요. 20주년 기념으로 이런저런 이벤트가 시작되었는데, 20년 동안 제가 사용한 기록을 누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도 있어서 이용해 보았습니다.

거의 알라딘 초기(약 17년 전)부터 이용했던 유저라 나름 감개무량하고, 독서량이 아니라 구입 기준으로도 상위 0.5% 안에 포함되는걸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나네요. 워낙 책을 사는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작작 좀 사야겠다 싶기도 합니다. 딴건 몰라도 이사가는게 너무 힘드니까요.

최근에 여러 인터넷 서점들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말들도 많죠. 갈아타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쌓은 정이 있으니 앞으로도 알라딘을 주력으로 이용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2025/08/08

알라딘 26주년 기념 당신의 기록 영수증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26주년을 맞아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수증 형태로 이용 기록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7월에 진행했는데 포스팅이 늦었네요.

거의 알라딘 오픈 시점부터(정확하게는 알라딘 서비스 시작 1년 후 부터) 주력 인터넷 서점으로 이용했던터라 저에게는 의미있는 정보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처음 구입했던 책, 여태까지 산 책, 결제했던 총 금액 등 모두가 의미가 있으니까요. 작년과 비교해보니, 1년 사이에 300권을 넘게 더 구입했는데 제 자신이 참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요.

하여튼, 앞으로도 장수하여 꾸준히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주기를 바랍니다.

2020/07/02

알라딘 21주년

인터넷 서점 알라딘 21주년 기념으로, 20년 때 진행했었던, 누적된 구매 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를 또 진행하네요. 이번에도 이용해 보았습니다. 기록은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1,118권을 구입했다고 나왔는데 올해는 1,194권이군요. 그다지 많이 늘지는 않았습니다. 책 구입을 좀 줄여야겠다고 생각한 덕분이겠죠?
구입이 다소간 줄기는 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꾸준히 알라딘을 주력으로 이용할 생각입니다. 쌓은 정이 무섭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알라딘 20주년

2023/06/30

알라딘 24주년의 기록

알라딘이 24주년을 맞아 언제나처럼 여러가지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언제나처럼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저의 누적 기록 중 몇가지 중요 정보는 별도의 영수증형태로 볼 수 있도록 제공해주는게 좋네요.


저는 7942일간에 걸쳐 1,500권이 조금 넘는 책을 구입했고, 약 1,500여만원을 사용했다고 알려줍니다. 언뜻보면 큰 돈 같지만, 21년을 조금 넘는 기간이니 한 해에 70만원 정도라 그리 대단한 금액은 아닙니다. 물론 알라딘에서만 책을 사는건 아니긴 하지만요.

관심있으시면 지금 알라딘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24주년 당신의 기록'을 선택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으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2023/05/11

돈이 되는 중고책에 대한 단상

얼마전 "중고책으로 돈 버는 사람들"이라는 광고를 보고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20년 넘게 중고책을 구입해왔던 경험으로, 돈이 되는 중고책이 무엇일지? 잠깐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되팔기 목적으로 중고책을 산 적은 없고, 단 한 번도 개인간 책 중고 거래를 해 본 적도 없습니다. 오직 알라딘 등에 알라딘 매입가로 팔아 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알라딘에 판 가격보다 중고가가 높으면 살짝 짜증이 나더라고요. (<<꿈의 화석>>은 3,200원에 팔았는데, 중고 가격이 거의 3만원 대네요). 그래서 이런 정보를 좀 알아두는게 좋겠다 싶어 적어봅니다. 여러분께도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돈이 될 중고책은 당연히 사람들이 찾는 책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래에 해당하는 책들일 것 같습니다.
  1. 구하기 힘듬. 책이 절판되었고, 이북으로도 출간되지 않음. 당분간 출간 예정도 없음.
  2. 1에 해당하는 책 중에서, 높은 지명도를 갖는 책. 유명한 명작이거나, 유명 작가의 작품이거나 다른 곳에서 많이 언급되는 책.
  3. 2에 해당되는 책 중에서, 수집욕을 강하게 자극하는 책 (그림이 미려하다거나, 정말 희귀하다거나....).
  4. 1, 2, 3에 해당되는 책 중에서, 다른 책으로 대체 불가능한 책
  5. 시리즈라면 전권 (중요 포인트)
이런 항목들을 모두 아우르는 주제로 대표적인건 1980년대 ~ 2000년대까지의 만화입니다. 제가 가진 책 중에서 모두 해당되는걸 꼽자면 <<타임시커즈>>, <<환영박람회>> 입니다. 책 상태도 좋고, 모두 완결편까지 한 Set로 소장하고 있는터라 현재는 제법 값어치가 나갑니다. 단권이지만 <<외천루>>도 1 ~ 4조건을 모두 충족하기에 값이 꽤 비싸고요.




국내에서는 유명세에 비하면 많이 팔리지 않아서 초판 이후 절판된 작가들 - 예를 들어 모로호시 다이지로 - 작품 중 일부도 중고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반면 이 시기 만화라도 당시 많이 팔려서 구하기 쉬운 탓에 1번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책도 있습니다. <<어쩐지 좋은일이 생길것같은 저녁>>처럼요.

만화 외에도 위의 조건들을 충족시켜 고가를 형성하는 책들은 당연히 많습니다. 매니아 층이 탄탄한 장르 소설의 경우 꽤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재간되기 전 <<점성술 살인사건>>과 <<관 시리즈>>가 그러했었죠. SF도 비슷해서 재간 전 <<별의 계승자>>는 엄청났었습니다. 찾아보니 다아시 경 시리즈 <<마술사가 너무 많다>>도 3만원을 훌쩍 넘네요.
하지만 소설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기는 꺼려집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작품은 많이 팔리기도 해서 공급도 많으며, 예상치못한 복간이나 전자책 출간이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비파괴 북스캔 후 OCR을 돌려 개인이 전자책처럼 만들 수도 있는 시대이기도 하니,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인문서의 경우는 아주 유명하다면 절판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재간도 자주 되며, 도서관에서도 구할 수 있고요. 특히 역사책은 4번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확실한 매니아층 - 소장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 이 있는 책이 괜찮아 보입니다. 밀리터리물, 요리, 자동차나 각종 취미 분야 (예를 들자면 건담) 등에서 독보적(?)인 책은 가격이 괜찮습니다. 제가 가진 책 중에서는 <청설모의 자동차카툰>>이 대표적입니다. 투자는 소설보다는 이 쪽이 나은 선택일 듯 합니다.


아울러 구입하려면 업자가 아닌 알라딘 직접 배송 중고 등 플랫폼 이나 당근 등의 개인 판매본을 노리는게 좋습니다. 업자는 책의 가치를 잘 알고 있으니, 비싼 책을 싸게 구입하는건 거의 불가능하니까요. 가격도 최소 3명 이상의 판매자가 책정한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중고 구입 시에는 꼭 사전에 중고 플랫폼에서 검색해보세요 (팔 때도 마찬가지). 엄청난 고가라도 시장 가격과 다른 경우가 있거든요. 업자의 경우, 절판이라고 어마무시한 가격을 임의로 붙여놓고 '한 놈만 걸려라' 인 경우도 많으니까요. <<기동전사 건담 일년 전쟁사>>는 상, 하권 낱권보다 두 권 세트 가격이 두배 가까이 비싼데 이런 경우도 주의해야 합니다.

허나 이 이론이 절대적인건 아닙니다. 조건을 대충 충족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책도 많아요.
그래서 너무 투자(?)에 연연하지 말고, 좋아하는 작품을 소장하는 개념으로 접근하시는게 속은 편할겁니다. 그러다보면 가격은 오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지만 그동안 중고 시장에서는 별로 대접을 받지 못했던, 김진태 만화들도 결국 가격이 엄청 올랐더라고요. 결론내리자면, 존버는 승리한다!
 
그런데 과연 <<대지옥전 진광대왕>>이 얼마나 할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1, 4에 해당되기는 하는데....


2015/08/29

끝내주는 책 - 김지현 외 : 별점 3점

끝내주는 책 - 6점 알라딘 도서팀 엮음/알라딘

알라딘 창사 16주년 기념 무료 e-book입니다. 국내 장르 문학계에서는 유명한 편집자, 작가, 번역자 분들이 각자 고른, 제목 그대로 "끝내주는" 장르문학 한 권씩에 대해 소개하는 에세이 모음집으로 모두 19분이 19권의 책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가 장르문학 애호가이긴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저자분들을 모두 알진 못합니다. 아는 분은 도진기, 이영도, 이우혁, 듀나, 좌백, 진산 작가님과 출판사 대표님인 김홍민(북스피어), 안태민(불새) 8명 뿐입니다. 절반도 안 되네요. 엘릭시르, 황금가지 편집장님과 "미스테리아" 편집장님, 피니스아프리카에 대표님도 잘 아는 출판사와 잡지라 친숙하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이 분들까지 쳐도 12명이니 많이 부족하네요.
여튼, 이러한 도서 관계자분들은 과연 어떻게 책을 소개할까? 라는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장르소설 전문 리뷰어를 자청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다른 분들은 과연 장르문학 소개를 어떻게 접근할지가 아주 궁금했거든요. 물론 무료라는 이유도 컸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참 대단한 글들이었습니다!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 들게끔 하는 측면에서 말이죠.
제가 읽고 리뷰를 남기기도 한 "GOTH", "LA 컨피덴셜", "살의의 쐐기"와 비교해서, 제 리뷰에 무엇이 부족한지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표피적으로만 접근하고, 좋은 점도 제 취향 중심으로 짤막하게 쓸 뿐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제 리뷰만 읽고 딱히 읽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기는 힘들죠. 허나 이 책에 소개된 글들은 단지 책에 대한 간단한 정보 나열뿐만이 아니라, 왜 좋았는지에 대한 감상, 기타 정보와 글을 쓴 저자의 독서 당시 일상이 결합되어 자세하게 쓰여져 있는 등 하나의 완성된 에세이로 봐도 무방한 좋은 글들입니다. 스포일러는 전혀 없으면서도 딱 궁금한 부분까지만 이야기해주면서 읽는 사람을 감질나게, 안달나게 만드는 솜씨들도 제법이었고 말이죠.

일종의 에세이라 각 글들을 요약하기는 힘들기에 딱히 소개하진 않겠습니다만, 가장 와 닿았던 것은 "영웅문"을 소개한 임지호의 글이었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 무협소설에 몰두했던 제 자신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영웅문"을 소개하며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을 인용하는 것이 참 맛깔나더군요!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 중 「바쇼 한 명의 문제」라는 단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 정형시 하이쿠의 전신인 하이카이는 원래 서민들의 심심풀이 정도였는데 마쓰오 바쇼라는 천재가 등장하면서 예술로 승화되었다. '탐정 소설에서도 이러한 천재성이 두드러진 작가가 나타나면 탐정 소설 또한 예술로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다'라는 이야기다. 란포는 탐정 소설계를 통틀어 바쇼 같은 작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었겠지만,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라는 부분인데 "영웅문"이 바로 바쇼 같은 책이라는 거죠. 참 그럴듯하지 않나요? "영웅문"은 충분히 이러한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는 걸작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도 하고요.

김준혁이 "어스시의 마법사"를 소개하며 인용하는 명대사 역시 책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데 일조합니다. 대마법사 오지언의 말인 듯합니다. “주문을 시험해 보고 싶은 게로구나. 너는 우물에서 너무 많은 물을 퍼 올렸다. 기다리렴. 어른이 된다는 건 참는 것이지, 힘을 다스리는 이가 된다는 건 아홉 배나 더 인내한다는 것이고.”

안태민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도 기억에 남네요. 마지막 글이기도 할 뿐더러 국내에서 어렵고도 어려운 SF 전문 출판사의 대표로서 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를 자신의 추억과 작품과 엮어 잘 소개하고 있거든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중 명대사인 ‘탄스타플’, 즉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는 말에 빗대어 자신의 처지를 말해주는 부분이 특히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울러 소개된 책들 중 8권은 이런저런 경로로 읽었으니 11권을 읽지 않았는데, 지금 가장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은 듀나의 단편집들과 나카타 에이이치의 "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코니 윌리스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입니다. 물론 다른 책들도 모두 찾아봐야 될 테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이렇게 장르문학에 대한 소개가 맛깔나게 된 에세이집은 따로 찾아보기 힘든데, 알라딘에서 멋진 기획을 선보여 준 것 같습니다. 무료이니 만큼 장르문학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씩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4/07/01

알라딘 중고서적 헌팅 중....

알라딘 중고서적을 잘 찾아보면... 온라인 비블리아 고서당

알라딘 헌팅(?) 중 기이한 헌책방을 발견했습니다. 어마어마한 고가에 형성된 다양한 절판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쿼런틴"이 거의 20만 원! 소장 중인 형이 아주 좋아하겠군요. 그 외에도 얼마 전 읽었던 "반전"은 14만 원, "마술사가 너무 많다"는 거의 20만 원이고... 만화는 다이나믹프로 전성기 화백의 "돌아온 권법소년 1, 2"가 무려 80만 원! "로보트 킹과 별나라 왕녀", "우주의 전사대와 로보트 킹"은 각각 170만 원! 이건 제가 초등학생 때 구입한 책이 아직 본가에 있어서 더 두근두근합니다. 무척 낡고 헐긴 했지만 과연 얼마나 받을지 궁금해집니다.

본가를 뒤지면 절판된 책은 제법 많이 발굴할 수 있을 텐데, 이 헌책방과 자웅을 겨룰 수 있을까요? 물론 그 전에 과연 팔리는 책인지부터 알아봐야겠지만요.

2022/11/20

알라딘의 2022 당신의 기록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알라딘의 한 해 기록.
2022년이 다 가려면 한 달 넘게 남았기에 좀 빠르다 싶기는 합니다만, 언제나처럼 포스팅 합니다.

작년 대비 책을 좀 더 구입하기는 했지만 딱히 특별한건 없는데, 올해는 구매한 도서 중 소수만이 구매한, 희소성이 있는 책을 따로 소개해주는 부분이 눈에 뜨입니다. 제가 구입한 책 중 희소성이 있는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튼, 확실히 올 한해도 이제 슬슬 저물어가는군요...

알라딘의 2021 당신의 기록

2015/12/06

알라딘, 2015 정산

알라딘. 2015 당신의 책

아직 한 해가 다 가려면 제법 남았지만 체크해 봅니다. 알라딘 이용자라면 재미삼아 한 번 해 보시길.

2015/07/02

알라딘 16주년, 나의 기록

http://www.aladin.co.kr/events/eventbook.aspx?pn=150701_16th_records&custno=249021

16년간 쌓아올린 16개의 정보를 알려줍니다. 핵심은 아래와 같네요.

16년간 알라딘에 쓴 금액 488만원 - 589권, 최근 1년간 106권 구입.

구입한 책 중 104권이 절판되었다는 것은 좀 놀랐습니다. 구입한 책의 20%에 육박하니까요.

여튼, 알라딘 이용자라면 한번쯤 이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14/07/02

나의 알라딘 15주년 결산

알라딘 15주년 결산

초록불님의 글을 읽고 확인해 보았습니다. 제 결산 페이지는 여기로!

이래저래 꽤 책을 많이 샀다고 생각했는데 500권도 안 되네요. 다른 서점이나 헌책을 많이 이용한 탓이긴 한데, 독서가 취미라고 내세우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군요. 열흘에 한 권 정도 수준이라니...

그래도 개인 기록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알라딘 회원이시라면 재미 삼아 한 번쯤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PS: 애매하기는 하지만 인터넷 서점 이야기이므로 일단은 독서밸리로.

2021/07/02

알라딘 22주년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매년 진행하는 누적 사용 기록입니다.
이번에는 이미지를 전부 쪼개 놓아서 한 눈에 요약해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군요.
이전 방식이 더 좋았습니다.

여튼,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1. 첫 구입은 2002.07.30에 813의 비밀 외 2권
  2. 여태까지 구매한 책은 1,310권
  3. 여태까지 결재한 금액은 상위 0.192%!
  4. 여태까지 구매한 전자책은 159권
이네요.

일전에 몇몇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별 탈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걱정없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쭈~욱 서비스되기를 바랍니다.

알라딘 21주년

2023/11/13

2023 당신의 기록 (알라딘)

알라딘에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2023년 연말 결산을 해 주었기에 포스팅합니다. 아직 2023년은 한 달 넘게 남았기에 좀 빠르다 싶기는 하지만요.
작년과 구성은 대동소이합니다. 알라딘 이용자라면 한 번 이용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09/01/06

알라딘 2008 Thanks to Blogger

로 선정되었습니다. 한 2주 정도 지난 소식이긴 한데 너무 뒷북인가요?

사실 뭐 대단한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기쁘네요. 무엇보다 몇가지 상품과 특전 중에서도 알라딘을 수년간 써오면서도 단 한번도 된적이 없는 플래티넘 회원 자격을 1년간 갖게 된 것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알라딘이 온라인 서점 중에서는 여러가지 재미있고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는 것은 항상 눈여겨 보아 왔는데 저같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이런 행운이 가끔 생길 수 있게끔 하는 장치들이 많다는 것은 확실히 매력적인 요소겠죠. 가끔 버그가 생기기도 하고 유저 인터페이스는 그다지 잘 구현되어 있진 않지만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 앞으로도 꾸준히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군요.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런저런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이트이기도 하니까요.

어쨌건 올 한해동안은 계속 플래티넘 회원 자격이 유지된다는데 올해는 좋은 일만 계속 되었으면 합니당.

PS : 엠블럼에 바로가기 링크를 달라고 되어 있는데 이글루스에서는 이미지에 링크를 다는 기능이 없네요? html 코드를 수정하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을 듯 싶어 그냥 둡니다.

2017/03/26

전자 출판에 대비하는 나의 자세

저는 전자 출판에 대해 환영하는 편입니다. 물론 아직 책이 보유한 가치는 유효합니다. 소유만으로도 즐겁고, 인쇄 기법과 다양한 종이, 재료를 활용하여 시인성과 가독성을 높이며 눈을 편안하게 해 주니까요. 헌책 판매 등 재화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하지만 공간과 무게를 차지하며, 시간이 지나면 낡고 훼손된다는 단점도 명확합니다.

전자 출판은 책과는 반대로 휴대와 소유가 간편하고 시간의 흐름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검색과 메모 추가가 용이하며 독서와 관리에 있어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적이죠.
단점도 책과는 정반대입니다. 우선 그림이 많은 책은 디자인과 구성이 종이 책에 비해 현격하게 떨어집니다. 디자인의 기준이 종이책에 있는 탓으로, 덕분에 팝업북같이 종이책의 특성을 살린 편집은 전혀 살릴 수 없습니다. 포맷도 ePub, PDF로 나뉘어져 있으며, DRM이 판매 서점별로 적용되어 개인별로 하나의 플랫폼을 쓰도록 강제하는 단점도 큽니다. 책은 어느 서점에서도 구입하더라도 하나의 책장에 꽂아 놓고 누구나 볼 수 있는데, 전자 출판된 서적은 서점별로 혼자서만 볼 수 있는 책장을 구성해야만 하니까요. 저만해도 소소하지만 그동안 알라딘에서 약 50~60권, 리디북스에서 그 절반 정도 되는 전자 출판물을 구입했는데, 이 두 서점에서 구입한 책을 하나의 뷰어에서 관리하고 읽는건 불가능합니다. 결국 하나의 플랫폼, 서비스(제 경우는 알라딘)로 갈 수 밖에 없어요. 자신만 읽을 수 있기에 대여나 공유, 증여, 재판매도 불가하고요. 이러한 문제는 관리의 불편함과 함께 소장에 대한 만족감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아울러 플랫폼 종속은 플랫폼 존폐 여부에 따라 개인 소유 전자책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IT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낡은 포맷이 되어 읽기 힘들거나 읽기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또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무엇보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가격입니다. 제작원가, 유통 등 비용을 모두 감안하면 종이책 정가보다는 40% 이상 저렴해야 하지 않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전자 출판물은 구입 후에 재화로서 일체의 기능을 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전자책은 각종 이벤트가 종이 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이벤트를 할거면 정가를 싸게 내 놓으란 말이지요.

이렇듯 장, 단점이 서로 명확하여 아직 어느쪽에 더 힘이 실린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거의 전국민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시대이니 만큼, 전자책이 보다 확산되리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디지털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성장하면 할 수록 더욱더요.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가격에 더해 독자가 구매한 컨텐츠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된다면 전자책 확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전자 출판된 컨텐츠 판매자들이 개인에게 ePub 형태로 판매하고, 개인 인증이 된 단말에서만 사용하는 정도로만 DRM 정책을 가져가는 식으로요. 이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플랫폼 종속에서 벗어나 어디에서 구입한 것이건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결합된다면 거의 게임은 끝나지 않을까 싶네요.

반대로 저렴한 가격, 합리적인 관리 방법이 선행되지 않으면 당장 확산되기는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저만해도 현재 시점에서 모든 도서 구입을 전자 출판된 것으로 대체하는 것은 무리에요. 제가 원하는 책이 모두 전자 출판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책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는 시기가 왔고, 언젠가는 전자 출판으로 이동할 것은 분명하기에 나름 준비를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생각하고 있는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번째는 종이책 선구매 후 개인적으로 데이터화(예)하는 것입니다. 제 것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현존 유일한 방법이죠. 완벽한 텍스트 형태 추출이 불가하다는 문제는 있지만 이 부분은 데이터화만 하면 언젠가는 되리라 생각합니다. 유일한 문제는 시간 정도입니다.

두번째는 개인적으로 '데이터화가 힘들고, 엄청난 분량이 예상되는 책들은 하나의 인터넷 서점 플랫폼을 정한 후(제 경우는 알라딘입니다) 이벤트와 쿠폰을 적극 활용하여 구매한다'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만화책이 되겠습니다.

일단 이렇게 책장의 디지털화를 꾀할 생각인데, 보다 미래에는 모든 책들이 전자 출판으로 동시 출간되고, 전자 출판물을 구입하면 어떠한 플랫폼과 서비스에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돈 주고 산 내 책이니까요!

2015/08/05

알라딘 특별기획 한국 공포 문학의 밤 : 별점 2점

[알라딘 특별기획] 한국 공포 문학의 밤 - 4점 김종일.이종호.신진오.우명희.장은호.유재중.최경빈.백상준.황태환.김민수 지음/알라딘 이벤트

알라딘의 여름맞이 이벤트를 통해 무료 e-book으로 읽게 된 한국 공포문학 단편 앤솔러지. 총 10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종호, 신진오, 김종일 등 최근 한국 공포문학에서는 가장 유명하다 할 작가들이 포진되어 있어 제법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여러모로 실망스럽기만 하네요. 별로 무섭지 않은 탓이 큽니다. 또 어디선가 본 설정이 많다는 것도 문제고요. 게다가 몇몇 작품은 호러, 공포문학도 아닐 뿐더러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그닥 높아 보이지 않았어요.

결론 내리자면, 전체 평균 별점은 2점입니다. 아직 한국 장르 문학의 갈 길이 참으로 멀구나...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얼마 전 읽었던 하드론의 "기지 살인사건"은 아주 좋았는데, 작가의 유명세에 기대지 말고 이런 언더그라운드 작품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내의 남자" - 이종호

한국 공포문학계에서는 슈퍼스타라 할 수 있는 이종호 작가의 작품으로, 한 남자가 아내의 불륜을 확신하고 아내를 살해하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그립니다. 

그런데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일단 "다중인격", "해리성 인격 장애" 라는 설정이 너무 뻔합니다. 일종의 서술트릭 같은 효과를 노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다중인격을 숨기기 위한 작위적인 전개도 거슬렸고요. 특히나 이런 정신병자와 같이 사는 아내는 도저히 이해불가였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정신병원에 보내는 게 당연할 텐데 말이죠.

이러한 이유로 좋은 점수는 주기 힘듭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압박" - 신진오

사지마비 환자가 어느 날 밤부터 굉음소리와 함께 방이 점점 좁아진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내용.

신진오 작가는 얼마 전 영화화된 "무녀굴"의 원작자죠.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나름 기대가 컸습니다. 시작 부분은 제법 괜찮아서 기대에 값했고요. 무엇보다도 설정이 좋은데, "사지마비 환자"인 주인공의 상황이 이야기에 딱 맞아 떨어져 공포를 선사해 주기 때문입니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방이 좁아진다! 이거 참 두근두근한 설정이죠.

그러나 좋았던 것은 도입부 뿐이었습니다. 작품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뜬금없이 끝나는 결말은 그 중에서도 최악이고요. 사지마비 환자에게 마약 성분의 약을 먹여 환각을 유발시키고,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실험을 했다는건데, 왜 그러한 실험을 하는지에 대한 목적, 이유는 하나도 설명되지 않는 탓입니다. 차라리 방이 살아 있었다는 스티븐 킹의 "1408" 같은 크리쳐 호러가 낫지 않았을까 싶군요.

도입부 설정 외에는 건질 게 없는 작품으로 별점은 1.5점입니다.

"담쟁이 집" - 우명희

귀신들린 마을 외곽 담쟁이 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과 공포를 여자아이 시점에서 그린 작품.

아이의 머리가 계단을 때리는 장면의 묘사라던가, "넌 내가 아직 네 엄마로 보이니"와 같은 오래된 괴담의 변주 등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닌데 딱히 특출난 점은 없습니다. 딸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또래 꼬마아이들을 살해한게 어디까지 현실이고, 어디까지 귀신의 행위인지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애매하게 끝난 것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 그냥저냥 읽을 만 했다 정도입니다.

"첫 출근" - 장은호

영문도 모른 채 전화로 걸려오는 지시만 전달하는 업무를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일단, 이 작품은 절대로 호러, 공포문학은 아닙니다. 오히려 SF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거대 조직 사회의 톱니바퀴로 인간이 전락한다는 것과 이 조직 사회를 바꾸려 하거나 탈출하려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쎄고 쎘는데, 그러한 유사 작품들 대비 단 하나라도 뛰어난 점이나 차이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주인공이 속한 사회가 어디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는 것도 불만이에요. 단지 자신이 하는 일에 의문을 가진 주인공에게 위기가 닥치는 내용이 전부일 뿐인데, 이래서야 남에게 보여줄 이야기라고 하기는 어렵죠. 독자에게 자신이 만든 세계관에 대해 설득시키고 공감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노력이 아쉽습니다.

"놋쇠황소" - 김종일

오랫만에 만난 고교 동창에게 과거 그에게 당한 학대를 상기시키는 주인공의 이야기.

한국 공포문학계의 또다른 스타 김종일 작가의 작품. 왕따, 학대 피해자가 복수를 한다는 설정의 작품은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을 거에요. 어떻게 차별화해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지가 관건인데, 유감스럽게도 그닥 성공한 것 같지 않군요. 복수의 이유가 공감가지 않고 복수 역시 어설픈 탓이지요.

특히나 주인공 병구가 자신의 첫사랑 희정이를 박규완에게 빼앗긴 건 본인이 "좃밥"이기 때문인데, 박규완에게 복수심을 품는 건 정말이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강제로 성폭행 한 것도 아니고 엄연히 둘이 사귀다가 헤어진 것인데 그걸 가지고 제 3자가 뭘 어쩐다는 게 웃길 뿐이죠. 이러한 과거 이야기를 박규완의 가족에게 들려준다는 복수 역시 그다지 와 닿지 않았고요.

읽는 맛은 충분하나 딱히 무섭지도 않은 평이한 이야기라 별점은 2점입니다.

"돼지가면 놀이" - 유재중

유산을 물려준다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직후 한 산골마을에서 벌어진 공포의 사건 이야기.

시골의 커뮤니티에 살게 된 외지인이 사실은 사악한 존재였다는 것은 역시나 뻔한 설정이죠. 그런데 "돼지가면 놀이"와 돼지가면을 쓴 인물의 카리스마, 사라진 형제가 손, 발이 잘려 인간 돼지가 되어있다는 등 ("바이올런스 잭"?) 디테일한 묘사가 압도적이라 충분한 공포를 선사해 줍니다. 마지막 결말도 서늘하고요.

단연코 "공포 문학" 이라는 측면에서는 이 앤솔러지 최고의 작품이에요. 별점은 4점입니다.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읽은 보람이 느껴집니다. 모든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10개월" - 최경빈

여자들이 급작스럽게 남자로 변하게 된 세상을 그린 작품.

공포문학도 아닐 뿐더러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의 변주에 불과한 설정에, 특별할 것도 없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아 지루했습니다. 인류가 멸망할 상황인데, 여자가 남자가 됨으로 벌어지는 성생활 문제에만 집중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섬" - 백상준

좀비물. 한국이 무대이긴 한데 다른 흔한 좀비물과 비교해도 딱히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마지막에 폭주해서 아파트와 함께 자폭한다는 결말은 완전 뜬금없었어요. 몇몇 한국적 설정이 잔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그냥저냥한 평작이랄까, 별점은 2점입니다.

그런데 항상 궁금했던 게 좀비는 대체 어떻게 성립하는 거죠? 사람을 잡아먹기 위해 습격한다면, 어느 정도 수가 된 좀비가 사람을 덮치면 남아나는 게 별로 없을 테네 좀비가 더 증가하지 않을 테고, 그러면 결국 자연도태될 텐데 말이죠. 참으로 궁금합니다.

"옥상으로 가는 길" - 황태환

좀비로 고립된 집단의 생명줄은 옥상으로 전달되는 보급품. 이것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왜소증 환자인 주인공뿐이라는 이야기.

왜소증 환자 주인공이 집단 내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 게 작품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주인공의 심리가 너무 변화무쌍해서 별로였어요. 어떨때는 착하고 순진한데, 어떨때는 굉장히 잔인해져서 캐릭터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느낌이 들거든요. 자신의 경쟁자가 된 초등학생을 처단한다는 결말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감정 변화가 너무 급작스럽다 싶었고 말이죠. 아울러 마지막 장면, 주인공이 좀비가 되어 버린다는 결말은 굉장히 안이하고 뻔했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엘리베이터 액션" - 김민수

식량을 찾기 위해 마트로 왔다가 좀비들에게 둘러싸인 주인공의 사투를 그린 작품.

설정과 내용은 뻔하지만 영화를 보는 듯한 묘사가 아주 생생한 작품. 불필요한 묘사는 전부 배제하고 화끈한 주인공의 생존을 위한 모험에 집중한 작가의 선택이 탁월했어요. 호러라기 보다는 모험 소설 같은 느낌으로 덕분에 읽는 내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간간히 보이는 유머러스한 요소들도 볼거리였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