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렌 양은 알 수가 없어 17 - 미즈 아사토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기본 설정은 "코미 양은 커뮤증입니다"와 굉장히 유사합니다. 라이도가 같은 반 옆자리인데 커뮤니케이션이 서투른(작 중에서는 사람과의 거리감 조절을 잘 못한다고 하는) 아하렌 양과 가까와진 뒤 사귀게 된다는 기본 설정과 전개는 판박이라 해도 무방하거든요. 아하렌 양과 코미 양은 비쥬얼 외의 성격도 굉장히 비슷하고요.
그래도 단순 아류, 표절작은 아닌 독특한 요소도 갖추고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아하렌 양은 코미 양처럼 단지 외모로 어필하는 존재는 아니고 뭐든 척척 잘하는 능력자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코미 양처럼 친구 사귀기 정도에 그치지 않는 여러가지 도전(?)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굉장히 귀여우면서도 할 때는 하는, 한마디로 '천연 팔색조' 매력을 뿜어내지요. 이런 아하렌 양이 작품의 핵심 매력 포인트입니다.
또 초반 이후에는 라이도가 아하렌 양이 하는걸 보고 망상에 빠져드는게 주요 소재가 되는데, 이게 또 재미있었습니다. 망상 개그는 "누나 로그" 등 흔하디 흔한 편이지만 보통 성적인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라이도의 망상은 엄청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스케일 큰 거대한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망상만으로도 하나의 기승전결을 갖춘 이야기가 뚝딱 만들어질 정도로요. 망상 속 아하렌 양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온갖 기술을 습득하여 성장한다는 성장물스러운 전개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대단한 지식을 갖춘 라이도가 학년에서 겨우 평균을 웃도는 성적을 기록한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이외의 등장인물들도 개그만화다운 독특한 설정을 통해 재미를 가져다줍니다. 똑같이 생긴 아하렌 남매, 꽁냥꽁냥하는 모습을 보면 피를 토하는 토바루 선생님, 소심한 갸루 타마나하 리쿠 등이 그러합니다. 모두 어디선가 봤음직한 인물들이라는건 단점이지만, 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개그를 펼쳐주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고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의 시간 흐름 속에서 아하렌 양과 라이도가 연인이 되고, 축제와 학원제, 운동회, 캠프와 여름 바다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즐기는 등의 과정을 거쳐 결국 대학생, 직장인, 결혼까지 이르는 결말로 완벽하게 마무리했다는 점입니다. 에필로그가 다소 과하다 싶기는 하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말이었어요. 이런 깔끔한 끝맺음은 "아즈망가"와 비교될만한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캐릭터 설정에 의존한 개그가 대부분이라 반복적인게 많고 - 대표적인게 토바루 선생 -, 동성간 사랑(?)에 대한 설정이 자주 등장하는건 별로이기는 했습니다. 한 5권 정도 분량은 빼더라도 무방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이 정도면 재미와 더불어 마무리도 괜찮았기에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애니메이션 화도 되었다길래 유튜브를 통해 요약본을 잠깐 찾아 보았는데, 잘 만들기는 했지만 원작 속 아하렌 양의 매력을 잘 살리지는 못한 듯 싶더군요. 그냥 만화로 만족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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