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24/05/05

우리 역사 속 수학 이야기 - 이장주 : 별점 2점

우리 역사 속 수학 이야기 - 4점
이장주 지음/사람의무늬

제목 그대로 우리 역사 속 수학에 대해 소개해주는 수학사 서적. 조선 이후 역사 속 유명 수학자를 소개하는 1부와 삼국시대부터 수학을 통해 이루어진 여러가지 성취를 알려주는 2부 구성입니다. 이를 통해 서양 중심의 수학사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도 옛부터 수학에 관심이 많았고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는걸 알려줍니다.

1부는 세종대왕이 수학에 관심이 많았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실제로 수학 서적을 펴내거나 수학 관련 활동으로 역사에 기록된 인물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역관 등 중인 계층이 수학을 공부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세종이 공자의 말을 빌어 수학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였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수학적인 사고가 위대한 사상과 발명의 큰 축이자 기초이니, 위대한 발명가가 수학자이기도 했다는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헤이그 밀사로 활약했던 독립운동가 이상설이 수학자이기도 했다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구한말에서 개화기에 이르는 시기에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수학 교육과 보급에 노력했다는건, 그가 얼마나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는지를 알려주는 증거라 할 수 있겠지요. 확실히 당대 조선 제일의 천재라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나 봅니다.
2부는 우리나라의 문화 유산과 여러가지 문헌을 통해 우리 수학이 얼마나 높은 수준이었는지 알려주며, 문헌에 소개된 문제들을 현대적으로 풀어 소개해줍니다. 덕분에 함께 따라 푸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죠.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신라 포석정의 주사위 주령구에요. 6개의 사각형 면과 8개의 육각형 면으로 이루어진 주사위로, 굴려서 나온 벌칙을 따라 해야 한다는건 익히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학적으로 '두 종류 이상의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배치가 서로 같은 준정다면체'로 각 면의 넓이가 모두 동일하다고 합니다! 주사위는 모든 면의 확률이 공평해야 하지만, 애써 14개의 면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을텐데 이를 적용한 주사위를 놀이기구로 썼다는건 신라의 높은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일 겁니다. 지금도 이를 손으로 만드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만들었는지 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조선 시대 수학 서적을 통해, 당시에 어떻게 방정식과 제곱근을 푸는지를 알려주는 부분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르지만, 나름대로 이치에 맞게 풀도록 되어 있더라고요. 이런 내용을 뒷받침해주는 도판도 충실합니다. 청소년용 도서답게 최대한 쉽게 설명해주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2부에서 문체가 들쭉날쭉한건 아쉬웠습니다. 3인칭으로 '소개'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1인칭으로 강의하듯 문체가 바뀌는 부분이 있는데 거슬렸어요. 계속 출간되려면 교정이 필요해보입니다.
역사 속 수학을 바라보기에는 내용 구성이 부실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200페이지 남짓한 분량으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신라 이야기 약간 외에는 전부 조선의 이야기라면 '우리 역사 속'이라고 말하기는 다소 애매하잖아요? 그나마도 뒤로 가면 갈 수록 역사 속 수학 소개보다는 수학 문제 풀이의 비중이 높아지고요.

그래도 청소년들이 가볍게 읽기에는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는 생각됩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