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카타 다이얼로그 3 - 이나이 카오루 지음, 유유리 옮김/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만화 원작으로 유명한 마사토끼는 콘티 느낌의 자필 만화로도 유명하지요. 자기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주요 소재는 말장난 중심의 개그, 기묘한 경험담과 생각들, 그리고 재미있었던 만화들의 소개입니다.
이 중 만화 소개를 가장 관심있게 보고 있는데, 이유는 마사토끼의 말주변과 생각이 범상치 않고, 워낙 맛깔나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기에, 낚여서 구입했지만 실망한 작품들도 많아요. 대표적으로는 <<이 삶을 다시 한번>>과 같은 도다 세이지의 만화, <<시오타 선생과 아마이 양>>등이 있지요. <<산괴담>>도 별로였었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아래와 같이 워낙에 강력 추천하길래 속는 셈 치고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이 "대박이다! 간만에 취향을 정통으로 저격한 만화가 나왔네!" 가 맞더군요. 완전 제 취향이었어요.
고등학생 카타노와 우타가와의 귀여운 밀땅을 담담하게, 평범하게, 지극히 일상적으로 그리는데 둘의 대화와 비교적 평범한 행동들 - 쇼핑, 노래방, 사진 촬영, 화장 등 - 만으로도 에피소드가 이루어지는게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아래와 같이 우타가와의 별 거 아닌 말에 과하게 반응하는 카타노를 보는 재미가 큽니다. 작화도 치밀하고 잘 짜여져 있어서 만족도가 높고요.
평범하지만 둘의 캐릭터도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불량은 아닌데 금발에 기묘한 패션으로 오해를 사는 카타노도 그렇지만, 냉정해 보이는데 이상한 쪽으로 생각이 튀어버리는 우타가와야말로 '찐'입니다. 개인기로 '흐미'를 할 줄 아는 여고생이라니,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을까요?
또 개인적으로는 요리 만화를 좋아하는데, 요리 관련 소재가 많은 것도 마음에 든 점이었어요. 패밀리 레스토랑 드링크 바에서 제공하는 공짜 음료수를 섞어 만드는 우타가와 블렌드, 구운 떡에 간장 버터를 바르고 김을 말아서 밥 위에 올려먹는 우타가와 찹쌀떡 덮밥, 오무라이스를 만들려다 실패하고 만든 날달걀 밥 플러스 간장 버터 등..... 이에 대한 묘사들도 발군입니다.
군고구마가 사라진 이유를 일상계 추리물처럼 풀어낸 에피소드도 있는데,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이었고요.
3권으로 마무리한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별다른 위기 없이 둘이 서로 사귀게 되는 걸로 끝인데, 정말 딱 좋은 분량과 결말이었어요. 1권에서 고교 데뷰하고 3권에서는 입시를 거쳐 대학에 입학하는, 1권에 1년씩 시간이 흐르는 것도 최근 만화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마음에 들었던 점이었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극적 긴장감은 찾아볼 수 않지만, 일상계 개그만화로는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덧붙이자면, 일상계 추리물 느낌의 에피소드들도 나쁘지 않았는데 이런 감성으로 일상계 추리물을 그려주어도 참 좋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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