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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4

위험한 책 -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 조원규 : 별점 2점

위험한 책 - 4점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지음, 조원규 옮김/들녘

케임브리지 대학의 여교수 블루마 레논은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을 읽다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나"는 과거 블루마의 연인이었는데, 그녀 앞으로 보내져 온 조셉 콘래드의 책 "섀도 라인"을 전달받았다. 책은 시멘트가 앞뒤로 발라져 먼지가 끝없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나"는 책을 보내온 남자 카를로스 브라우어를 찾아 나서는데...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우루과이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읽는 제3세계 문학으로, 100여 페이지를 조금 넘는 정도의 중편 소설입니다. 수집광의 광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지요.

특정 수집광(?)의 변태적인 행위를 그린 작품은 많이 있습니다. 대표작은 "나폴레옹 광"일테고요. 도서 수집광을 소재로 다룬 작품도 당연히 많습니다. 특정 도서의 희귀본을 수집하기 위해 범죄까지 불사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책 수집광의 아내가 살해당한다는 "시미가의 붕괴"가 그러합니다. 조금 방향성은 다르지만 레베르테의 "뒤마클럽"에서는 책 사냥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요. 이런 작품들에서는 보통 수집광의 수집에 대한 욕구가 핵심 소재로 그려지는데, 이 작품은 책 수집광이 책과 함께 살기 위해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지를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러나 카를로스 브라우어가 책과 함께 살기 위해 "책으로 된 집을 짓는다"는 설정은 그리 새롭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수집광들이 자신이 모은 수집품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이전에도 종종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책이라는 소재와는 잘 어울리는 설정이었고, 블루마의 요청으로 결국 그 집을 다시 허문다는 결말이나, 핵심만 간결하게 전개되는 압축된 구성은 나름 괜찮았어요. 다만 전체적으로 신선하다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았던게 문제이지요.
무언가의 진상을 찾는다는 점에서는 추리 소설 스타일을 따르고 있고, 책 소개에서도 미스터리 형식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추리적으로는 별볼일 없다는 것도 감점 요소입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했지만 정작 내용은 별로 건질 게 없었습니다. 이미 절판되었으니 구해보시기 어렵겠지만, 구태여 구해 읽어보실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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