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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7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2 - 제프리 스타인가튼 / 이용재 : 별점 2.5점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2 - 6점
제프리 스타인가튼 지음, 이용재 옮김/북캐슬

보그의 음식 컬럼니스트 제프리 스타인가튼의 연재 컬럼을 모은 두 번째 책입니다. 최고 수준의 잡지 보그에서 20여 년간 음식 컬럼을 써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되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1권은 절판이라 2권밖에는 구할 수 없었지만요.

음식이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글이 실려 있는데, 법대 출신으로 미식가, 음식 평론가이지만 전문 요리사는 아닌 저자의 시각이 반영된 점이 특징입니다. 요리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초보자다운 시행착오가 가득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하루 최저 비용 4.5달러로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실험입니다. 뉴욕에서 저렴하다는 음식점 10군데를 시식해본 뒤, 결국 끼니를 해결하려면 집에서 조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나름의 해결책과 레시피를 제시하며 글을 마무리하지요.

미국에서 판매되는 서른세 병의 케첩과 직접 만든 두 종을 포함해 총 35종을 테이스팅하고 최고의 케첩을 고르는 컬럼도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하인즈"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네요.

저지방 조리법에 대한 과학적 설명과 다양한 레시피, 그리고 몸에 흡수되지 않는 지방 "올레스트라"에 대한 소개도 흥미로웠습니다. 실험 결과로 볼 때 진짜 기름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부족해 보였지만요.

그 외에도 체험이 반영된 글 중에서는 웨이터 학교 입학기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 구루메 만화에서 흔히 보던 이미지와 달리, 이 학교의 핵심 교육은 "팁을 많이 받는 기술"이었습니다. 정성 어린 접객보다도 고객에게 병물을 판매하는 방법 등 영업 중심의 교육이 강조된다는건 꽤 충격적이었어요.

또한 미국식 시니컬한 유머와 과장이 가득하여 읽는 재미가 큽니다.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즐겁고 유쾌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구나 싶더군요. 이런 개성 덕에 20년이 넘도록 컬럼니스트로 활동할 수 있었겠죠.

다만 식도락 기행과 직접 조리한 레시피를 소개하는 뒷부분은 국내 현실과는 달라서 잘 와 닿지 않았고, 유사한 내용을 접한 적이 많아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물론 튀니지 요리나 포장 상자 뒷면 조리법을 실험한 글 등은 재치 있었고, 아쉬움 속에서도 배울 점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소 딱딱한 편이라는건 확실히 아쉽습습니다. 저자의 문제라기보다 번역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몇몇 오역이 보였고, 문장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재 컬럼 모음이라 베스트 셀렉션일 거라 생각했는데, 90년대 후반이라는 특정 시기에 쓰여진 컬럼들만 수록되어 있다는 점도 기대와는 달랐고요. 최신 트렌드와 정보를 반영했기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전체 연재물에서 엄선한 글이 수록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음식 컬럼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단순히 미식 기행이나 레시피에 그치지 않고 실험정신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점은 분명 인상적이었어요. 한국 정서에 딱 맞지 않고 번역 문제도 있으나 음식 관련 글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1권도 기회가 된다면 구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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