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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5

아마기 브릴리언트 파크 甘城ブリリアントパーク (2014) - 타케모토 야스히로 : 별점 2점

거품경제 시절, 마법의 나라 메이플 랜드는 인간의 즐거운 마음을 결정화한 아니무스를 수집하기 위해 테마파크 "아마기 브릴리언트 파크"를 세운다. 아니무스가 마법의 나라 주민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파크는 쇠퇴했고, 연간 입장객 수 50만 이하가 5년 지속될 경우 경영권이 넘어가 파크가 없어지는 계약 때문에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이에 신탁을 받은 메이플 랜드의 공주이자 파크의 지배인 라티파는 카니에 세이야를 지배인으로 위촉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의뢰를 받아들인 세이야는 지배인 대행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에 도전하는데...

정말 오랫만에 한 시즌을 전부 감상한 재패니메이션. 아동용을 제외하고 한 시즌 감상은 "UN-GO" 이후 3년만이네요.

일종의 판타지 코미디로 "브릴리언트 파크"를 중심으로 현실과 판타지를 아우르는 설정이 재미요소입니다. 테마파크의 인형옷(?) 캐릭터들이 인형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생긴 중년 아저씨 요정이라는 식으로요. 이 설정은 오래전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에 등장했던 "베이비 허먼"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기 등장하는 3인방(모플, 마카롱, 티라미)의 엽기적이고 변태적인 상상력과 행각은 베이비 허먼을 몇 단계 뛰어넘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좋은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려워요. 세세한 설정, 떡밥이 회수되지 않고 이야기도 뜬금없이 전개되는 것이 많은 탓입니다. 일단 주인공 카니에 세이야에 대한 설정부터 문제가 많습니다. 오래전 아역 스타였다는 과거,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마력을 가지게 된다는 설정은 작품과 별 상관이 없거든요. 한마디로 조금 치밀하고 똑똑한 정도인 고교생인데, 이래서야 파크 관계자들의 생존(?)을 건 몇 개월을 전적으로 일임하여 맡긴다는건 설득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고금동서의 모든 미연시를 공략해 온 "함락신"인 "신만이 아는 세계"의 케이마처럼 테마파크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세계 챔피언이다! 정도는 되어야 이야기 전개에 부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러고 보니 케이마의 설정은 확실히 빼어난 데가 있군요.

그 외의 전개, 설정도 뜬금없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센토 이스즈의 총알 중 기억을 잊게 한다는 총알이 몇 개 없으니 잘 써야 한다는 설정은 왜 나왔는지 잘 모르겠어요. 생존이 걸려 있는 위기에 봉착해 있으면서도 보물 찾기를 나선다던가, 세이야가 앓아 누운 사이 학교를 책임진다던가, 수영장에서의 한판 활극이나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미션을 수행하는 식으로 이런저런 사고를 치는 게 이야기의 대부분이라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고요. 이럴 시간이 있다면 길거리에 나가서 호객행위라도 했어야죠! 손님을 동원하기 위한 전략도 파격적인 할인(입장료 30엔) 등 큰 출혈을 감수하면서 벌이는 것들이라 별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이런 쓰잘데 없는 중간 부분은 대폭 편집하고 한 3~4부작 정도의 OVA로 제작하는 게 더 나았을 겁니다. 1화 내용을 유지하고 중반부는 손님을 모으기 위한 행동들 중심으로 편집, 그리고 마지막의 축구 시합과 연계하여 한 번에 대역전을 노리는 결말 정도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게 이야기 완성도는 높았을테니까요.

그래도 각 에피소드별로 피식할 만한 요소와 돋보이는 설정 덕에 끝까지 보는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50만 명을 채우기 위한 시간제한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의 긴장감도 제법이었고, 이야기 내용에 계속 등장하던(심지어 오프닝까지!) 악마 유딩 3인방이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등의 복선도 깔끔했고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는 충분합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덧붙이자면,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의 13화는 그냥 캐릭터 개그로 밀고 가는데 이런 방향도 나쁘지는 않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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