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존 Life 1 - ![]() 가와구치 가이지 지음/삼양출판사(만화) |
딸은 14년 전에 실종되고, 아내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자신마저 암으로 시한부 인생이라는 걸 알게된 다케다는 자살을 결심했다. 그런데 목을 메려는 찰나, 실종된 그의 딸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고백"과 마찬가지로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원작을 가와구치 가이지 (카와구치 카이지)가 그림을 그려 만든 합작 만화입니다. "제 3의 시효" 리뷰 댓글을 통해 marlowe님이 추천해 주셨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2권에서는 딸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다케다의 모습이 그려지며, 3권에서는 범인과 공소시효를 둘러싼 치열한 두뇌 싸움이 펼쳐집니다. 추적자 다케다의 모습에서는 가와구치 가이지 특유의 인간드라마를, 그리고 마지막 권에서는 후쿠모토 노부유키 특유의 두뇌 배틀을 즐길 수 있으며, '공소시효'라는 것을 아주 효과적인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두뇌 배틀은 물론, 다케다의 남은 수명과 사건의 공소시효가 동일하다는 설정이 주는 긴장감은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추리적으로도 '아버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끈기 있는 추적만큼은 인상적입니다. 해당 시기에 그곳을 여행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그때 찍었던 사진을 한 장 한 장 확인하여 딸이 등장한 사진을 찾아낸다는게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추적 과정에서 심하게 운이 좋아 보이는 장면이 많다는 건 조금 아쉽습니다. 위의 예를 든 사진을 찾아내는 것은 물론, 폐차장에서 십수 년 전에 폐차시킨 차를 찾아내는 게 대표적입니다. 솔직히 가능한 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가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는 작위적으로 보이기까지 했고요.
뭐 작위적으로 보자면 마지막 두뇌 싸움이 더 심하긴 합니다. 차 트렁크에 메시지를 남길 시간이 있었더라면 더 자세한 내용을 적을 수도 있었을 테고, 또 평범하게 날짜와 요일, 시간을 적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평범한 사람은 알기도 힘들 주가를 적어 놓았을까요? 주가를 적어 놓더라도 날짜 정도는 같이 적는 게 상식이었을 테고요. '한방'의 임팩트는 있었지만 억지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묵직한 묘사와 공소시효를 핵심 소재로 놓고 전개한 치밀한 전개는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두 작가의 팬이시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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