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패미컴 - 타네 키요시 외 지음, 문성호.김영준 옮김/에이케이(AK) |
패미콤 시대 유명 게임들을 2~4페이지 정도로 요약하여 소개해 주는 책입니다. 희한한 기획의 게임도 많이 소개되는데, 확실히 시대를 지배했던 게임기구나 싶더군요. 예를 들자면 요시다 센샤의 원작을 게임화한 "전염됩니다. 수달, 하와이에 가다" 같은 것이죠. 아무리 원작이 제법 팔렸다더라도 이건 참... 게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알 수가 없네요. 또 쿠소게라던가 황당한 내용의 소개도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대표적인건 당대의 인기작 "터치"의 게임 버전입니다. 타츠야와 카츠야가 미나미를 지키면서 야구와 권투를 베이스로 악당들을 물리치며 진행하는 액션게임이라니!
또 "유명하다"거나 "명작"뿐 아니라, 쿠소게라도 뭔가 의미를 찾을 수 있는걸 패미컴 헌터를 자청하는 게임 전문가 3인이 진지하게 고민하여 리뷰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덕분에 별로 웃기지는 않지만, 쿠소게의 웃기는 리뷰라면 지금이야 AVGN을 따라갈 수 없었을 테니 괜찮은 접근법으로 보입니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아서 반가왔는데, 컴파일의 "고르비의 파이프라인 대작전"은 저작권을 개무시하고 과감하게 출시한 게임이다, "다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주인공은 "다카하시 명인"이다 등이 그러합니다. 아울러 '패미컴 탄생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부제에 걸맞게 서두에서 다카하시 - 모리 명인의 배틀을 다룬 패미컴 무비 Game King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곁가지 지식도 풍부합니다. 이런 "잡지식"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것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참고로 이 부분은 인터넷 서점 미리보기로 대충 즐기실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 고교 시절 제법 패미컴을 즐겼다 자부하는 저조차도 여기 소개된 게임 중 직접 즐겨보았던 게임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확실히 국내에서 먹히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워 보이네요. 진짜 하드코어한 게이머가 아니면 알만한 게임이 많지 않은 탓입니다. "갤럭시안", "제비우스", "보글보글"과 같이 오락실(?)에서 즐겼던 게임들, 그리고 다른 콘솔이나 PC에서 즐겼던 "로드 런너", "카라데카" 등을 제외하면 제가 순수하게 패미컴으로 즐겼던 게임으로 소개된 작품은 "그라디우스", "레인보우 아일랜드" 정도밖에는 없거든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즐겼었던 "사라만다"라던가 "하드볼"이 수록되어 있지 않은 것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고요. 또 앞서 이야기했듯, 너무 진지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빵 터지는 맛이 부족하다는 점도 대중적으로 먹히기에는 문제점입니다.
아울러 거의 15,000원에 육박하는 가격인데도 불구하고 컬러 페이지가 거의 없다는 것도 실망스러웠어요. 대표적인 게임 정도는 컬러 도판으로 소개해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게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콘솔로 저사양 기기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게임산업 초기의 빛나는 기획물들도 가득한 만큼 게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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