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나 - 아사오 하루밍 지음, 이수미 옮김/북노마드 |
저자인 아사오 하루밍 (浅生 ハルミン)이 2010년 1년간 매일 3시에 무엇을 했는지를 간단한 일러스트와 짤막한 문장으로 정리한 일종의 그림일기 / 에세이집. <と/to - 小泉 誠>를 통해 이미 따뜻하고 푸근한 그림을 접한 적이 있는데 고양이 관련 블로그와 책으로도 꽤 유명한 작가더군요.
여튼, 부담없고 가볍다는 점도 좋고 정감넘치고 따뜻한 그림도 좋은 에세이집으로 굉장히 독특한 사고방식이 엿보이는 것도 재미요소입니다. 뭐 이런 책을 내는 사람이 평범한 사람은 아니겠지만요. 예를 들자면 친구가 만들어준 미트소스 스파게티가 먹고 맛있어서 물어봤더니 재료가 전부 너무나 비싼거더라, 엄마가 유명 여배우인 아이는 늘 이런 음식만 먹는지도 모르겠다, 비일상적인 일상의 식사였다고 평을 한다던가, 이시이 모모코의 <팀 래빗의 모험>에서 "함께 춤을 췄습니다"라는 구절이 특히 좋은데 전후로 '춤'에 대한 이야기가 한번도 나오지 않다가 갑자기 추기 때문이라고 감상을 남기는 식이에요.
또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는 점도 아주 공감이 가는 점입니다. 이 책에 등장한 책만 따로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나게 소개하고 있기도 한데 소개된 대표적인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조사해보니 국내 출간된 책은 역시나 거의 없네요.
그림작가 사사메야 유키의 <14분의 1의 달> (국내 미출간 / 구하려면 구할 수 있음)
니콜슨 베이커의 <메자닌> (국내 미출간 / 같은 작가로 보이는 작가의 다른책도 꽤 흥미로움)
히라마쓰 요코 <장어라도 먹을까?> (국내 미출간)
사카자키 시게모리 <도쿄 요리 골목 평판기> (국내 미출간)
가와바타 야스나리 <아사쿠사 베니단 (淺草紅團)> (국내 미출간 / 구하려면 구할 수 있을 듯)
결론적으로는 추천작. 별점은 4점입니다. 평화롭고 잔잔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에세이집입니다. 따뜻한 그림과 잔잔하면서도 약간 기묘한. 책 속 글귀를 빌자면 비일상적인 일상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신다면 더욱 마음에 드실겁니다.
덧붙이자면, 솔직히 간단하고 쉽게쉽게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간단한 일러스트라도 의뢰받은 내용을 어떻게든 잘 전달하려는 고민을 깊게 하더군요. 왠지 죄송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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