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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1

꽃밥 - 김화성 : 별점 3점

꽃밥 - 6점
김화성 지음, 오금택 그림/동아일보사

춘,하,추,동 4계절로 구분하여 계절별 제철 음식을 안도현, 백석의 시에서 신해철의 노래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인용문들과 함께 재료별, 음식별로 유래와 역사, 간단한 레시피 및 유명 식당, 그리고 맛의 감상을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는 일종의 음식 에세이.

음식에 대한 소개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가 전해지는 것이 볼거리인데 예를 들면 풍천장어 (風川長魚)의 풍천은 특정지방의 지명이 아니고 물이 풍부한, 바닷물과 바람을 몰고온다는 의미로 민물과 바닷물이 먼나는 강 하구는 어디나 풍천이라고 하네요. 또한 현재 대한민국에는 풍천장어는 없고 양식 민물장어만 있으므로 굳이 산지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것, 갯장어는 바다장어인데 개의 이빨을 가진 뱀장어 (자산어보) 라서 갯장어라고 한다는 것 역시 처음 안 사실이고요. 마지막으로 장어의 한자는 만 (鰻)인데 이 글자는 고기어(魚), 날일(日), 넉사(四), 또우(又)를 조합한 것으로 남자가 장어를 먹으면 하루에 섹스를 네번 하고도 또 하고 싶다! 라는 뜻으로 옛날 중국에서 그렇게 한자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장어이야기만 해서 좀 그렇긴 한데 다른 이야기들도 재미있는게 많습니다.

그 외에도 기자다운 약간의 비판정신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현세대가 갈치를 제대로 발라먹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어른들 책임, 아이들 밥상머리 교육보다는 돈에만 매달린 탓이라고 하는 식으로요. 솔직히 동아일보 기자에다가 동아일보에 연재한 글이라고 해서 선입견이 있기는 했는데 전체적인 내용이라던가 마지막 피맛골의 사라진 가게를 소개하는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시통"이라는 술집에 관한 에피소드 등에서 상당히 공평한 시각을 느낄 수 있던 것도 괜찮았습니다. 하긴 요리에 무슨 좌, 우익이 있겠습니까만은....

문제는 신빙성이 좀 떨어지는 항목도 있다는 점인데 왜 홍어좆은 만만한가를 설명하는 부분이 그러해요. 홍어 명인인 나주 영산포의 안국현씨에 입을 빌어 옛날 가난한 어민들이 막걸리잔을 기울일때 변변한 안주가 없어서 손대도 표시 안나는 만만한 수컷 좃을 떼어다 안주로 삼았다, 길이 20~25 cm나 되는 홍어 좃 2개를 썰면 안주 한 접시는 나오고 맛도 좋았다. 그만큼 만만했다... 라는 이론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솔직히 이상하더군요. 그렇게 맛이 좋다면 진작에 팔았겠죠.
뜬금없는 비약도 있고 인용문의 비중이 큰 등 하나의 완성된 글로 보기에 약간 부족한 듯 싶은 것도 있고요.

그러나 그야말로 향토 음식과 식재료를 단순한 레시피나 식당소개 중심이 아닌 그 자체만으로 토속적이면서도 맛깔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바지락국
소금으로 간을 하고 물이 팔팔 끓을때 바지락을 넣는다. 여가에 파와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넣고 부추, 콩나물을 취향따라 넣어 먹는다. 위에 떠오르는 거품은 숟가락으로 걷어내는게 좋다.

도다리쑥국
남해안 사람들의 이른 봄 음식. 육수에 된장풀고 도다리 넣어 끓인 뒤 마지막에 어린 해쑥을 넣는다. 양념을 많이 쓸 수록 쑥 향기가 사라지기 때문에 되도록 넣지 않는다. 쑥은 도다리가 완전히 익은 뒤에 넣어야지 너무 일찍 넣으면 쑥이 풀어지고 향이 사라진다.
육수는 보통 무, 다시마, 대파를 푹 끓여 만들지만 멸치를 넣는 집도 있고 육수대신 쌀뜨물만 쓰는 집도 있다. 도다리쑥국은 통영이 최고.
참고로, 통영은 다른 맛있는 음식도 많다. 멍게비빔밥은 멍게젓갈에 새싹, 김가루, 깨 등을 섞어 밥과 비벼 먹는다.

꽃게탕
쌀뜨물 다시마 무 멸치로 국물을 낸 뒤 된장과 고추장을 1:2 비율로 풀고 꽃게, 감자, 애호박, 양파, 쪽파, 버섯, 고추, 오징어 등을 썰어넣고 끓인다. 양념은 고춧가루, 맛술, 마늘, 소금, 생강, 후추로 한다. 마지막에는 쑥갓, 미나리를 넣어 풋풋하고 상큼하게.

참게장

펄펄 끓인 묵은간장 (간장, 물, 다시마, 무, 양파, 마늘, 고추, 생강, 감초, 생지황)을 참게에 부어 삭힌다. 식으면 따라낸 뒤 다시 끓여 붓기를 최소 대여섯번 반복한다.

잔치국수
국물이 생명. 멸치에 다시마, 무, 대파, 바지락, 북어머리 등을 넣고 푹 우려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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