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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9

저스트 고고! 1~32 - 라가와 마리모 : 별점 3점

Just Go Go! 저스트 고고! 32 - 6점
라가와 마리모 지음/대원씨아이(만화)

중학 육상계의 스타 이데 노부히사는 다카다 히나코에게 한눈에 반해 그녀가 다니는 마쿠노가와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테니스를 시작한다. 한때 유명한 주니어 선수였던 타키타 루이 역시 마쿠노가와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테니스부에 가입한다. 이 둘을 중심으로 한 청춘 테니스 성장기 시작!

연말연시 연휴를 이용하여 완독한 작품입니다. 상당히 오래전에 읽기 시작했었고, 작년 초에 만보님 포스트를 보고 꼭 찾아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참 늦었네요.

이 작품을 처음 접할 때에는 사실 순정만화가의 스포츠물이라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기와 나"나 "언제나 상쾌한 기분"에서 접했던 잔잔한 개그에 대한 기대가 더 컸었죠. 그런데 주인공 두 명을 비롯한 다른 모든 동료들, 선수들, 친구들이 단 한 번도 빗나가지 않는 성실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밝고 건전한 청춘의 모습에 테니스라는 소재가 잘 더해진, '청춘 스포츠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재미있는 결과물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댓가를 얻는다"라는 당연한 명제를 잘 그려낸 성장기로도 훌륭하고요.

또 타키타 루이와 이데 노부히사는 각각 '완성된 기계'(서태웅)와 '타고난 체력과 천재성으로 성장해 나가는 초보자'(강백호)라는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 주인공이지만, 약간의 설정(루이는 유명 테니스 선수의 아들, 이데는 육상계의 슈퍼스타)과 함께 톡톡 튀는 대사, 여러 가지 상황극으로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순정만화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특출난 편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냥 바보인 이데보다는 츤데레 왕자 루이 쪽이 더 마음에 들기는 했습니다만….

메인 러브라인인 이데 - 히나코 커플의 완성, 그리고 나머지 커플들도 될듯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마무리한 완벽한 해피엔딩도 흐뭇하며 (루이 - 마코 / 슌 - 나디아 / 밀레뉴 - 코유키 등) 개그도 충분히 기대에 값합니다.

그러나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순정만화 특유의 복잡한 가정사가 타키타 루이, 사세코 슌 모두에게서 선보인다는 점, 메인 히로인인 히나코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그려지지 못한 점, 마지막으로 등장인물들에 대한 쓸데없는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펼쳐 보이는 점입니다. 마지막 단점은 특히나 최종 보스 사세코가 마지막 전국체전에서 이데와 타키타 두 명에게 차례로 패배하는 것에서 그 정점을 찍는데, 그냥 이데 - 타키타의 결승전만 그리는 게 나았을 거예요. 현실적으로는 이미 프로 진출하여 나름 세계에서 싸워온 사세코가 이 두 명의 레벨과 같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죠. 에필로그도 여운을 남기기에는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생각되고요.

또한, 테니스 장면의 박력은 잘 그려내진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순정 만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탓이지요. 물론 시합 장면 자체는 긴박감이 넘치고, 주인공들이 별다른 "필살기" 없이 순수하게 정석적인 랠리로 포인트를 쌓아 나가는 패턴이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긴 합니다. 마지막 전국체전 결승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멋진 연출을 보여주고요. 허나 "테니스"의 연출보다는 여러 가지 심리, 배경묘사 덕이 큽니다. 스포츠물이라면 기술에 대한 묘사는 좀 더 들어가는 게 좋았을 거에요.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추천작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밝고 건전한 청춘 스포츠물의 왕도를 걷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쌈질만 하는 청춘물, 필살기와 특훈과 근성으로 포장된 흔해빠진 배틀 스포츠물에 질리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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