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의 흔적 -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법의관들.강신몽 지음/시공사 |
현직 법의학자와 법의관들이 집필한 법의학 논픽션입니다. 우에노 마사히코의 "쥐똥나무", "독살", 그리고 브라이언 이니스의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와 유사하게 다양한 법의학 관련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국내에서 발생했던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는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정몽헌 회장 자살 사건, 고속도로 음독 변사 사건, 서래마을 프랑스인 부부 영아 살해 사건, 핸드폰 폭발 사건 등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사례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고속도로 음독 변사 사건의 결과를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추리 소설에서 활용할 만한 독특한 사건들이 등장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높은 곳에서 추락하거나 강한 충격을 받아도 외상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자살을 위해 목을 맨 사람이 줄이 끊어지면 사망 직전 순간적으로 얼마간 움직일 수 있다는 점, 물과 소금을 다량 섭취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충분히 트릭으로 활용할 수 있을 만한 흥미로운 정보였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다는 것은 좋지만, 문체가 지나치게 딱딱하고 법의학 용어를 여과 없이 사용하여 읽는 재미가 떨어졌습니다. 또한, 도판이 부족한 점도 아쉬웠습니다. 도판이 있더라면 이해가 훨씬 쉬운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말이지요. 책의 가격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보기 드문, 한국 실정에 맞춘 법의학 사례집이라는 점에서는 추천할 만합니다. 다만, 법의학이나 범죄 관련 서적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몰라도,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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