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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 와카타케 나나미 / 서혜영 : 별점 3점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 6점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작가정신
- 이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하자키 시에 위치한 주택지 '빌라 하자키 매그놀리아'의 비어있는 3호실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는 얼굴과 손이 뭉개져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상태. 이 사건으로 빌라 주민들의 다양한 생각이 오가던 와중 '중요한 단서'를 잡았다고 떠벌이고 다닌 5호의 아케미가 다음날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하자키 시(市) 시리즈" 1탄입니다. 바다 옆 작은 소도시 하자키 시를 무대로 한, 이른바 "코지 미스터리"를 표방한 작품으로 2탄인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를 먼저 읽었더랬죠. 코지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강력사건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쨌건 이 작품도 역시나 <헌책방...>과 마찬가지로 수다스럽고 왁자지껄한, 유머러스한 추리물로 읽는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탐정역인 형사반장 고마지와 부하 형사 히토쓰바시의 대화가 특히 압권이죠.
또 사소한 대화와 에피소드들 모두가 결국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내도록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식으로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교묘하게 사건의 내용과 단서를 엮어놓는 솜씨도 여전하더군요. 산길에서 발견된 "팬티"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냥 날려간 빨래인줄 알았는데 나름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식이거든요. 그리고 이노 게이코의 협박사건 등 두개의 사건을 하나로 묶어서 전개하다가 결국 결말에서 두건의 사건이 전혀 별개의 것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도 좋았고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작가의 장점이 잘 부각된 작품이에요. 유머러스한 분위기, 교묘하게 배치된 복선과 단서에 따라 결말에 이르는 복잡하면서도 명쾌한 구성이라는 장점말이죠. 덧붙이자면 "누구나 죽이고 싶어하는 여자" 캐릭터를 만드는 솜씨는 확실히 와카타케 나나미를 따라올 작가가 없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묘사가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추리적인 부분에서 살짝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두건의 살인이 벌어지는데 빌라에서 의문에 시체가 발견되는 사건은 너무 뜬금없는 사건에다가 어떻게보면 '사고' 에 가까운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두번째 사건인 아케미 살인사건은 범인의 알리바이에 있어서 우연과 운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사건에서 마쓰무라 켄에게 어머니가 전화를 걸지 않았더라면? 사건이 보다 빨리 해결될 수 있었을테니까요.
아울러 첫번째 사건은 경찰이 가지고 있는 정보 없이는 해결하기가 불가능했고 아케미 살인사건 역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마지막에서야 제공된다는 점에서 독자에게 썩 공정한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의 두개의 반전도 지나친 사족으로 여겨졌고요.

그래도 앞서 말한 장점과 더불어 책의 만든 모양새와 번역도 훌륭하고 시리즈답게 이어지는 캐릭터들, 그리고 헌책방 '기토당'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하무라' 라는 직원이 등장하는 등 작가의 팬으로서 즐길거리도 많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지치고 무료한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그야말로 '킬링타임용' 재미에 최적화된 책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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