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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5

심야식당 - 아베 야로 / 미우 : 별점 3점

심야식당 - 6점
아베 야로 지음/미우(대원씨아이)

평이 하도 좋아서 구입해서 읽게된 만화입니다.

단편 옴니버스물이며 쟝르는 드라마는 드라마인데 제목 그대로 "심야식당"을 무대로 각 에피소드마다 한가지 주제의 음식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설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드라마인데 음식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전에 읽었던 "고독의 구루메"와 좀 유사한 성격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만화의 가장 독특한 점은 각 에피소드가 단지 드라마인 것이 아니라 멜로드라마, 최루성 드라마에 호러와 코미디, 그리고 일일 아침 연속극 같은 이야기까지 굉장히 방대한 스펙트럼을 보인다는 것이겠죠. 음식을 매개체로 해서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주인공으로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야기들 역시 썩 재미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자꾸 다시 읽게되는 담백한 매력이 있으며 아베 야로의 여백이 넘치고 부드러운 그림 역시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담백하고 짤막하다는 것이 문제였는지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결말이 짐작 가능한 이야기들이라 너무 뻔한 전개가 아닌가 싶더군요. 그야말로 "드라마" 인데 "일일드라마" 같은 얄팍함이 좀 눈에 거슬렸달까요? 때문에 별점은 3점입니다. 배틀물이 되어가는 최근의 음식만화들과 비교해 본다면 분명 좋은 작품이긴 한데 다음권을 구입해 읽게될 것 같지는 않네요.

그래도 베스트 에피소드를 뽑아보자면 전형적인 이야기의 극치지만 시종일관 따뜻한 전개와 해피엔딩이 음식과 잘 어우러지는 "카츠돈" 이었습니다. 시합이 끝날때마다 "카츠돈"을 먹는 밑바닥 프로복서의 사랑 이야기인데 전형적이지만 설득력이 팍팍 넘치기도 하고, 마지막에 "오야코돈"으로 메뉴를 바꾸는 부분 역시 예상대로였지만 잘 마무리 지은 것 같아요.

2023/09/15

꽃밥 - 슈카와 미나토 / 김난주 : 별점 2점

꽃밥 - 4점
슈카와 미나토 지음, 김난주 옮김/예문사

공포 소설에 가까운 환상 소설 <<도시전설 세피아>>로 접했던 작가 슈카와 미나토의 단편집. 몰랐는데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수상 이력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흥미가 생겨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전부 주인공 화자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오사카 변두리 어딘가에 있는 서민가 뒷골목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웃간 소통이 많고, 아이들끼리는 항상 어울려 놀곤 했던, 우리나라로 따지면 <<검정 고무신>>이 떠오르는 그런 시대 그런 거리입니다. 이 거리에서 살아가는 소년, 소녀들이 접하게 된 다소 기이하고 환상적인 경험들이 그려지는데, 환생, 성불하지 못한 영혼과 같이 뻔한 것도 있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서정적인 묘사는 나오키 상을 수상할만하다 싶고요.

그런데 소년, 소녀가 묘한 경험을 한 뒤 한 뼘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들이 겪은 경험은 기억에 깊숙한 자국을 남기기는 하지만, 그 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뻔하지 않아서 좋기도 했지만, 대체로 '그래서 어쩌라고?'처럼 기승전결없는 단순한 추억담이에요. 그들이 겪은 기묘한 경험에 대한 설명도 거의 없고요.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않으려던 작가의 의도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답답했습니다. 별다른 설명없이, 기승전결없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미쓰다 신조의 괴담물과 별로 다를게 없어요. 결말은 명확해서 괴담물보다는 이야기로서 완성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결말은 모두 추억과는 별 관계가 없어요....
무엇보다도 추리물도 아니고 호러도 아닙니다. 장르 문학 팬이 평가할만한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포일러를 알아봤자 별로 달라지는 것도 없지만요.

<<꽃밥>>
초등학생인 여동생 후미코가 열병을 앓고 난 뒤, 스물 한 살 때 살해당한 시게타 기요미라는 여자의 환생이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기요미의 집을 보러가자고 졸라서, 나는 후미코를 데리고 히코네라는 동네로 향했다. 그곳에서 기요미의 아버지가 딸이 살해당할 때 튀김을 먹고 있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서 곡기를 끊었다는걸 알게 된 후미코는 기요미가 어릴 때 만들었다는 꽃으로 만든 밥을 기요미의 아버지에게 전해준다...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는 표제작. 후미코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초, 중반부는 사뭇 흥미진진했습니다. 후미코가 노트에 시게타 기요미 가족 이름을 써 둔 것, 어린 아이임에도 보이는 기묘한 행동들로 공포물스러운 느낌을 전해주거든요. 약간 <<오멘>> 같은 분위기였달까요?
아직 어리지만 여동생을 끔찍히 아끼고 가족으로 여기는 나의 모습을 통해서, 가족과 추억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는 것도 좋았어요. 이런 부분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을 떠올리게 해 줍니다.

하지만 환생임을 밝히고 난 뒤, 아버지에게 꽃밥을 전해준다는 최루성 가족 드라마스러운 전개는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너무 뻔했어요! 결말도 예상대로였고요. 뻔하고 무난한 탓에 점수를 줄 부분이 별로 없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도까비의 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도쿄에서 오사카 서민촌으로 이사온 나 (유키오)의 주변에는 또래 친구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그 중 모두가 은근히 따돌리던 한국인 형제가 있었다.
나는 형제 중 동생 정호와 친해졌지만 몸이 약했던 정호는 그 해 여름 죽고 말았다. 그리고 마을에 정호 귀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친구 중에 한국인 형제가 있다는 설정은 반가왔습니다. 도까비 라는 제목도 도깨비에서 따 왔으며, 귀신을 퇴치하기 위해 고추를 문에 걸어둔다는 한국적인 설정까지 등장하는 걸 보면, 실제 작가 유년 시절에 한국인 친구가 있었던게 아닌가 싶네요.
여튼 읽으면서, 정호 귀신 소동은 몸이 튼튼하고 강했던 정호의 형 준지가 자기들을 왕따시킨 마을에 대한 작은 복수극일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정호의 도까비가 소동을 일으켰고, 이유는 원래 정호의 몸 상태 - 몸이 아프고 약해서 방에만 있었다 - 때문이었다는건 의외였어요. 그래도 죽은 뒤 아프지 않고 자유로와져서 온 마을을 싸돌아다녔다는 건 꽤 신선했습니다. 유키오의 장난감으로 신나게 논 뒤, 드디어 성불하게 되었다는 결말도 그럴싸 했고요.

그러나 진짜 도까비였다는건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복수극으로 생각했던 탓입니다. 너무 추리, 범죄 소설에 뇌가 찌들어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별다른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요정 생물>>
오사카 변두리 주택가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소녀 세쓰코는 정체불명의 상인으로부터 '요정 생물'을 구입하게 되었다. 키우면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말처럼, 아빠의 부하로 잘생긴 훈남 다이스케가 찾아왔다.
그러나 다이스케는 엄마와 함께 도망가 버렸고, 세쓰코는 요정 생물을 죽여서 버렸지만, 그 뒤 아빠의 다른 부하 지로에게 강제로 몸을 빼앗긴 뒤, 비참한 삶을 살게 되었다...


요정 생물이라는 기묘한 존재로 수록작 중에서는 가장 환상 소설에 가깝습니다. 요정 생물의 계란 프라이같은 생김새와 키우는 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 - 물은 사흘에 한 번 갈아줄 것. 물에 티스푼 절반 정도의 설탕을 풀 것. 강한 햇볕을 쬐면 안되고, 더운 곳에 두어도 안됨. 병을 바꿀 때는 같은 크기로. 병이 커지면 덩치도 커진다 - 등을 통해 <<그렘린>>과 비슷한 크리쳐 물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알고보니 어린 소녀가 '성'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요정 생물'과의 접촉에 직접적으로 비유하여 전개하는 작품이더군요.

디테일한 설정이 뒷받침된 요정 생물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지만, 그 외에는 별로였습니다. 엄마와 다이스케가 불륜을 저지를거라는건 너무 뻔했으며, 성적인 소재를 일본 특유의 변태적인 상상력으로 풀어낸 느낌이라 즐겁게 읽을 수가 없었어요. 세쓰코가 비참한 상황에 처한다는 결말도 와 닿지 않았고요. 왜 요정 생물이 세쓰코에게는 행운을 가져다 주지 않은걸까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참 묘한 세상>>
아키라의 백수 삼촌이 죽었다. 술에 취해 육교를 건너다 계단에서 떨어진 탓이었다. 그런데 장례식 후 화장터로 향하던 영구차가 멈춰버렸고, 관을 꺼낼 수도 없게 되었다. 영문을 모르던 어른들은 당황했는데, '나'는 삼촌의 애인이었던 가오루 씨를 부르면 될 것이라 여겼다...

장례식에서 난봉꾼 망자의 관 이동을 놓고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극. 사실혼 관계의 아내 외의 애인이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었다는 반전은 살짝 깼고, 이 여자들이 모두 친구가 된다는 결말도 유쾌합니다. 제목 그대로 참 묘한 세상이에요. 하지만 딱히 재미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오쿠린바>>
40년 전, 나는 어린 나이로 '오쿠린바'인 먼 친척 할머니의 조수가 되었다. 오쿠린바는 주문으로 사람의 혼과 몸의 연결을 끊어 죽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할머니는 임종하면서 나에게 주문을 알려주었지만, 나는 그 일을 잇지 않기로 결심했다.

줄거리 요약은 단순하지만 실제 작품에서는 오쿠린바가 주문을 외워 사람을 죽게 만드는 일화가 여러개 소개되며, 주문에 대한 디테일한 설정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주문은 시작부터 끝까지 전부 듣게 만들어야 효과가 있으며, 중간까지 들려주면 살아있지만 나머지를 듣게되면 바로 죽는다는 등으로요. 
하지만 일화들은 모두 비슷비슷했고, 설정도 작 중 그렇게 효과적으로 쓰이지 못합니다. 그냥 오쿠린바 할머니의 또다른 회고로만 설명되며, 주인공 화자 미사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좀 더 재미있고 극적인 드라마로 끌고 나갈 수 있었을텐데 지금의 결과물은 지극히 평범하고 무난함 그 자체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얼음 나비>>
수십년 전, 오사카 변두리 거리 동네에 살았던 나(미치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왔다. 친구가 없는 탓에 묘지에 놀러갔다가 18살이라는 누나 미와와 친해졌다. 그녀는 아픈 동생을 구하기 위해 머나먼 타지로 나와 일하고 있다고 해다. 그리고 겨울에도 살아남는 신비한 나비 이야기를 해 주었다....

겨울에도 살아있는 나비를 통해 어린 시절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아픈 사랑(?)과 사라져버린 추억을 형상화한 작품.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신비로운 상황이라는게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요. 겨울 나비를 보고 미와와 헤어지는 미치오의 모습은, 청춘의 환영인 메텔을 떠나보내는 테츠로의 모습과 겹쳐지기도 합니다. <<은하철도 999>>의 서정적인 버젼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하지만 겨울 나비에 대한 묘사 외에는 딱히 건질게 없습니다. 미와가 유령이 아니라면 몸을 팔고 있을 거라는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결말은 둘의 파국이라는게 너무 뻔해서 의외성도 없었고 진부했습니다.
환상 소설 측면으로 보아도 '겨울 나비' 자체는 실존하는 것이기에 딱히 언급할게 없네요. 마지막에 함께 본 나비는 환상일 수 있지만, 그건 단지 관계의 종말을 의미하는 상징일 뿐입니다. 특별히 장르 문학적으로 바라볼 부분은 없어요.
그 외에도 미치오가 왜 왕따를 당하는지 설명되지 않고, 미와와의 이별 후 급작스럽게 마사히코가 친구가 되자고 이야기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럴 바에야 왕따 설정은 빼고 그냥 외로운 아이였다고 하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2004/11/16

If Only - 길 정거 : 별점 2.5점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사랑스런 로맨티스트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잇)와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는 성공한 젊은 비즈니스 맨 이안(폴 니콜스). 둘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사만다는 일만 생각하고 자신은 자신은 뒷전인 이안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고, 이안은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만다가 답답하다. 여러 우여곡절끝에 사만다의 졸업 연주회에 가는 길.. 이안은 '그녀가 있음을 감사하고 계산 없이 사랑하라'는 택시기사의 충고를 들으며 문득 그녀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하지만 졸업연주회가 끝나고 식사를 하던 두 사람은 그 동안의 쌓인 감정들 때문에 말다툼을 하고, 레스토랑에서 뛰쳐나와 혼자 택시를 타고 가던 사만다는 이안이 보는 앞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그는 믿지 못할 상황과 마주한다. 자신의 곁에는 그녀가 있고, 그녀가 떠나간 어제가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 이안은 어제의 일들이 단순한 꿈이길 바라며 그녀의 운명을 바꾸려 노력한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일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을 보며 그는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안에게 다시 주어진 사만다와의 마지막 하루. 이제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은 단 하루뿐!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사랑을 담은 최고의 하루를 선물하기로 하는데...

제니퍼 러브 휴잇 제작 주연의 멜로 영화입니다. 홍보가 부족한지 별다른 광고조차 보이지 않는 곧 잊혀질 영화 같지만 왠지 겨울에 잘 어울리기도 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내용은 왠지 예전에 보았었던 "사랑의 블랙홀"이 조금 연상되기도 하는 전개더군요. 하지만 "사랑의 블랙홀" 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오늘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날" 이라는 설정이 가장 큰 차이겠죠. 일단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의 일들이 "평행 우주론" 처럼 아주 약간의 오차가 있지만 결국 동일하게 반복된다는 설정은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가장 큰 약점이 드러납니다. 바로 시계가 깨진다던가 사만다가 손을 데는 부분 같은 사소한 일들보다 중요했던 실패한 계약을 새로운 하루에서는 성공한다는 큰 차이점이 생기는거죠. 이러한 큰 변화에 대해 주인공 이안이 전혀 의문시 하지 않고, 단지 사소한 일들의 반복으로 사만다의 죽음이라는 운명을 너무 쉽게 체념하듯 받아들인다는건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달라진 일과를 체크하면서 어떻게든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차라리 아예 같은 내용이 어쨌건 반복되게 되게끔 영화를 이끌어 나가서 이런 모순을 없애고 마지막의 죽음까지 일관되게 처리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납득하기 쉬운 전개였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면 엔딩 부분의 감동이 훨씬 덜 했겠지만 말이죠. 

뭐 그래도 영화는 멜로물로는 손색없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무작정 울리는 것 보다는 이런 색다른 요소들이 있는 것이 더 재밌었달까요? 최루성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색다른 설정과 드문드문 등장하는 코믹한 장면, 그리고 제니퍼 러브 휴잇 자신이 직접 부른 엔딩 부분의 주제곡 장면 같은 멋진 장면들이 계속 나와주어서 그다지 지루하지는 않았고요. 무엇보다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 "현재"의 중요성, "하루"의 중요성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몇몇 설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있었지만 멜로물로서 갖춰야 할 미덕에 색다른 설정이 주는 독특한 재미까지 갖춘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PS : 그런데 한때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재림"으로까지 일컳어졌던 제니퍼 러브 휴잇이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요? 영화에서 너무 후지게 나와서 굉장히 실망했습니다. 

PS 2 : 제니퍼 러브 휴잇이 범상치 않은 가창력으로 직접 부르기는 하지만 주제곡도 연출에 비하면 그닥 좋은 편이 아니어서 좀 아쉽더군요. 뭐 이건 제 개인 취향입니다만....

2004/10/11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유키사다 이사오 : 별점 1.5점

결혼을 앞두고 있는 리츠코 (시바사키 코우)는 어느날 이삿짐 속에서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고는 약혼자인 사쿠타로(오사와 다카오)에게 짧은 편지 한 장만을 남겨두고 사라져버린다. 리츠코의 행선지가 '시코쿠'라는 것을 알고 그녀의 뒤를 쫓는 사쿠타로. 하지만 그곳은 사쿠타로의 고향이자, 첫사랑 아키와의 추억이 잠들어있는 곳이다.

17년전, 1986년 고등학교 2학년 여름. 사쿠는 얼굴도 예쁘고, 우등생에 스포츠까지 만능이자 모든 남학생들이 동경하던 아키와 하교 길에 마주친다. 천연덕스럽게 사쿠의 스쿠터에 올라탄 아키는 이후 사쿠와 함께 라디오 심야방송에 응모엽서를 보내고, 워크맨으로 음성편지를 주고받는 등 투명한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단둘이 처음으로 무인도 "유메지마(꿈의 섬)"에서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갑자기 아키가 쓰러진다. 병원에 입원한 아키는 그녀 특유의 밝음을 잃지 않고, 사쿠는 그런 그녀의 곁에서 애정을 듬뿍 쏟아주지만, 아키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현실과 직면하게 된 사쿠는 아키를 위해 세상의 중심이라 불리는 호주의 울룰루(에어즈 락)에 그녀를 데려가기로 마음 먹고 병원을 몰래 빠져 나오지만, 태풍에 발이 묶여 비행기를 타지도 못한 채 아키는 공항 로비에서 쓰러진다.

리츠코를 찾으러 떠났지만 어느덧 자신의 추억 속에 빠져들어 기억 속에서 살아 숨쉬는 아키를 만난 성인 사쿠타로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과거를 쫓고있던 리츠코. 마침내 두 사람은 추억 저편 한구석에 숨겨져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그 곳에서 오래전 전달되지 못했던 아키의 마지막 음성편지가 십여 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 사쿠타로에게 도착하는데... 

일본에서 어마어마한 화제작이자 흥행작이었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어제 이글루 이벤트에 당첨되어 공짜 예매권으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가을에는 역시 멜로드라마가 좋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고 흥행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도 끝난 상태, 예고편도 꽤 마음에 들었었고 거기에 일본 영화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제 생각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다지 촬영이 뛰어나거나 화면이 섬세한 것도 아니고 기대했던 86년 당시의 복고적인 추억을 되돌아보게 하는 장면도 거의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국내 TV 단막극 "베스트극장" 수준의 영화로 보여지네요.

각본도 조금은 엉성하여 리츠코가 애초에 사쿠와 아키의 메신저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좀 더 포장하여 재미를 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 표현이 너무나 밋밋하여 조금 아쉽고요, 아키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보다 눈물을 쥐어짜는 최루성 드라마로 만드는 것이 오히려 속 시원했을텐데 일본과 우리나라의 정서 차이때문인지 담담하게만 표현된 부분이 많더군요. 지나친 신파에는 물론 거부감을 가지고는 있지만 이렇게까지 심심하게 표현될 줄은 몰랐네요.

거기에 "백혈병" 이라니.... 70년대 러브스토리 이후 멜로 드라마의 전형을 만들려는 의도인진 모르겠지만 설정이 너무 얄팍하잖아요? 카세트 테이프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설정 역시 "편지"같은 영화에 비스무레하게 많이 등장한것이고.... 거기에 영화는 또 왜 이렇게 우라지게 긴거야?

물론 아키와 사쿠의 고교시대 장면들은 제법 재미있는 장면이 몇개 나오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음악도 좋지만 딱 거기까지인 영화입니다. 이 정도야 위에 말한대로 "베스트극장" 수준이겠죠. 별점은 1.5점입니다.

대 히트작을 혹평하자니 일본의 700만명이라는 사람들이 조금 걸리는군요. 제가 나이가 들어 감성이 무뎌진 탓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시대인 80~90년대 초반을 중심으로 표현한 영화 치고도 상당히 재미없었습니다. 차라리 우리영화 "품행제로"가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제 주변에 졸던 사람 상당히 많더군요. 비슷한 또래일까나....)

하여간 공짜가 아니였으면 조금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이 슌지급의 감성을 기대한 내가 잘못인가?

PS : 주제가인 "눈을 감고" (by 히라이 켄)는 좋아하는 곡이지만 정말 영화의 "엔딩곡"으로만 쓰여서 역시 실망...

PS 2: 주요 캐스팅도 아키를 빼고는 전부 실망... 특히나 여자친구는 남자 주인공이 너무 못생겨서 감정이입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

PS 3: 사쿠가 심야방송 라디오를 듣는 화면에 아다치의 "미유키" 표지가 잡히더군요. 주 매개체인 "테이프"를 제외하고는 역시 80년대..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소품입니다.

2009/03/14

앨저넌에게 꽃을 - 다니엘 키스 / 김인영 : 별점 5점

앨저넌에게 꽃을 - 10점
다니엘 키스 지음, 김인영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빵가게 점원 '찰리 고든'은 32살이지만 IQ가 70도 되지 않는 저능아. 그런 그에게 지능 향상을 위한 실험이 제안되며 똑똑해 지고 싶었던 찰리는 그 제안을 수락한다. 지능향상 실험은 이미 "앨저넌"이라는 이름의 생쥐에게 적용되어 성공하였기에 인체 실험이 필요했던 것. 찰리는 실험 시작과 동시에 "경과보고"라는 이름의 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 시작한다....

반세기전인 1959년에 출간된, 휴고상과 네뷸라 상을 수상한 SF의 고전입니다. 유명한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SF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읽지 않았었는데 중고서점에서 별 생각없이 충동구매한 뒤 순식간에 다 읽어버린 작품입니다.
찰리의 경과보고라는 형태의 극단적 1인칭 시점으로 이루어져 있고, 저능아의 서툰 글에서 시작하는 변화의 과정이 고작 8개월여에 머무르는 짧은 기간의 이야기이기에 심리 묘사의 극을 보여주면서도 감동의 깊이를 더하는 이 작품은 한마디로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고, 그러면서도 끔찍하고도 잔인한 이야기였습니다. 다 읽고나니 눈물이 핑 돌 정도로요.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 리뷰를 쓰기도 쉽지 않군요.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얻어가면서 더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딜레마를 다룬 작품이기도 하고, 슬픈 결말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것을 거부할 수 없다는 시한부 최루성 멜로물이기도 하고, 행복이라는 것이 사실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짤막한 상식으로 리뷰를 쓴다는 것이 무례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성취"를 이룬, 진정한 걸작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우리 시대의 고전이네요.

한마디로 이제서야 읽은 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대단한, 놀라운 작품으로 이런 책이 잘 팔리지 않아서 절판을 거듭한 국내의 척박한 장르문학 환경은 화가 나기까지 하네요. 차라리 SF로 포장하지 않았으면 진정한 고전의 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을까요? SF적인 요소도 많지 않은데... 어쨌건 별점은 당연히 5점입니다. 제가 블로그에 책 리뷰를 올리면서 5점짜리 작품은 처음이네요. 이 작품을 좀 더 일찍 읽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덧붙이자면. 소설에는 묘사되지 않았지만 워렌학교로 돌아간 찰리에게 곧 다가올 필연적 죽음, 그의 시체를 놓고 벌어질 실험을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찰리가 마지막 얼마간이라도 워렌학교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PS : 그나저나 영화화도 몇번 된 것 같은데 이 1인칭 심리묘사의 극한을 보여주는 작품을 어떻게 영상화할 수 있다는 것인지 궁금할 뿐이네요. 뭐 찰리 역이야 연기 좀 한다는 배우는 당연히 욕심낼만한 배역이긴 하지만 도저히 책이라는 매체의 효과를 뛰어넘는 영화가 나오리라고는 전혀 예상되지 않거든요.

2005/10/03

너는 내 운명 (You're my sunshine) - 박진표 : 별점 3점


서른 여섯살의 농촌 노총각 석중은 목장 경영이 꿈인 알뜰 구두쇠의 순진한 사나이. 어느날 그는 순정다방에 새로 온 레지 은하를 보고 첫눈에 반해 그녀를 쫓아 다니기 시작한다. 석중의 진심을 외면하던 은하도 손님에게 크게 다친 뒤 정성스러운 간호를 해 주는 석중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되고 둘은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은하가 AIDS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석중에게서 은하는 옛 남자를 피해 떠나게 되고 석중은 은하를 찾아 전국을 헤멘다. 1년 뒤, 은하가 사창가에서 적발되어 구속된 이후 감염사실이 폭로되지만 석중은 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하며 그녀를 기다리게 되는데...

정말 오랫만에 본 '정통 한국판 최루성 멜로물'

솔직히 그간 우리나라 영화들은 특히 코미디의 경우 살짝 눈물을 짜내게 하려는 감동적인 장면을 집어넣곤 했었는데 저는 이런 방식이 무척이나 짜증났었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내러티브가 다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우직하게 한번 울려주겠다라는 결심을 하고 처음부터 진행되는 이 영화는 최소한 내러티브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허술함을 찾을 수 없는 꽉 짜여진 전개를 보여줍니다. 때문에 마지막에 관객들 눈에 눈물 한번 핑 돌게 하는데 완벽하게 성공하고 있고요.

거기에 황정민과 전도연 두 배우의 연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나문희씨 등 중견배우들의 백업도 탄탄하지만 두 주연배우의 힘이 이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라 할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궁상맞은, 어떻게 보면 시대착오적인 영화라고도 할 수 있지만 우직하게 한 길만 걸어가는 영화의 힘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미워할 수 없는 작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배우의 연기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 주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전제를 영화 앞부분에서 부터 관객에게 알려주고 영화가 진행되는데 실제 당사자분들에게는 누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더군요. 영화에서 AIDS를 무슨 문둥병 마냥 묘사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실화에 대한 내용을 조금 조사해 보았는데 너무 처절해서 차라리 실화 어쩌구 하는 이야기를 아예 빼고 만들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감독이 조금만 조사했어도 이렇게 포장은 못했을 것 같은데 아무리 영화는 영화라지만 좀 심한 것 아닌가 싶네요. 이런 이유로 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뒷맛은 개운치 못했습니다. 흥행에 성공하고는 있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군요.

2009/08/28

송진우 Good Bye Legend

 [매거진S] 송진우, Goodbye Legend

한화 이글스의 대투수 송진우 선수의 은퇴에 대한 박동희 기자의 컬럼입니다. 팬이시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나저나... 굉장히 좋아했던 투수고 국내 프로야구사에 지울 수 없는 대기록을 남긴 투수이기에 은퇴가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올시즌 두산에게 거두었던 구원승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데..... 정민철 선수마저 먼저 은퇴했으니 이제 90년대 명 투수들도 현역은 구대성, 이대진 선수 정도밖에는 남아있지 않네요. 그야말로 한 시대가 저무는 느낌입니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거, 체력을 완벽하게 회복하셔서 9월에 있을 은퇴경기는 완봉으로 장식하셨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하여간 언제 어디서나 응원하겠습니다. 또 꼭 지도자로서도 추구하시는 그대로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파이팅 회장님!!

덧붙이자면, 박동희 기자는 쓰는 기사가 좀 직설적이고 약간 한쪽에 치우치는 경향도 있긴 해서 호오가 많이 갈리기는 하는데, 이런 기사는 정말 잘 쓰는 것 같아서 자주 챙겨봅니다. 과거 명기사로는 "천상비애, 해태 투수 고 김상진" 이 있죠. 저하고 이름이 같아서 좋아했던 투수였는데 (물론 OB의 김상진 선수를 더 좋아했습니다만...), 정말 이 기사는 볼 때마다 눈물이 핑 돕니다. 최루성 칼럼이라는 신경지를 개척하신 듯 합니다.

2017/03/04

한잔의 맛 - 김양수 : 별점 2점

한잔의 맛 - 4점
김양수 지음/예담

피키캐스트 연재 당시 가끔 찾아보았던 웹툰인데 단행본으로 나왔기에 구입해 보았습니다. 

프리랜서 기자인 '나'가 인터뷰를 계기로 친해진 바텐더, 그리고 또 다른 손님들과 나누는 술과 잔잔한 일상이 어우러진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내용으로 분위기는 "바텐더"와 똑같습니다. 그러나 "바텐더" 쪽 이야기가 더 깊이 있습니다. 에피소드 한편 한편이 더 길며, 오랜 시간 연재하며 캐릭터 설명에도 많은 분량을 할애한 덕이죠.
하지만 일상툰 "생활의 참견"에서 유감없이 선보였던 작가 특유의 개그 감각으로 떨어지는 깊이를 뒷받침 해 줍니다. 특히나 바텐더가 준비한 칵테일에 대해 "시원하게 창공을 가르는 오이 비행기같다고나 할까!", "(죠니워커) 블랙이 돼지갈비라면 더블 블랙은 숯불 바베큐 같은 느낌?"처럼 내뱉는 한마디가 키 포인트입니다. 마스터의 표정도 볼거리고요.

술에 대한 정보 전달 측면도 나쁘지 않습니다. 싱글 몰트는 잠시 두었다 마시면 좋다, 진토닉에 오이를 넣어서 마시는 '헨드릭스 큐컴버'(헨드릭스 진이라는 진을 사용해야 하는 진토닉의 일종) 소개, 그리고 '하이볼' 같이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술과 칵테일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싱글 몰트를 블렌디드보다 좋아하는데, '라가볼린 16년'은 한번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격도 10만원 중반대면 적당한 듯?

그러나 딱 한 가지, 중간에 등장하는 마스터의 과거를 다룬 에피소드는 아쉽습니다. 촉망받는 바텐더였지만 바텐더 대회에서 키우던 햄스터 출산 때문에 도전에 실패한 후 세계를 방황했다는 얼토당토 않는 개그가 장황하게 펼쳐지는데 별로 웃기지도, 재미있지도 않았어요. 등장하는 라이벌 역시 어처구니 없는 것은 마찬가지고요. 작가가 개그 작가라는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같은데, 작품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개그 작가로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일부 심각한 에피소드를 빼고 보다 즐거운 이야기로 전개하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몇몇 에피소드는 코미디 임에도 최루성 드라마를 삽입하여 눈물을 강요하는 한국 코미디 영화의 병폐가 느껴져 별로였거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전체적으로 읽기 편하고 그런대로 재미도 있지만 말씀드린 단점으로 감점합니다. 작가의 팬이 아니시라면 딱히 읽어볼 필요는 없습니다. 가격도 분량에 비하면 비싼 편입니다.

2005/02/15

말아톤 - 정윤철 : 별점 4점


자폐증을 앓고 있는 20세 청년 윤초원, 10Km 단축 마라톤에서도 3위를 할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하지만 42.195Km라는 풀코스는 초원에게 벅차고 힘든 거리.
자폐아 특수 학교에 음주운전으로 200시간 봉사명령을 받은 과거 마라톤 영웅 정욱이 부임하여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초원의 코치를 맡게 되고 서서히 정욱과 초원은 우정을 쌓게 되지만 초원을 뒷바라지 하느라 초원의 가정은 서서히 서로의 신뢰와 즐거움을 잃어가고 어머니의 초원을 정상인처럼 키우려는 노력은 어느새 집착으로 변해간다.

결국 코치와도 결별하고 도전했던 초원의 첫 풀코스 도전은 실패로 끝나며 결국 폭발한 어머니의 회한과 후회는 어머니에게 다시는 달리기를 시키지 않겠다는 결심을 남기지만 초원은 마라톤을 선택하여 춘천 국제 마라톤에 도전하게 된다...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아주 옛날 배창호 감독-안성기 주연의 "안녕하세요 하느님" 이후 처음인 것 같네요.

언뜻보면 절대로 흥행할 수 없을 것 같은 소재와 줄거리지만 웃음과 눈물을 결합시키는 특출난 각본으로 관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동시에 전해줍니다. 초원의 아이와 같은 행동과 여러 에피소드들(특히 코치와 관련된)은 웃음을, 지하철에서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를 외칠 때나 춘천 마라톤 대회 출발 직전에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를 말하는 장면 등에서는 눈물이 핑 도는 찡한 기분을 전해주죠. 그 눈물도 여타 영화처럼 최루성, 눈물을 강요하고 짜내는 것이 아닌 정말 감정 저 한곳을 건드리는 듯한 것이고요.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라는것을 철저하게 표현하고 느끼게 해주는 후반부는 저도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보았네요.
화면과 음악도 일정 수준 이상이라 한국영화의 달라진 수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음악은 간만에 CD구입의 충동을 불러 일으키기 까지 하더군요. 마지막 마라톤 대회에서 오버랩되는 초원의 시선에서 바라본 마라톤 장면은 정말로 좋았었던! 최근 보기 드물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초원의 스스로의 달리기에 대한 즐거움, 기쁨을 표현하는 장면인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무엇보다 조승우의 연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과거 안성기씨의 정신박약아 연기도 좋았었지만 조승우씨의 자폐아 연기는 정말 어느 한계를 뛰어넘은 듯한 열연이에요. 여러 명배우들이 장애인을 연기해왔지만 조승우도 그 반열에 오를 수 있게다 싶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과거 "안녕 UFO"에서 장님연기를 보여줬던 이은주의 연기가 얼마나 형편없는 것이었는지도 다시 한번 느껴지네요....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좋은 연기를 보여주던 코치가 중반 이후 급격하게 비중을 잃는다던가, 초원 가족이 서서히 행복을 찾는 부분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이 약간 아쉬운 부분도 몇가지 있지만 1피코그램정도 밖에 안되는 사소한 결점 몇개일 뿐으로 큰 흠은 아닙니다. 코치가 넘 맘에 들어서 계속 나와주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램에 가깝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한 자폐아와 가정의 작은 인간 승리, 모두가 행복해지고 따뜻한 마음을 갖게되는 이런 영화를 전 무척 좋아합니다. 어쨌건 이 영화라면 세계에 통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 8요일"이나 "여인의 향기"가 별거 있겠습니까?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니 기쁩니다. 관객 수준도 영화와 더불어 높아져 가고 있다는 증거겠죠? 무엇보다 좋은영화에는 관객이 몰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알려주기도 하고요.
자폐아들에 대한 관심이나 시각이 이 영화 한편으로 조금이나마 달라진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PS1 : 상당히 저예산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는 훨씬 많은 돈을 썼더군요. 이왕 돈 들일거 정말 아프리카 한번 가서 찍어주는 것도 좋았을것 같은데 말이죠^^

PS2 : "슈퍼스타 감사용"도 비슷한 류의 드라마인데 왜 실패했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도 의문입니다.... (주연배우 때문?)

2020/11/21

편지 - 히가시노 게이고 / 권일영 : 별점 1.5점

편지 - 4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다케시마 츠요시는 빈집 털이에 나섰다. 동생 나오키를 대학교에 보내려는 의도였었다. 그러나 집 주인을 만나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 뒤, 체포된 츠요시는 15년 형을 선고 받고 수감되었고, 동생 나오키는 대학에 대한 꿈을 접은 채 하루하루 먹고 사는데 급급한 삶을 이어 나가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입니다. 추리 소설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살인 강도라는 중범죄가 초반에 자세히 서술되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 뒤에는 별다른 사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나오키가 흉악범 가족으로 불행한 (?) 삶을 사는 과정을 그린 인간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알라딘에도 추리 소설로 분류되어 있어서 완전히 낚였네요. 솔직히 이런 장르인줄 알았다면 읽어보지 않았을겁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이 아닌 작품은 몇 편 읽어보았지만, 대체로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고 지루했었으니까요.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류라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뻔한 이야기가 이어질 뿐이거든요. 흉악범인 형 때문에 가수가 되는 꿈, 사랑하는 여자를 모두 놓치는 과정은 그만큼 진부했습니다. 나오키가 보컬로 밴드 스페시움에 합류하고, 밴드가 성장하는 과정 모두 그러합니다.
작품을 끌어가는 주인공 나오키도 별다른 매력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짜증나는 스타일이에요. 결단력이 있어 보이면서도, 결정적 순간에는 항상 유유부단하기 때문입니다. 형 때문에 피해를 보면서 살아왔다고 하면 진작에 손절했어야 하고,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가족이라고 생각했다면 진작에 면회라도 갔었어야죠. 나오키는 끝까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행동만 반복할 뿐입니다. 노래에도 재능이 있고, 외모도 평균 이상이라는 설정이 있는데 이는 잘 활용되지도 못합니다. 솔직히 이 설정은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나오키의 청춘은 버블 시기 대학생들의 청춘과 고민, 그리고. 사랑과 방황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웬지 모르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와 유사한 느낌을 전해 주는데, 무언가 독특하고 새로운, 세련된 맛을 풍겼던 하루키와는 다르게 뻔한 묘사만 가득했습니다. 전개도 그닥입니다. 심포 유이치의 "추신"처럼 '편지'를 잘 활용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입니다.

핵심 설정도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츠요시가 저지른 범죄는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돈을 훔치려다가 무고한 노인을 죽인건 명백한 사실이에요. 집안 환경이 아무리 어려웠다고 한들, 목적이 동생을 대학에 보내려는 선한 의도였다고 한들 그 죄가 변할건 없습니다. 그래서 나오키가 불쌍하다! 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어요. 죗값의 하나로 당연히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작중에 나오는 말 그대로 "자신이 죄를 지으면 가족도 고통을 받게 된다는 걸 모든 범죄자들이 깨달아야 한다."인 거지요. 또 형이 살인 강도라 하더라도, 그게 대학 진학이나 직장을 구하는데 문제될건 없습니다. 연예인 활동은 조금 어려웠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지는 직업이 아니라면 뭘 해도 크게 상관 없었을 겁니다. 실제로 작중에서도 우연한 사고로 형의 존재가 드러나기 전에는 취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요. 그래서 나오키가 필요 이상으로 형을 의식하고, 피해 의식에 시달리는건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아울러 형의 존재가 드러나는 장면들은 모두가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웠어요.

자기 딸마저 따돌림당해서 아예 형을 인생에서 지워버릴 결심을 한다는 마지막도 영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동기는 알겠지만 구태여 이제 와서?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회사를 옮기고 이사를 하면, 형의 존재는 주위로부터 쉽게 감출 수 있어요. 직접 선을 그을 필요는 없지요. 그러다가 갑자기 돌변해서 위문 공연으로 형을 찾는다는 결말은 정말 난데 없더군요. '이래도 안 울거야?'라며 독자를 마지막에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트리겠다!는 억지 의도가 훤히 들여다 보였습니다. 항상 최루성 신파를 막판에 넣곤 하는 한국 영화의 병폐와 별다를게 없는 셈이지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추리물이 아니라서 실망이 컸던 탓도 있지만, 여러모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보기 어렵네요.

2009/07/22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중)- 마쓰모토 세이초, 미야베 미유키 엮음 / 이규원 : 별점 3점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중 - 6점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미야베 미유키 엮음, 이규원 옮김/북스피어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상)- 마쓰모토 세이초, 미야베 미유키 엮음 / 이규원

간만에 읽어보는 신간입니다. 어차피 고전작품이니 신간이라 하기도 좀 어렵겠지만, 어쨌건 올 4월에 읽었던 마쓰모토 세이초 선생(이후 "선생" 생략)의 계승자이자 애호가로 유명한 추리소설가 미야베 미유키 여사(이후 "여사" 생략)가 직접 선정한 마쓰모토 세이초의 걸작 단편 컬렉션 중권입니다. 상권 출간 후 3개월만이네요.

상권은 4개의 큰 주제로 구성되었는데, 이 중권은 여자"와 "남자"라는 단순하면서도 쌍을 이루는 딱 2개의 주제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두 주제 모두 앞에 미야베 미유키의 해설이 붙어있다는 것은 상권과 같지만 해설이 너무 멋드러지게, 감칠맛나게 쓰여진 덕분에 작품 본편 내용보다도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일단 짤막하게 작품별로 소개하자면 제 5장 "쓸쓸한 여인들의 초상" 에는 4편의 중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첫 번째 작품인 "멀리서 부르는 소리"는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된 여성의 감정을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일종의 순애보와 같은 가슴 먹먹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사건이 없이 단지 숨겨진 감정의 단편만을 엿보는 구조라 굉장히 의외였습니다. 솔직히 언니를 살해하는 전개로 진행될줄 알았거든요.

두 번째 작품 "권두시를 쓰는 여자"는 일상계 + 본격 미스터리가 결합된 좋은 단편입니다. 하이쿠 동인지에 열성적으로 시를 보내던 한 동호인의 시가 몇 달동안 오지 않자, 동인지 관계자들이 그 이유를 탐문하다가 뒤에 숨겨진 살인 사건을 밝혀낸다는 내용이거든요. 쉽게 지나칠법한 단순한 소재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이끌어내는 거장의 노련함이 느껴졌습니다. 하이쿠 동인들이 오지랍이 너무 넓다 싶기는 한데, 이 정도야 허용범위 이내일 테지요. 시대를 떠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세 번째 작품 "서예강습"은 중편 이상 길이의, 이 책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긴 작품입니다. 일단 길이로 다른 작품들을 압도하는 만큼 세부 묘사도 굉장히 치밀합니다. 디테일이 잘 살아있어요.
그러나 치밀한 디테일 묘사를 제외하고는 중편으로서 존재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 남자가 불륜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대방을 살해한다는 단순하면서도 뻔한 이야기인 탓입니다. 상세한 설정, 특히 "서예 강습" 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포장한건 좋지만 지나치게 장황한 감이 있어요.
나름 기발한 아이디어가 뒷받침 된 "사체 유기"도 썩 설득력이 있다고 보이기는 어렵고요.

그래서 전체적인 수준을 평가하자면 범작 정도에 그칩니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이 남자이며 이야기도 여자에 대한 것 보다는 수렁에 빠지는 남자에 대한 내용이라서, 왜 "쓸쓸한 여인들의 초상"에 속해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네 번째 작품 "결혼식장의 미소"는 짤막한 소품입니다. 기모노 입히기 자격증 (별게 다 있네요)를 소재로 하여 인간사에 있음직한 에피소드를 이야기로 풀어냈지요. 유사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던 "사원 시마"의 한 에피소드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추리소설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냥 드라마성 짙은 꽁트로 보는게 적합하겠네요.

그런데 이 작품 역시 주제와 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저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별로 쓸쓸하다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 6장 "불쾌한 남자들의 초상" 도 역시 5장과 대칭을 이루듯 모두 네 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첫 번째 작품 "공범"은 아주 기발합니다. 공범과 함께 은행을 턴 뒤 그 돈으로 사업에 성공한 사업가가 공범이 혹시나 생계가 어려워져 자신을 협박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는 설정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마지막에 노숙자로 전락한 공범자가 서서히 자신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는 묘사는 미야베 미유키 말대로 "호러" 그 자체였고 말이죠. 

그러나 후반부의 급반전이 너무나 깜짝쇼 수준이라 차라리 반전없이 서서히 다가오는 공포 부분에서 끝내는 것이 더 좋았을것 같습니다. 아르바이트에 불과한 다카오카가 왜 사건에 집착하며 진상을 밝혀내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전혀 등장하고 있지 않는 것도 설득력을 너무 떨어트렸고요.

좋은 작품이라는건 확실하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뒷끝이 개운치는 못합니다.

두 번째 작품 "카르네아데스의 판자"는 대학교수 구무라의 치밀한 완전범죄를 다루고 있습니다...만, 대학교수의 심리 묘사를 제외하고는 공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제목의 "카르네아데스의 판자", 즉 형법상의 긴급피난과 같은 항목이 적용되는 사건도 아니고 말이죠. 결국 주인공의 복수조차 자신의 파멸을 담보로 한 것인데 이것이 과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 작품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역사학계를 무대로 한 학자들의 출세욕에 대한 이야기이지 결코 범죄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세 번째 작품 "공백의 디자인"은 추리 소설은 아니고 한 소규모 지방지의 광고부장의 눈물겨운 광고주 접대가 전편에 펼쳐지는 최루성 샐러리맨 드라마(?)입니다. 직장인으로 정말이지 공감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더라고요. 저도 슈퍼갑이라 불리우는 업체들의 횡포를 잘 알기에 눈물없이 볼 수 없었습니다.

단, 여기의 우에키 부장처럼 최후의 순간이 닥치면 한번 뒤집어 엎을 것 같은데, 그러한 마무리 없이 끝나버려 허무했습니다. 샐러리맨의 고충만 그려졌을 뿐 거기서 표출할 수 있는 분노, 그리고 카타르시스가 없어서 드라마가 맥이 빠져버렸어요.

네 번째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인 "산"은 굉장히 특이한 범죄 스릴러물입니다. 뭐가 특이하냐 하면 피해자, 즉 협박을 받는 당사자의 심리가 전혀 묘사되지 않는다는 것과 협박의 실질적인 과정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때문에 독자는 현재의 상황을 미루어 판단할 뿐입니다.
이색적일 뿐더러 탐정역을 맡고있는 작가 오카모토의 시선과 독자를 동일하게 위치시키는, 효과적이면서도 공들인 설정이라 생각되네요. 

하지만 이외의 내용은 평이한 협박물 수준이며 탐정역이 사건을 밝혀내는 과정이 그다지 매끄럽지 않고 우연 (피해자 동생의 편지)에 기대고 있기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운 평작입니다.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기대했던 추리적인 요소가 그닥 녹아있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러운 독서였습니다. 추리적인 요소로 만족스러웠던 작품은 개인적인 베스트이기도 한 "권두시를 쓰는 여자"가 거의 유일했거든요. 다른 작품들은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탐탁지 않은 요소들이 많아서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대만큼" 이 아니었다는 것이지 결코 재미없거나 수준 미달의 작품들이 아닙니다! 재미있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기에는 충분한, 거장의 노련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집임에는 분명하죠. 별점은 3점입니다.

아울러 부록 형식으로 미야베 미유키가 독자들에게 묻는 최고의 마츠모토 세이초 작품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가 실려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점과 선", "모래그릇", "제로의 촛점" 순이더군요. 제 마음 속 순위도 동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