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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5

말아톤 - 정윤철 : 별점 4점


자폐증을 앓고 있는 20세 청년 윤초원, 10Km 단축 마라톤에서도 3위를 할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하지만 42.195Km라는 풀코스는 초원에게 벅차고 힘든 거리.
자폐아 특수 학교에 음주운전으로 200시간 봉사명령을 받은 과거 마라톤 영웅 정욱이 부임하여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초원의 코치를 맡게 되고 서서히 정욱과 초원은 우정을 쌓게 되지만 초원을 뒷바라지 하느라 초원의 가정은 서서히 서로의 신뢰와 즐거움을 잃어가고 어머니의 초원을 정상인처럼 키우려는 노력은 어느새 집착으로 변해간다.

결국 코치와도 결별하고 도전했던 초원의 첫 풀코스 도전은 실패로 끝나며 결국 폭발한 어머니의 회한과 후회는 어머니에게 다시는 달리기를 시키지 않겠다는 결심을 남기지만 초원은 마라톤을 선택하여 춘천 국제 마라톤에 도전하게 된다...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아주 옛날 배창호 감독-안성기 주연의 "안녕하세요 하느님" 이후 처음인 것 같네요.

언뜻보면 절대로 흥행할 수 없을 것 같은 소재와 줄거리지만 웃음과 눈물을 결합시키는 특출난 각본으로 관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동시에 전해줍니다. 초원의 아이와 같은 행동과 여러 에피소드들(특히 코치와 관련된)은 웃음을, 지하철에서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를 외칠 때나 춘천 마라톤 대회 출발 직전에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를 말하는 장면 등에서는 눈물이 핑 도는 찡한 기분을 전해주죠. 그 눈물도 여타 영화처럼 최루성, 눈물을 강요하고 짜내는 것이 아닌 정말 감정 저 한곳을 건드리는 듯한 것이고요.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라는것을 철저하게 표현하고 느끼게 해주는 후반부는 저도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보았네요.
화면과 음악도 일정 수준 이상이라 한국영화의 달라진 수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음악은 간만에 CD구입의 충동을 불러 일으키기 까지 하더군요. 마지막 마라톤 대회에서 오버랩되는 초원의 시선에서 바라본 마라톤 장면은 정말로 좋았었던! 최근 보기 드물었던 명장면이었습니다. 초원의 스스로의 달리기에 대한 즐거움, 기쁨을 표현하는 장면인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무엇보다 조승우의 연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과거 안성기씨의 정신박약아 연기도 좋았었지만 조승우씨의 자폐아 연기는 정말 어느 한계를 뛰어넘은 듯한 열연이에요. 여러 명배우들이 장애인을 연기해왔지만 조승우도 그 반열에 오를 수 있게다 싶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과거 "안녕 UFO"에서 장님연기를 보여줬던 이은주의 연기가 얼마나 형편없는 것이었는지도 다시 한번 느껴지네요....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좋은 연기를 보여주던 코치가 중반 이후 급격하게 비중을 잃는다던가, 초원 가족이 서서히 행복을 찾는 부분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이 약간 아쉬운 부분도 몇가지 있지만 1피코그램정도 밖에 안되는 사소한 결점 몇개일 뿐으로 큰 흠은 아닙니다. 코치가 넘 맘에 들어서 계속 나와주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램에 가깝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한 자폐아와 가정의 작은 인간 승리, 모두가 행복해지고 따뜻한 마음을 갖게되는 이런 영화를 전 무척 좋아합니다. 어쨌건 이 영화라면 세계에 통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 8요일"이나 "여인의 향기"가 별거 있겠습니까?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니 기쁩니다. 관객 수준도 영화와 더불어 높아져 가고 있다는 증거겠죠? 무엇보다 좋은영화에는 관객이 몰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알려주기도 하고요.
자폐아들에 대한 관심이나 시각이 이 영화 한편으로 조금이나마 달라진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PS1 : 상당히 저예산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는 훨씬 많은 돈을 썼더군요. 이왕 돈 들일거 정말 아프리카 한번 가서 찍어주는 것도 좋았을것 같은데 말이죠^^

PS2 : "슈퍼스타 감사용"도 비슷한 류의 드라마인데 왜 실패했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도 의문입니다.... (주연배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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