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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8

최면 - 마쓰오카 게스케 : 별점 2점

최면 2 - 4점 마쓰오카 게스케 지음/룩스북

최면술사로 자칭하며 TV쇼 등에서 사기행각을 일삼는 가짜 최면술사 지츠소지 앞에 엄청난 미인 이리에 유카가 나타나 자신에게 걸려있는 최면술을 풀어줄 것을 요구한다. 거절한 지츠소지 앞에서 갑자기 그녀는 "우주인"으로 탈바꿈하며 독심술과 예지력을 보여준다. 지츠소지는 자신이 근무하던 하라쥬쿠의 "운명의 성"이라는 가게에 그녀를 소개하여 그녀를 "채널러"로 근무하게 하며 엄청난 손님을 끌어모으게 된다.

하지만 TV에 소개된 그녀를 우연히 보게된 도쿄 카운슬링 심리센터의 최면요법과 과장 사가는 그녀가 심각한 정신분열증에 다중인격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녀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지만 오히려 그녀가 받고 있는 이전 직장에서 2억엔이라는 거액의 횡령용의때문에 경찰과 대립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천만부가 넘게 팔렸다는 작품. 개인적으로 일본産 미스테리 스릴러 물을 좋아해서 구입해 보았습니다.

마음에 든 부분은 저자가 실제로 국가자격을 보유한 최면요법 카운슬러인 덕분에 최면요법에 대해서 굉장히 디테일하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나간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런 전문가적인 내용을 아주 좋아하기도 하고요. 특히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최면術' 이 아닌 '최면요법'으로 과학적이고 임상병리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여러 사례들을 소설의 에피소드들과 결합시켜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드네요. 예를 들면 뇌수술 후 갑작스럽게 안면 마비가 온 환자의 치료를 위한 최면 요법, 외발자전거를 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최면 요법 등이 그러합니다, 또한 가위바위보 이론이나 동전 맞추기 트릭, 독심술 등을 실제 응용 가능할 정도로 자세하게 써 놓은 것도 흥미로왔습니다. 특히 가위바위보 이론은 한번 써먹어 볼 만 한 것 같더군요.

하지만 이러한 최면요법이나 독심술 등의 설명을 제외한 실제 소설 내용은 미스테리 스릴러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미안할 정도로 재미가 없습니다. 스토리를 요약하자면 정말 간단해요. "주인공 사가과장이 이리에 유카의 정신분열증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 전부거든요. 미스테리의 요인이 될 수 있는 두가지 요소, 유카의 횡령사건과 다중인격이라는 요소도 횡령사건은 순전히 심증으로 이루어지는 추론으로 해결되고, 다중인격의 치료 역시 앞부분의 장황했던 설정에 비한다면 상당히 간단하게 끝날 뿐이라 실망스러워요.
그 외의 이야기들은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최면술이라는 것의 나쁜점만 모아서 가지고 있는 지츠소지라던가 사가의 애인 아사히나의 이야기, 사가의 상관 구라이시의 이야기 등이 있는데 모두 부수적으로 최면요법을 강조하기 위해 등장할 뿐이라 실제 주 스토리하고는 별 상관이 없는 사족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최면요법을 과학적으로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 티는 무척 많이 나지만 외발자전거를 못타는 소녀에게 실시하는 최면요법처럼 최면요법의 효용을 강조해서 오히려 일반인에게 만병통치약과 같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도 다분히 있다고 보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흡사 최면요법협회에서 홍보용으로 만든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등장하는 여러 에피소드들 자체도 위의 이유로 실제 스토리에 잘 섞이지 못한 것 같아요. 이럴바에야 "여의사 레이카"나 "사이코 닥터" 같은 정신과의사나 카운셀러가 등장하는 옴니버스 단편 만화보다도 격과 재미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마디로, "미스테리 스릴러"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네요. 초반의 이리에 유카의 다중인격이 발동하는 장면에서의 충격은 약간 있지만 그 이외에는 별달리 언급할 내용도 없습니다. 뭐 그래도 소설 자체로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다양하게 등장해서 그런대로 읽히는 편이기는 하니 절반의 성공이랄까요?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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