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요리에 담긴 중국 고광석 지음/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
중국 사람들은 개고기의 질을 평함에 있어서 개의 겉모습, 즉 털의 색깔로 등급을 달리한다. 즉 일황, 이흑, 삼화, 사백이 그것이다. 첫째는 누렁이, 둘째는 검둥이며 셋째는 얼룩이, 넷째는 흰둥이다. 필자는 인류에게도 그와 같은 평가가 근거가 있다(?)고 믿는 사람의 하나이다. 독일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빌헬름 2세가 당시 중국의 실권을 쥐고 있던 위안스카이에게 애완용 개 한마리를 선물했다. 얼마 후 위안스카이로부터 답장이 왔다. "맛있게 잘 먹었소이다"
홍콩과 중국에서의 10여년의 생활 경험이 있는 저자가 중국 음식을 4개의 요리 (광동 / 사천 / 상해 / 북경)으로 구분하여 각 요리의 특징은 물론 대표적인 요리와 그 요리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 또 그 지방의 여러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쓴 일종의 요리 문화서입니다. 그리고 "궁중요리"와 "요리의 아웃사이더"라는 항목을 뒷부분에 추가하여 4대 요리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잘 알려져 있거나 언급할 만한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고요.
개인적으로 "요리"라는 것에 관심이 많고 이런 좀 잡학스러운 책을 좋아해서 구입해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개고기 이야기를 비롯해서 저자거리의 돼지고기 장수가 장원급제를 하는 "급제죽"이야기나 뱀고기 이야기, 거지 닭구이 이야기 같은 에피소드나 손씻는 물, 동파육의 유래 등 실제 역사와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비롯하여 실제로 유명한 요리들의 유래, 그 맛에 대한 평가 및 분석, 유명한 가게에 대한 소개 등 실질적 정보까지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제목 그대로 저자가 중국을 크게 4개 지역으로 구분하여 요리와 더불어 각 지방을 분석하고 소개하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고 독특한 발상인데 꽤 그럴 듯해서 즐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간접적이고 재미있게 우회하며 접근하는 것이 중국이라는 국가의 지방과 문화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각 요리에 대한 자세한 도판과 조리법이 빠져있는 것은 아쉽지만 (조리법은 아무래도 비밀스러운게 많겠죠?) "맛의 달인"과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상당히 유용하면서도 재미난, 값어치는 충분한 책이라 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 저는 헌책방에서 구입했으니 만족 두배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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