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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8

조선 과학수사대 별순검

조선시대 형사 수사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증수무원론"을 토대로 우리나라 고유의 과학 수사를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추석 특집 기획으로 편성된 일종의 특별편을 추석날 오후 시청해 보았습니다. "혈의 누"에서도 표현되었었던 조선시대의 과학 수사를 아예 기본 설정으로 깔고 간다는 것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더군요.

내용은 생각보다도 흥미진진하니 재미있는 편입니다. 궁중의 별감들에 얽힌 살인사건을 다루는 이야기와 경상도 산청에서 벌어진 한 며느리의 죽음, 2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별감들의 이야기는 완결되지 않고 다음편에 계속이더군요. 완결된 며느리의 죽음에 얽힌 사건 하나만 놓고 본다면 증인 한명만 찾으면 해결되는 내용이라 추리적으로 그다지 내세울 것은 없었지만 정통 과학수사의 디테일이 잘 살아있고 그에 따른 추론의 과정이 납득할 만 하더군요. 마을 주민의 진상과는 다른 증언을 결말부분에서 해석해 주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하지만 지나치게 C.S.I를 의식한 과도한 CG가 섞인 연출, 거기에 개연성 없는 액션장면은 불만이었습니다. 소재와 설정이 독특해도 아류작을 벗어나기 위한 뭔가를 좀 더 보여줬어야 하는데 지금은 "다모" + "C.S.I"라는 생각했던 그대로의 결과물밖에는 드러나지 않고 별볼일 없는 액션장면때문에 극의 밀도만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고는 해도 고증에 있어 왠만한 것은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깁니다. 비쥬얼도 중요하지만 너무 지나침은 좋지 않겠죠. 저는 도저히 설정상의 시대와 화면이 매치가 안되더라고요... 아울러 배우들의 연기에 있어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괜찮은 재미는 보장해 줄 수 있는 시리즈라 생각됩니다.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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