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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3

부머랭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 신용태 : 별점 3점

부머랭 살인사건 - 6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용태 옮김/해문출판사

영국 웨일즈 지방의 작은 해안도시 마치볼트. 그곳 교구 목사의 아들 바비 존스는 골프를 치던 중에 한 사내의 죽음을 목격한다. 사내가 죽어가며 남긴 말은 "왜 그들은 에반스를 부르지 않았을까?"
바비는 검시심문에서 죽은 남자 알렉스 프리처드의 여동생을 만나 몇가지 정보를 주고 사건을 잊어버리지만 그 직후 바비에게는 이상한 일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급기야는 죽을 뻔 하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된 후 그는 생명을 지키고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마을 제일 귀족의 딸 레이드 프랜시스 더웨트 - 프랭키 와 같이 사나이의 죽음과 관련된 위험 속으로 뛰어들게 되는데...

애거서 여사의 모험소설(?). 두 남녀의 유쾌한 이야기가 시종일관 지루하지 않게 펼쳐져서 무척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다른 정통 추리물에 비한다면 추리적인 내용은 좀 약하지만 사건의 인과관계가 확실하고 복선도 잘 짜여져 있고요. 확실히 여사님이 거장이구나 싶은 느낌이에요.
또 캐릭터들이 굉장히 생생하다는 것이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사악하고 치밀하며 유머스러운 악당 로저의 캐릭터가 정말 대단해요! 독특할 뿐더러 개성이 넘쳐 이 악당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가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들 정도에요.
프랭키는 제가 싫어하는 여사의 부르조아틱한 취향을 반영한 귀족 딸이라는 설정이지만 그다지 귀족 답지 않은, 오히려 왈가닥 아가씨의 전형처럼 그려져 있어서 부담이 덜하고 목사의 아들 바비와 연결되는 엔딩이 꽤 그럴 듯 하다는 것도 마음에 든 점이고요.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여사님이 소일거리삼아 쉽게 쓴 느낌이 강합니다. 마지막 대 위기의 상황에서 바비의 친구 배저가 난데없이 등장해서 상황을 역전시키는 장면이 대표적이죠. 복선이고 뭐고 없이 우연에 의지할 뿐이라 많이 황당했어요.

그래도 짤막하게 킬링 타임용으로 읽기에는 아주 좋은 작품입니다. 토미-터펜스 부부류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이 작품 역시 즐길 요소가 많다 생각되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그런데 원제대로 "왜 그들은 에반스를 부르지 않았을까?"로 출판되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을... 전혀 상관없는 "부머랭"이 갑자기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제대로 출판된 다른 출판사 책도 있긴 하지만 해문판이 마음에 드는데, 이런 것들은 앞으로라도 좀 신경써 주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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