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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7

박수칠때 떠나라 - 장진 : 별점 2.5점


강남의 최고급 호텔 1207호에서 A급 카피라이터 정유정이 칼에 9군데나 찔려 발견된다. 용의자는 휘발유 통을 들고 현장에서 바로 검거된 김영훈. '범죄없는 사회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로 살인사건의 수사가 공중파에서 생중계된다. 열혈 폭력 검사 최연기(차승원)와 자신의 혐의를 줄기차게 부인하는 용의자 김영훈(신하균)의 줄다리기 속에 1박 2일 간의 '버라이어티한 수사극'이 펼쳐지는데...

그런데 영화는 생각과는 많이 다르네요. 처음에는 일종의 수사극이라 생각했습니다. 초중반부 분위기는 그런대로 비슷하기는 하고요. 그러나 잘 짜여진 수사물로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헛점이 많습니다. 초반부에 "동기" 자체를 물어보는 장면이 전무하다는 것, 그리고 범인의 본명을 중반에서나 알게 된다는 것 등 기본적인 수사 과정의 오류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죠. 무엇보다도 검사가 중요 증거물을 빼돌리는 행위는 정말 공정치도 못하며 용서할 수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러지 않기를 바랄뿐이죠)
또  "TV중계"라는 설정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영화에 좋게 작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에요. 특히 무당이 등장하고 PD가 빙의(?)하는 후반부 클라이막스 장면은 솔직히 오버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설정을 집어 넣었을까요? 미디어를 풍자하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독특함을 심어주려는 단순한 의도였다면 불필요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오컬트 심령물로 완전 급선회하는 마지막 장면... 무당이 나오면서 그런 분위기를 팍팍 풍기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뒤통수를 칠줄은 몰랐습니다. 뭐 진상을 이보다 완벽하게 보여주기는 어렵겠지만 제 생각에는 절반의 성공으로 보입니다. 의외성과 반전의 묘미는 좋았지만 뭐랄까, 납득이 안되는 면도 적지 않은 그런 결말이었어요.

물론 아주 나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꽉 짜여진 수사물로서의 조건은 잘 갖추고는 있습니다. 여러 단서들의 제시도 공평한 편이라 추리적으로 제법 완성도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추리적 요소의 조합만 따진다면 "혈의 누"보다도 탄탄합니다. 대사들도 제법 감칠맛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요. 그리고 영화의 인트로 장면 만큼은 정말 잘 만들어서 기대를 팍팍! 하게 만듭니다. 여담이지만 요새 우리나라 영화 인트로는 정말 잘 만드는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 부수적인 요소를 들어내고 더 드라마 위주로 탄탄하게 만드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흥행작으로의 미덕과 장진감독의 과감한 실험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잘 잡은 그런 작품으로 보이네요. 중반부는 조금 지루했지만 최소한 재미라는 요소는 확실히 건질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PS : 근데 저 제목, 도대체 무슨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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