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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3

heads - 히가시노 게이고(글) / 마세 모토로우(그림) : 별점 2점


착하게만 인생을 살아온 나루세 준이치는 어느날 강도를 만나 머리에 총을 맞은 뒤 의학사에 전무했던 "성인 뇌 이식" 수술을 받게 된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나루세는 퇴원하는데 이후 발작적인 폭력성향에 시달린다. 원인을 알기 위해 자신에게 뇌를 기증한 도너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던 나루세는 이식받은 뇌의 원래 인격에 서서히 잠식당하게 되는데.....

음, 사실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인기 위주의 가벼운 글만 쓴다는 선입견이 어느새 생겨버렸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이 만화도 출간된 지는 좀 되었지만, 그리고 스스로도 추리 매니아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다지 구해볼 노력이나 생각이 들지 않았던 차에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많이 뻔합니다. 이식수술을 통해 이식받은 당사자가 원래 도너의 인격에 침식당한다는 소재는 너무 많이 나와서 식상할 정도죠. 거기에 도너의 정체가 충격적이며 모든 것의 배후에 뭔가 국가기관 급의 배후가 존재한다는 설정 역시도 진부한 수준을 넘어서는 뻔한 이야기입니다. 한 20년 전에 나왔더라면 모를까... 지금 읽기에는 너무 낡은 소재죠. 거기에다가 마무리가 너무 쉽게, 간단하게 끝나버려 더욱 불만스럽네요.
비슷한 설정이었던 "지뢰진"의 에피소드 - 여자 킬러가 착한 여인의 심장을 이식 받은 후, 자신에게 닥쳐오는 사랑이라는 인간다운 따뜻한 감정을 없애기 위해 심장 제공자가 사랑했던 사람을 하나씩 죽여서 사랑이라는 감정의 원인을 제거하려 한다 - 가 훨씬 좋았어요. 이왕 뻔한 소재를 쓴다면 이정도 의외성과 변화 정도는 가져다 줘야 하지 않을까요? 이 작품은 너무 쉽게 간 듯한 느낌이 아무래도 강합니다.

그래도 만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되어 작품이 좀 살기는 합니다. 그림도 괜찮고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너무 잘게 나눈 컷과 가끔 캐릭터들의 인상이 달라져 보이는 등의 문제는 있지만 만화로서는 합격점을 줄 만 하네요. 최근에 출간되었었던 추리만화들의 그림이 너무 마음에 안들던 차에, 특히 아마기 세이마루 원작의 만화인 "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나 "리모트" 같은 경우는 정말 기본도 안되는 작가가 그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그래도 기본은 있는 작가가 그려주니 추리만화 팬으로서는 기쁠 뿐입니다.

허나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내용이 너무 뻔해서 점수를 주기 어려워요. 제 인상에 남아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커졌는데, 아무래도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하고는 맞지 않는 듯 하군요.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닌 마세 모토로우의 신작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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