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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9

바다의 어둠, 달의 그림자 - 시노하라 치에 : 별점 2.5점

바다의 어둠, 달의 그림자 17 - 6점
시노하라 치에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사이좋은 쌍동이 자매 코바야카와 루카와 루미는 같은 학교 육상부 소속으로 육상부 선배 토우마 카츠유키를 서로 짝사랑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배는 루카를 선택했고, 육상부 합숙에서 의문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루미는 자신에게 생긴 초능력으로 루카를 죽이려 했다.
루미는 선배의 도움과 조사로 초능력은 바이러스 때문에 생겼으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날은 선배의 고백으로 루카에게는 인생 최고로 기쁜 날, 루미에게는 최악의 날이 되었기 때문에 루카는 선한 마음을 유지한 채 초능력을 얻었고 루미는 사악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걸 알아냈다.
루미는 자신의 혈액으로 다른 사람을 감염시켜 조종하는 능력으로 가족과 학교 친구들, 마을 사람들을 감염시켜 루카를 궁지로 몰아갔지만, 루카의 혈액은 루미에게 감염된 사람들에게 혈청으로 이용할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해 루카는 지배와 정복욕이 커져 가는 루미에게 맞서 싸우는데...


꽤 오래되긴 했지만 상당히 유명한 만화죠.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진 히트작이기도 하고요. 한번 읽어 보고 싶었었는데 그동안 기회가 닿지 않다가 우연찮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기본 설정만 놓고 보면 뻔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초능력물로 착한(?) 여주인공이 나오는 약간 순정만화적인 분위기는 "붉은 이빨"과 유사합니다. 초능력자들이 초인 록크의 "에스퍼"들 처럼 자연 발생(?)한게 아니고, 어떤 핏줄이거나 돌연변이도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건 바벨 2세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하고요. 그리고 자매(쌍둥이)가 서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비극도 많이 등장했던 설정입니다. "데카맨 블레이드"처럼요.

하지만 단지 뻔하고 단순한 초능력물에 그치지는 않습니다. 인기를 끌만한 요소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선과 악의 숙명적인 싸움이 "한 남자" 때문이라는, 굉장히 작으면서도 개인적인 이유라는게 독특하고 좋았습니다. 루카가 욕망을 이루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조종하고 잔인하게 살해하는 과정, 여기서 욕망이 서서히 발전해 나가는 전개도 굉장히 현실적이라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캐릭터의 성격이 확실해서 이야기의 중심이 잘 서있다는 장점도 큽니다. 주인공들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갈팡질팡 심리를 보이지않고 선역은 끝까지 확고한 선역, 악역 역시 끝까지 확실한 악역으로 남음으로 단순하지만 확실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거든요. 
두 쌍동이 자매의 순정만화같은 디테일한 심리묘사도 좋아서 몰입하여 읽도록 해 주고요.

그러나 의문의 사나이 존슨의 등장 이후에는 스케일도 엄청 커지고, 새로운 초능력자들이 나오면서 뻔한 초능력물의 궤도를 따라가버려 아쉽습니다. 무협지스러운 재미는 있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소박한(?) 한 마을과 가족을 서서히 침식해 가는 악의 세력 확장 부분이 색다른 매력을 전해주었는데 그런 맛은 사라지고 마니까요.

그래도 평범한 초능력 액션물을 넘어서는 재미는 전해 줍니다. "바벨2세"의 무한루핑 대결이나 "붉은 이빨"의 너무나도 허무한 결말에 비추어본다면, 이 두 전설(?)같은 작품들보다 나은 점도 분명 있고요. 선과 악의 대결이 펼쳐지는 초능력물에 대한 모범답안 중 하나랄까요?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은 아니고 지금 읽기에는 낡은 느낌도 들지만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워낙 마이너하고 컬트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요.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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