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간의 화재였던 일본의 독립영화. 워낙 평이 좋았던 탓에 관심이 컸었는데, 넷플릭스에 올라와있길래 주말에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하게도 스포일러의 피해를 입지 않고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감상했는데, 꽤 재미있었습니다. 조금은 어설픈 좀비 영화로 초반부에 달려주다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좌충우돌, 해프닝을 극복하고 어떻게 영화를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중반 이후 과정의 대비가 확실한 덕입니다. 여러가지 해프닝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상당히 볼거리이고요. 초반에 분장사와 배우들 사이의 대화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호신술 이야기, 음향감독이 갑자기 좀비가 있는 밖으로 뛰쳐나간 이유, 좀비 습격 상황에서 선보인 기묘하면서도 독특한 촬영 등이 실제로 촬영 중에 있었던 여러가지 문제로 벌어진 이야기라는게 설득력있으면서도 재미있게 설명되니까요. 이 와중에 분장사의 호신술 ('퐁!') 과 같은 디테일한 복선들의 활용을 보면, 이래저래 굉장히 고민해서 각본을 쓴 티가 물씬 납니다.
그렇지만 기대했던 만큼 신선하거나 재미있던건 아니에요. 원래 있었던 기획이 실제 제작을 하면서 산으로 가지만 제작진의 노력으로 어떻게든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는 이야기는 이미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에서 선보인 바 있기 때문입니다. 생방송이라서 어떻게든 촬영을 이어간다는 설정도 똑같죠. 오히려 상황의 황당함과 암담함 면에서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가 한 수 위입니다.
마지막에 고장난 지미집대신 인간 쌓기(?)로 고공 촬영을 구현하는 장면도 촬영팀의 협력과 가족간의 사랑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작위적이라 별로였어요. 코미디에 신파를 섞는 한국 영화보다야 낫지만, 왜 이런 어설픈 가족 이야기를 넣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이럴 바에야 그냥 막 가면서 웃겨주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소소하게 웃기기는 한데 크게 빵 터지는 부분이 없어서 아쉬웠거든요.
그냥저냥 볼만한 소품이기는 한데, 대박을 칠 만큼의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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