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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3

괴물 (2006) - 봉준호

 


국내 인구의 1/5이 볼거라는 (아마도) 영화입니다.

저는 그동안 한국 관객 기록을 세운 영화는 거진 다 극장에서 봤습니다. 십수년 전의 "투캅스"에서 시작해서 "친구",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나 "왕의 남자" 등등등. 하지만 이 수많은 영화중에서 들인 돈과 번 돈에 걸맞는 스토리와 비쥬얼로 무장된 영화는 흔치 않았습니다. 대부분 지나치게 애국심이나 한국적인 상황을 강조하거나 (태극기..나 JSA, 친구 등) 한국에 특화된 소재 (왕의 남자)만을 가지고 승부한 경우였었다고 생각되거든요. (물론 이 전략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국내에 특화된 괴수영화이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아도 세계적으로 충분히 먹힐만 하다고 보였으며 (칸에서 기립박수 받았다는 이야기는 왠지 오버같긴 하지만요) 흥행에 성공할 만한 재미와 미덕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영화라 생각되었습니다.

모 감독이 "한국영화의 수준과 관객의 수준이 잘 만났다" 라고 했다는데 영화를 보고 이해가 되더군요. 헐리우드의 비싼 영화들에 익숙해진 눈 높이를 제대로 뒷받침 해주는 괴수의 특수효과 장면들은 마지막 불타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그 수준이 굉장히 높았으며 무게감과 스피드, 박력 모두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본도 큰 무리가 없고 한국적인 실상을 나름 반영한 블랙코미디적인 설정도 좋았고요. 하여간 보면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 최소한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영화라 만족스러웠습니다. 한마디로, 제 주위 사람들에게도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근간 보기드문 "재미있는" 영화였었습니다.

줄거리나 내용 등에 대한 글들은 워낙 많으니 대충대충 생략하고 짧은 제 단상만 두서없이 몇자 적는다면,

1. 송강호는 원래 지능이 떨어지는 캐릭터인가? :
보면서 들은 제일 큰 의문이었는데... 아무리봐도 정상인은 아닌 캐릭터라 계속 의심이 갑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설명이라고는 어렸을때 유기농 식단으로 생활해서 단백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얘기 정도인데, 솔직히 설명도 와 닿지 않더군요. 어쨌건 송강호의 캐릭터는 영화에서 겉도는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2. 현서는 살려줬더라면 좋았을 것을 :
혹자는 현서를 죽인 것이 이 영화가 한국적 괴수 영화가 될 수 있는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도 하던데 그 생각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면서 갖은 고생과 가족들의 처절한 노력땜시 감정이입을 심하게 해서 살았으면 했는데.. 안됐더라고요. 또 이왕 죽일거면 꼬마애도 같이 죽었어야 하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이거 대체 몇살부터 볼 수 있는거지? :
12세 이상 관람가인데 극장측에서 무슨 짓을 하는건지 척 보기에도 어려보이는 애들이 많더군요. 애들이 보기에는 썩 좋은 소재는 아닌것 같기도 한데, 부모님들이 무슨 생각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보고 잘 터지는 새 핸드폰 사달라고 조르기만 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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