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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31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 제프 린제이 / 최필원 : 별점 1점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 2점
제프 린제이 지음, 최필원 옮김/비채

마이애미,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살인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덱스터는 양부였던 헨리의 충고에 따라 사회악적인 존재만 골라서 처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본 직업인 경찰 혈흔 분석가로서의 이중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그러나 덱스터와 유사한 연쇄살인범이 나타나 마이애미는 광란 상태에 빠지고 덱스터는 살인범과의 교감을 느끼면서도 의붓 여동생인 데보라의 소망에 따라 자신의 직감과 본능에 따라 살인범을 추적한다...

모던 스릴러 소설가이자 기획자라는 모중석씨가 선정한 스릴러 소설들을 출간하는 "모중석 스릴러 클럽"의 4번째 작품입니다. 스릴러 소설은 별로 취향은 아니지만 평도 좋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네요.

그러나.. 읽어본 결과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대실망!" 입니다.

일단, 대체 이 소설의 어디가 스릴러라는 것인지 저는 당쵀 알 수 없더군요. 살인범과의 몇가지의 단서를 놓고 벌이는 스릴 넘치는 두뇌게임이나 쫓고쫓기는 추격? 이 작품에서는 그런건 전혀 없습니다. 살인범의 추적은 덱스터가 같은 연쇄살인범으로서 동질감을 느끼고 순전히 자신의 "본능"과 "직감"에 따를 뿐입니다. "단서" 이런건 전혀 없습니다. 단서랍시고 나오는 것들은 하나같이 실제 수사에는 군더더기일 뿐이고요. 압권은 살인범이 덱스터를 자기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오히려 서서히 접근해 온다는 설정. 장난쳐 지금? 주인공은 하는게 하나도 없잖아!

혹 잔인한 장면의 나열만으로 스릴을 줄 수 있다고 작가가 착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구태의연하고 지루한 묘사였을 뿐입니다. 제임스 옐로이의 블랙 다알리아같은 숨이 콱콱 막히고 마음 한구석을 건드리는 범죄소설 보고 연구나 좀 할 것이지... 작가가 본 건 헐리우드 영화들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의붓동생과의 관계나 직장 상사와의 관계 등 모든 다른 세부 설정들도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를 아주 충실히 모방하고 있거든요. 아, 주인공 직업에 대한 설정이나 몇몇 장면들에서는 CSI도 좀 본 티를 내긴 하더군요.

그리고 덱스터의 심리묘사에 너무 많이 치중하고 있는 것도 실수로 보입니다. 작가의 필력이 그닥 캐릭터의 심리묘사를 돋보이게 할 정도로 화려하지도 않아서 설득력이 많이 떨어져서 소설만 불필요하게 길어질 뿐이었습니다. 이놈은 왜이리 잡생각이 많은지 원...

범죄자를 잔인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는 온갖 만화에서 써먹은 소재이니 별반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이고 경찰과 범죄자의 이중생활 역시 뻔한 이야기고.... 잔인하면서도 완벽한 연쇄살인범을 "착한"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설정빼고는 건질게 별로 없는 알맹이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연쇄살인마가 경찰 업무를 수행한다는 이중생활을 드라마틱하게 그렸더라면 좀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최소한 웃기기는 했을텐데.

요새 이래저래 안좋은 일이 생겨 좀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라 이 작품이 좀 집중포화를 맞은 듯도 하지만 두번다시 손에 잡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뒷 커버에는 "리얼리티의 힘!" 이라는 카피가 나와있는데 이 소설의 어디가 리얼하다는 건지 대관절 알 수가 없네요. 보름달에 살인 충동을 이기지 못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게 리얼하다니... 보름달이 뜰때 주인공이 늑대인간으로 변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인하는 것이 리얼하다고 표현한 건가?

PS : 원제가 "Darkly Dreaming Dexter" 니 줄이면 "3D"군요. 전혀 상관없지만 더들리 보이스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PS2 (2006.10.11) : 블로그를 둘러보다 보니 영상화가 끝난 모양이군요. 의외로 TV Series인 듯 합니다. 뭐 워낙 영상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작품이다 보니 의외성은 없고 외려 보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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