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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8

밴디다스 (Bandidas) - 조아킴 로엔닝, 이스펀 샌드버그

 


19세기 멕시코의 한 마을, 미국 은행에 고용된 악당의 농간으로 땅을 잃게 된 마리아 (페넬로페 크루즈), 그리고 마을 은행장의 딸로 유럽에 유학갔다 잠시 귀국한 사라 (셀마 헤이엑) 는 각각 아버지가 살해된 것을 목격하고 마을의 은행을 털어 복수를 꿈꾼다. 한편 사라의 아버지 살해사건 조사를 맡은 미국 경찰요원 퀀틴마저도 그녀들의 정의에 설득되어 같이 강도행각에 나서게 되며 멕시코 총독은 연이은 은행강도 피해 때문에 금괴를 통째로 수송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멕시코의 돈과 땅을 빼앗아가는 미국 강도에 대항한 그녀들의 작은 저항이 성공할 수 있을까?

간만에 본 영화네요. 프랑스, 멕시코, 미국의 합작 제작 영화로 뤽 베송이 각본을 썼습니다. 음악도 에릭 세라가 맡았고요. 무엇보다 포스터가 마음에 들어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그런데 3개국 합작이긴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멕시코 자금이 제일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내용만 딱 봐도 알 수 있겠지만 멕시코의 두 젊은 미녀가 악덕 미국 은행의 끄나풀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ViVa Mexico!"라는 주제의 영화거든요. 요새 미국내에서도 급증하고 있는 라틴계 미국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작전일까요?

하여간 영화는 위의 내용을 가지고 그야말로 공식대로 흘러갑니다. 두 젊은 미녀의 은행강도를 시작하게 된 원인, 그리고 특훈을 거쳐 은행강도계의 떠오르는 별(?)로 부상하고 두 미녀 모두 마음에 드는 전문가 남성을 멤버로 끌어들여 마지막 최후의 한탕... 이라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전개거든요. 2명으로 축소된 미녀 삼총사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각본이 뤽 베송인 탓인지 의외의 디테일이 꽤 많아서 뻔한 장면의 연속임에도 크게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두 미녀가 각각 특기가 있다는 것 역시 뻔하지만 (마리아는 말을 잘 다루고 명사수, 사라는 유럽에서 교육을 받고 와서 똑똑하며 단검 던지기의 명수라는 설정) 그런대로 설득력있게 표현되고 있어서 크게 위화감이 들지는 않거든요. 또한 은행강도 쟝르(?) 영화답게 나름 재미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있는데 폐쇄된 은행에서의 변장을 통한 잠입과 탈출이라던가 압력 감지장치가 설치된 은행을 돌파하는 장면은 상당히 기발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처음부터 등장해서 뭔가 대단한 변수를 만들어 낼 것 같았던 남자멤버 퀀틴의 활약과 비중이 애매하다는 것은 의아하더군요. 설정과 캐릭터만 본다면 맥가이버같은 활약을 보여줄 것 같았는데 말이죠. 막판에 두 미녀를 놔두고 떠나는 모습 역시 전형을 깬 파격적인 부분이긴 했지만 싱거운 느낌이 더 강하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여성이 주인공인 탓에 액션이 좀 약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었겠지만 미녀로 잘 알려진 두 라틴계 미녀를 더블로 포진시킨것에 비한다면 영화에 섹시함이 거의 없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뭐 이것저것 따지자면 문제점도 많고 무엇보다도 은행강도들이 조국을 구한다는 말도 안돼는 해피엔딩 등 설득력은 제로에 가까운 스토리라인이지만 한여름 아무생각없이 웃으면서 즐기기에 적당한 영화였다 생각합니다. 대작들 틈바구니 속에서 여름 흥행을 잡기에는 2% 정도(?)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요. 결말에서도 속편을 암시하긴 하지만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PS : 간만에 보는 셈 셰퍼드의 모습은 반가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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