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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0

유령탑 - 에도가와 란포 / 민경욱 : 별점 1점

유령탑 - 2점
에도가와 란포 지음, 미야자키 하야오 그림, 민경욱 옮김/북홀릭(bookholic)

'아케치 코고로'나 '괴인 20면상', '소년 탐정단' 시리즈가 아닌 에도가와 란포의 스탠드 얼론 장편으로 쇼와 12년, 즉 1937년 첫 연재가 시작되었던 초기작입니다. 쿠로이와 루이코의 번역서를 에도가와 란포가 다시 재가공하였으며, 원작은 앨리스 M 윌리엄슨의 "회색빛 여인" 이라고 하네요.

사실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발표 시기나 발표된 형태(번역서의 재가공)를 볼 때 구릴 것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집어든 이유는 딱 한 가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그리고 해설한 서두 몇 페이지의 일러스트와 콘티가 마음에 들었던 덕분입니다. 지브리 미술관에서 "유령탑에 어서 오세요 전시 - 통속 문화의 왕도" 라는 기획전을 개최할 때 전시되었던 자료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본 편은 역시나, 생각만큼 구립니다. 별로에요. 설정은 작위적이기 짝이 없으며 모든 내용은 우연에 의지하고 있는 탓입니다. 키타가와 미츠오와 노즈에 아키코가 폐허가 된 유령탑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작위적이며, 뒤로 가면 갈 수록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집니다.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 곡마단에서 탈출한 호랑이가 난입하고, 협박범을 미행하면서 탄 열차가 탈선 사고를 일으켜 협박범의 집에 잠입하게 되는 식의 어처구니 없는 설정과 전개는 슬랩스틱 개그물을 방불케 하거든요. 게다가 이를 공포스럽게 묘사하는 에도가와 란포 특유의 과장된 문체는 정말 가관입니다. "아아!" 라는 감탄사가 대표적이에요. 뭔 일만 일어나면 "아아...!" 거리니 이거 참 뭐라고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네요.

작위적이라도 이야기 전개가 탄탄하고 결말에 이르는 과정이 설득력있고 합리적이라면 참아줄만 했을겁니다. 그러나 역시나, 그럴리가 없죠. 짜임새가 헐거워서 극적인 재미를 느끼기 힘듭니다. 이야기는 초반부의 "유령탑에 얽힌 비밀"을 풀어내어 보물을 찾는 이야기에서, 중반부터의 노즈에 아키코의 정체가 무엇인지? 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유령탑에 얽힌 비밀은 고딕 호러에 모험물이 섞인 느낌이고, 노즈에 아키코의 정체는 전형적인 추리 서사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두 이야기 모두 짜임새가 헐거워 완성도가 낮습니다 .

보물을 찾는 과정은 고딕 호러같은 유래에 아주 약간의 암호 트릭이 결합된 전형적인 모험물인데, 결론적으로 보면 너무 쉬워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초록색 문(?)이 열린다는건 비밀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그냥 시계탑에서 쳐다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미로로 들어간 뒤에는 아키코의 발자욱을 따라 걸어갈 뿐이라 극적 긴장감을 느끼기는 힘듭니다. 아키코가 어떻게 미로의 비밀을 풀어냈는지 설명도 되지 않고요. 단지 연구로 미로의 비밀을 풀어냈다는건 너무 유치한 발상이잖아요? 최소한의 암호 트릭이나 비슷한 무언가는 독자에게 전해주었어야 했습니다.
노즈에 아키코의 정체 관련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가 과거 양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 징역을 선고받았던 죄수 와다 긴코였다! 까지는 뭐 그럴 듯 합니다. 하지만 노즈에 아키코, 즉 와다 긴코가 유령탑의 보물을 찾고 진범을 찾으려고 하는 사명이 있다는 설정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어요. 복수를 위해 진범을 찾고자 하는건 알겠지만, 보물을 찾는게 왜 사명이 될까요? 그리고 애초에 유령탑에 살 때에는 왜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걸까요? 또 변호사 쿠로카와를 제외한 잔챙이 악당들의 협박에 휘둘리는 것도 설명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번역작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라니르' 라는 독약을 이용하여 와다 긴코를 탈옥시킨 작전은 "몽테크리스토 백작" 과 너무나 똑같습니다. 지금 시점으로 본다면 표절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에요. 아울러 처음에 아키코의 정체는 살해된 노파의 하녀 아카이 도키코가 아닐까? 라고 의문을 던지지만 아키코가 항상 손목을 감추고 있다는 묘사로 그녀가 와다 긴코라는건 처음부터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이는 분량 낭비일 뿐입니다.

주인공의 모험도 앞서 말씀드렸듯 우연이 이어지는 전개이며, 차례로 수수께끼에 대해 증언이 이어지는 식이라 추리가 개입될 여지는 전무합니다. 무엇보다도 진범이 나카다 초조로 밝혀지는 장면도 어처구니 없습니다. 열 두 시 종소리에 공포를 느낀게 증거라니? 그리고 공포를 느껴 죽은게 천벌이라니? 20세기 초기의 사고 방식으로 밖에는 설명되지 않는 말도 안되는 주장입니다. 당시 나카다 초조에게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어서 혐의를 벗었다는데, 그 알리바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는 것도 황당합니다.

딱 한가지 건질만 했던 부분은 죽은 와다 긴코가 어떻게 다르게 생긴 노즈에 아키코로 돌아왔는지? 에 대한 수수께끼입니다. 현재로서는 별거 아닌 미용 성형을 무슨 대단한 과학 기술인양 포장하여 묘사한건 우습게 느껴지지만 쓰여진 시기를 감안하면 참아줄 만 합니다.

하지만 괜찮은 부분은 전체 분량의 1/10도 안되는 느낌이에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근대 직전의 신소설 느낌이 날 정도로 낡은 작품입니다. 그 어떤 가치도 찾기 힘들기에 제 별점은 1점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에 낚이지 마시길 바랍니다. 차라리 미야자키 하야오의 해설 부분만 떼어내어 1/10 가격으로 파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2006/06/06

연속 살인 사건 - 존 딕슨 카 : 별점 3점

연속 살인사건 - 6점
존 딕슨 카 지음/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캠벨 일족을 소집하는 먼 친척의 편지를 받은 앨런 캠벨 교수는 스코틀랜드 시골에 있는 샤이러 성으로 항했다. 여행 중 기차에서 만난 학문적 호적수이자 또다른 먼 친척 캐서린과 약간의 마찰을 겪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에 도착한 앨런은 성주 앤거스 노인의 죽음으로 친족 회의가 소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앤거스 노인은 혼자 자는 성의 탑에서 뛰어내려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는데, 탑의 침실은 완벽한 밀실 상태였다. 보험 조사원은 자살했다고 여겼지만, 앤거스 노인의 동생 콜린은 침대 밑에서 발견된 동물 운반용 상자 등으로 타살설을 제기하며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명탐정 기데온 펠 박사를 성으로 초대했다.

자살설과 타살설이 교차하는 가운데, 유령이 나온다는 탑의 전설로 뛰어내린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소문에 분개한 콜린 캠벨은 스스로 탑 침실에서 자는 것을 자청했다. 그러나 그마저 뛰어내려 중상을 입고 앤거스 노인 사고 당일 말다툼을 벌인 것이 확인된 홉즈라는 인물마저도 밀실 안에서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는데...

딕슨 카의 기디온 펠 박사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피비린내나는 사건 때문에 유령이 나온다는 고성을 무대로 한 작품이라서 "해골성"처럼 딕슨 카 특유의 고딕 호러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두 청춘 남녀의 풋풋한 사랑과 모험이 중심인 유머러스하고 가벼운 작품이라는게 의외였습니다. 뭐 이런 분위기도 싫어하지는 않아서(아니, 사실은 아주 좋아합니다)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결말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진다는 전형적 해피엔딩이라서 끝까지 즐거웠어요.

특히 그간 딕슨 카 작품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스크루볼 코미디를 보는 듯한 앨런과 캐서린 커플의 말다툼과 신경전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크리스티 여사님의 "부부탐정"과 비교할만한 명커플이었어요. 아쉽게도 "부부탐정"과는 다르게 주인공 탐정은 기디온 펠 박사가 소화하고 있어서 커플의 비중이 중반 이후에는 점차 약해지지만, 통통 튀는 매력으로 마지막 장면까지 즐거움을 안겨다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커플 덕분인지 평소에는 짜증나는 천재형 캐릭터인 기디온 펠 박사마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 보일만큼 유쾌하고 인덕이 넘쳐 보이는 것은 보너스겠죠.

추리적으로도 괜찮습니다. 고성의 탑 안 침실이라는 완벽한 밀실에서의 살인, 일견 자살로 보이지만 그렇게 보이도록 조작된 밀실 안에서의 살인이라는 두가지 밀실 살인 트릭이 등장하는데, 밀실의 달인이라는 별칭까지 있는 펠 박사답게 설득력 높은 괜찮은 추리를 펼쳐주는 덕분입니다. 지나칠 정도로 도구와 기구에 의존한다는 점은 조금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매개체가 앤거스 노인의 과거 경력에 근거하고 있고 작품에 등장하고 있는 각종 단서들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는 점, 그리고 당시 시대상황(공습을 대비한 등화관제)까지 고려되었다는 점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범인이 완벽한 올가미를 쳐 두고 죄를 뒤집어 쓸 인물까지 가공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정통 추리물로서의 가치를 더욱 빛내줍니다.

하지만 동기가 초반에 드러나는 점과 서두에서부터 등장하는 범인을 캠벨 집안 사람들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범인의 정체를 애매모호하게 넘기기 때문에 마지막에 범인이 드러나는 장면에서의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요.

그래도 정말 쉽게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유쾌한 커플의 이야기는 제가 항상 좋아하는 소재 중 하나죠. 무겁고 약간은 공포 분위기의 이야기도 좋지만 이런 분위기도 상당히 마음에 드네요. 앨런과 캐서린 커플의 다른 이야기를 꼭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딕슨 카를 처음 접하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023/07/17

오전 0시의 상드리용 - 아이자와 사코 / 신우섭 : 별점 2점

오전 0시의 상드리용 - 4점
아이자와 사코 지음, 카토기 마리 그림, 신우섭 옮김/영상출판미디어(주)

<<유리탑의 살인>>으로 추리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아이자와 사코의 데뷰작. 제 19회 아유카와 테츠야 상 수상작입니다. 이전에 아유카와 테츠야 상 수상작 중 국내 출간된 작품은 다 읽어본 줄 알고 포스팅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빼먹었었네요. 서둘러 찾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나' (스가와) 가 한 눈에 반한 마술이 특기인 미소녀 토리노와 함께 학교 내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들을 해결한다는 전형적인 일상계 학원 청춘 추리물로, '마술'이 주요한 요소로 사용되는게 특징입니다. 
단편들이 느슨하지만 확실하게 연결된 연작이라는 특징도 있는데, 수록된 4편의 작품이 자살한 소녀 '후지이 아야카' 를 주요 소재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작답게 여러가지 복선들도 이야기별로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2화에서 기호 fff를 설명하면서 등장했던 16진수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 이야기에서 결정적 단서로 써 먹는 식으로요.

그러나 미소녀가 뛰어난 마술사라는 만화같은 설정을 무리하게 도입한 것 치고는 마술이 그다지 효과적으로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등장하는 사건 중 마술로 트릭을 풀어내는건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거든요. 장황하게 트럼프 카드를 이용하여 설명을 펼치는 정도일 뿐, 실제 트릭과는 거리가 멉니다. 성장기를 그리기 위한 소재에 불과할 뿐이에요. 이래서야 마술이 아니라 육상이든, 대학교 진학이든, 고시엔이건 마찬가지였을겁니다. 이 중 마술이 선택된건, 작가의 마술 지식 과시 외의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이지 않네요.
추리적으로도 빼어나다고 보기 힘듭니다. 일상계답게 사건들도 별 볼일 없지만, 애초에 사건도 아닌걸 괜히 유령을 가져다 붙여서 이상 현상처럼 보이게 만든 탓입니다. 2화가 대표적입니다. 누군가 밀실에 나이프로 이상한 문자를 남긴게 유령의 짓이라는 소문이 퍼지는데, 알고보니 밀실이 아니었다는게 진상이라 허무합니다. 4화도 마찬가지에요. 후지이 야아카가 학교 인트라넷에 접속해서 소란이 일어난다는데, 이게 왜 사건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정 정보만 알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데 말이지요. 지인이건 가족이건 누군가 후지이 아야카의 계정을 아는 사람이 접속했다고 생각하는게 당연한거 아닐까요?

1화는 평범한 일상계스러운 추리물 분위기가 좋았고, 3화는 예지능력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괜찮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추리물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토리노에게 스가와가 진심을 고백하며 간단한 마술을 보여주는 마무리는 괜찮았는데, 이런 식으로 마술을 좋아하는 소녀와 추리 소설 매니아 소년간의 평범한 일상계 학원 청춘 미스터리로 가볍게 풀어나가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자살한 소녀 이야기를 이야기 전편에 억지로 풀어가며 연작 형태를 취할 필요는 없었어요.
제 별점은 2점입니다. 권해드릴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헛도는 트라이앰프>>
도서실에서 발견한 작고 바퀴가 달려있는 책꽂이의 세 번째 단에 있는 잡지는 왜 전부 뒤집혀져서 꽂혀 있었을까? 잡지 중 딱 한 권, 한 가운데 있는 것만 책 등이 보였다.

화자인 스가와, 그리고 스가와가 빠져버린 미소녀 토리노라는 주인공들과 중요 설정이 설명되는 시리즈 제 1작.
빼곡하게 꽂힌 잡지 사이에 잡지를 꽂으려면, 표지가 말리지 않게 뒤집어서 꽂는게 좋다는 착안에서 시작되는 추리는 좋습니다. 책꽂이는 바퀴가 달려 있었기에, 누군가 책꽂이를 반대쪽으로 밀어 놓았던게 진상이었어요. 책 등이 보이던 잡지 한 권만 그 전에 누군가 밀어 넣었던 겁니다. 왜 책꽂이를 밀어 놓았는가?는 무언가 바닥에 있던걸 숨기기 위해서라는 추리로 이어지고요.

그런데 도서부원 요시나가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는 사진을 숨기려고 책꽂이를 밀어두었다는 동기는 별로였어요. 도서위원이라면 도서실에 있는 시간도 많았을텐데, 사진을 진작에 회수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탓입니다. 의외성도 별로 없고요.
그리고 책꽂이를 밀어두느니, 사진이 안 보이게 보이는 부분만 뜯어내던가, 아니면 아예 사진이 끼어버린 책장 밑으로 밀어 넣는게 더 상식적인 해결책이었을겁니다. 억지로 사건을 만든 느낌이에요. 별점은 2점입니다.

<<가슴 속 카드 스탭>>
토리노가 학교 음악실에서 마술을 보여준 뒤, 깜빡하고 두고왔던 나이프가 책상 위에 새겨진 세 개의 f 기호와 함께 발견되었다. 음악실 위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던 후지이 아야카의 유령이 남긴 메시지라는 소문이 돌았다.

음악실이 일종의 밀실 상태였다고 하지만, 알고보니 밀실이 아니었다는게 진상이라 도무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작품. 비상계단을 통해 한참 돌아가기는 하지만 밖으로 나가 다시 들어올 수도 있었으니까요. 이래서야 트릭이고 뭐고 없는 셈입니다.
책상에 f자 세 개를 남긴 동기도 억지였습니다. 칼로 자기 악보를 찢다가 후배 손수건을 망가트린게 이런 조작을 벌일 정도로 대단한 일일까요? 이 정도를 숨기려고 체력을 소모하면서까지 이상한 조작을 하고, 괴소문을 퍼트린다는건 설명하기 힘듭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믿음이 가지 않는 프레딕터>>
스가와는 '영'이 보인다는 이이쿠라가 분실했다는 수첩에서 미래의 영어 시험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정말 '영' - 후지이 아야카 - 이 보이는 걸까?
이런 스가와의 질문에 이이쿠라는 스가와가 떠올린 단어를 맞추는 솜씨를 보여주는걸로 답했다. 연극부의 미소녀 하탄마루와 함께 후지이 아야카로 보이는 형체까지 목격하게 된 스가와는 밤 잠도 설칠 정도로 겁에 질렸는데, 그를 도와준건 토리노였다.


이이쿠라 수첩에 적혀있던 영어 시험 결과에 대한 추리, 진상, 그리고 동기는 모두 괜찮았습니다. 이이쿠라가 방과 후에는 '노는 아이'로 변신한다는게 단서였어요. 그녀는 방과 후 밖에서 츠루미 선생님과 사귀고 있었던겁니다. 남자친구인 츠루미 선생 수첩에 스티커 사진을 붙였는데, 그걸 츠루미 선생은 분실했고 이를 입수한 분실물 담당자 무코지마 선생은 스티커 사진만 보고 여자아이 것으로 오인했던 거지요. 츠루미 선생은 학생과 사귀는걸 비밀로 하기 위해 똑같은 수첩을 구입해서 사용하면서, 원래의 수첩은 이이쿠라가 잃어버린 척 해서 찾아오라고 시켰고요. 그 와중에 혹시 몰라, 분실한 수첩과 쓰던 수첩을 바꿔치기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때 영어 시험 결과를 적어 놓았던걸 스가와가 우연히 보고 미래의 영어 시험 결과를 예지했다고 착각한게 진상입니다. 수첩과 스티커 사진, 이이쿠라의 변신 등 여러가지 단서의 제공도 공정하며, 이를 조합해서 펼치는 추리도 깔끔했던 좋은 일상계 추리물입니다.

하지만 스가와가 하탄마루와 함께 본 유령의 정체는 영 미덥지가 않습니다. 하탄마루는 소녀 - 아마도 이이쿠라 (다른 사람으로 밝혀지지만) - 가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스가와에게 들켰다는걸 숨기려고 그녀가 몰래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데, 그렇다면 그녀가 유령이 아니라는걸 하탄마루는 왜 스가와에게 숨겼던 걸까요? 옷을 갈아입는걸 목격당한 소녀가 창피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석연치 않습니다.
그리고 이이쿠라와 토리노 간에 마술,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툼, 이를 잘못 해석한 스가와의 말에 더 큰 상처를 받는 토리노의 모습은 다소 지루했습니다. 전형적인 청춘물스러운 전개라 식상했어요.이 시리즈에서 마술의 가치는 추리적인 요소보다는 청춘물 전개를 위해 필요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어 주기도 했고요. 

그래도 추리적으로는 다른 작품들보다 확실히 빼어났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록작 중 베스트로 꼽습니다.

<<당신을 위한 와일드카드>>
후지이 아야카의 계정으로 학교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다. 유령이 없다는걸 증명하기 위해 스가와가 하탄마루와 함께 조사에 나섰지만 정체를 밝혀내는데는 실패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날, 스가와는 루리카와 선배의 자살 시도를 목격했다. 이를 막은건 토리노였다. 그녀는 후지이 아야카와 루리카와 사이에 있었던 과거와 아야카의 마지막 메시지를 알려주며 루리카와의 마음을 푸는데 성공한다....

진상은 별볼일 없었습니다. 후지이 아야카에게 동생이 있었고, 그 동생이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는게 전부거든요. 동생이 요시나가라는건 첫 작품에서부터 삽입되었던 이런저런 복선으로 비교적 잘 설명되고요.

그러나 동생이 누구냐인 것 보다 후지이 아야카와 얽힌 친구가 루리카와 선배라는게 추리의 핵심인데, 단서인 후지이 아야카의 숫자 ID는 억지스러웠습니다. 숫자가 생일이 아니라 16진법으로 '루리색'을 의미한다는건 추리라기 보다는 상상의 영역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생년월일에 가까운 숫자라서, 억지로 16진법 코드를 가져다 붙인 느낌이에요.
전개도 별로입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이를 유령 소동으로 돌릴 이유는 없습니다. 후지이 아야카가 루리카와에게 남긴건 글이 아니라 음악이었고, 그건 원망이 아니었다는 결말도 진부하기 짝이 없고요.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2018/12/31

2018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17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15차, 열 다섯번째!를 맞는 블로그 결산입니다. 숫자부터 정리해보면, 2018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40 (52)권, 기타 장르문학 3 (3)권, 역사서 9 (15)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8 (9)권, 기타 도서 21 (20)권으로 모두 91 (101)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 작년보다는 독서에 소홀했지만 그래도 한달에 7~8권 수준이면 뭐 나쁘지는 않네요.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8년 베스트 추리소설 :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올해 추리 분야 도서 중 유일한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소설이 아니라는게 유일한 단점입니다. 재미 뿐 아니라 생각해 볼만 한 메시지를 함께 전해주는 좋은 작품이에요.

2018년 워스트 추리소설 : "유령탑" 

사실 모리 히로시의 사이카와 모에 시리즈 중 한 권인 "지금은 더 이상 없다"도 올해 별점 1점을 받은 망작이기는 합니다만,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과 그림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팔아먹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 나빠 단독 워스트로 선정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과 설명을 제외하면 건질만한 부분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부디 다른 분들은 속지 마시길 바랍니다.

2018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딱 3권, 그 중에서도 두 권만이 정식 출간된 책이라 따로 선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고양이 발 살인사건"과 "마음의 지배자" 모두 좋았어요. 두 작품 모두 단편집인데 별점 4점, 5점짜리 작품도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말이죠. 장르 문학에 관심있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2018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원더랜드"

역사 관련 서적을 10권 이하로 읽은건 오랫만이네요. 다행히 별점 4점짜리 책은 언제나처럼 존재합니다. 유희와 놀거리에 대해 심도깊게 고찰한 이 책입니다. 제 리뷰로는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데, 취미와 오락, 유희 관련 문화에 대해 관심있으시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8년 워스트 역사 도서 : "만물의 유래사" 

미시사 서적과 백과 사전류를 좋아해서 충동 구매한 책인데 프랑스인이 프랑스를 위해 만든 시대 착오적인 결과물입니다. 확실히 백과 사전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2018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늑대를 요리하는 법"

올 한해 제법 많이 읽었는데 별점 4점짜리 책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도판과 번역만 충실했더라도 별점 4점은 충분했을터라 베스트 도서로 선정합니다. 재미도 있고 여러모로 참고가 될 내용도 많은 좋은 책이에요.

2018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소주 이야기"

미시사 서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두서가 없고, 소주 자체에 대한 고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저자 스스로 석달 자료 조사를 거쳐 열흘 만에 쓴 책이라고 하는 말 만큼이나 내용이 두서없는 졸작입니다. 저렴한 가격만이 장점입니다.

2018년 베스트 기타 도서 : "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

이번 해에 기타 도서의 베스트는 별점 4.5점에 빛나는 이 책입니다. "깃털", "클래식 음반세계의 끝", "아주 오래된 서점"의 별점 4점 트리오는 조금 아깝네요.

2018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올해 기타 도서는 별점 2점 아래가 없어서 워스트는 딱히 꼽지 않겠습니다. 별점 2점으로 워스트가 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니까요.

결산평 : 15년 째라니... 강산이 변해도 이제 한번 반이 변했네요. 올 한 해 무탈하게 보냈다는게 너무나 기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2023/08/05

하얀 마물의 탑 - 미쓰다 신조 / 민경욱 : 별점 2.5점

하얀 마물의 탑 - 6점
미쓰다 신조 지음, 민경욱 옮김/비채

<<아래 리뷰에는 진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모토로이 하야타는 2차대전에 해군으로 참전했던 탓에 등대지기가 되었다. 해군 시절 등대의 중요함을 느꼈던 탓이었다. 양성학교를 거쳐 첫 부임한 곳은 간토의 다이코자키 등대였다. 그곳에서 자살하려는 소녀를 구해주는 등의 경험을 겪고 2년 후, 도호쿠 지방에 있는 고가사키 등대로 전근이 결정되었다.
어선으로 고가사키 등대에 접근하던 하야타는 등대에서 이상한 햐얀 형체를 목격했고, 이 때문에 어부가 직접 상륙을 거부해서 등대 아래 아지키 마을에서 육로로 이동해야 했다. 
하야타는 이동을 위해 안내인 모스케를 고용했지만, 모스케가 사라져버려서 홀로 출발했다. 그리고 하야타는 숲길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쫓는걸 알아채고 서두르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해까지 진 상태에서 발견한 민가는 기묘하게 생겼고 무척 낡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집은 마을 사람들이 '하얀집'이라고 부르며 피해가라고 했던, 시라가미를 모시는 무녀의 집이었다. 가면을 쓴 무녀와 손녀가 살고 있었는데 하야타는 친절한 손녀 하쿠호의 도움으로 하룻밤을 보낸 뒤, 그녀에게서 받은 부적 덕분에 무사히 등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등대에는 아무도 없었고, 밤이 되어서야 등대장 이사카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하야타를 찾으러 숲에 갔다왔다고 한 이사카는 하야타가 겪었던 일을 듣고,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었다. 다이코자키에서 자살하려는 소녀를 구해주었었고, 고가사키 상륙 전에 하얀 형체를 목격했었고, 숲 길로 이동하다가 무녀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었다는 등 하야타와 거의 똑같은 이야기였다.
등대장의 회고는 마을 신주의 딸 미치코와 사랑에 빠져 야반도주하듯 홋카이도로 전근을 갔는데, 딸은 신주가 부리는 시라몬코에게 납치되어 사라졌다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하야타는 자신의 경험담을 합리적으로 해석한 뒤, 이사카의 아내 미치코는 마을 신사 신주의 딸이 아니라 하얀집의 딸 시라쓰유였다는걸 추리해 내는데....


"불가해한 일을 겪을 때는 합리적인 해석이 중요하다."

미쓰다 신조의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 두 번째 작품. 신간 코너에 있길래 시리즈인줄 모르고 별 생각없이 집어들었는데, 읽다보니 시리즈더라고요. 다행히 첫 번째 작품은 읽지 않았어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은 없었습니다.

작품은 작가의 다른 작품인 <<사관장>>과 비교적 흡사합니다. 시골 마을에서 대대로 전승되는 무속 신앙과 그들이 부리는 신(?)에 관련된 기묘한 능력, 그것에 얽히게 된 민간인이라는 핵심 소재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이 무녀와 연을 맺는 전개와 사람들이 겪는 기현성이 '하얀색'이라는 것도 유사하고요.
하지만 주인공 모토로이 하야타의 존재가 결정적 차이를 만듭니다. 그는 모든 현상을 '합리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래서 온갖 기현상에 대한 나름의 추리를 펼칩니다. 이게 꽤 그럴싸해서 재미있었어요.
 
우선 '세기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유명한 아일린모어섬 등대 사건부터 자신만의 해석을 내 놓습니다. 등대장인 마셜이 미쳤다는 것이지요. 실제로는 폭풍우가 오지 않았지만 일지에 폭풍우가 덮쳤다고 적혀있던건 마셜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고, 부하 중 듀커가 '화를 냈다'는건 마셜이 미쳤기 때문에, 그리고 듀커가 '여전히 조용했고' 맥아더가 '기도했다'는건 마셜이 듀커를 죽여서 맥아더가 기도했다고요. 실종의 진상은 마셜이 비옷과 장화를 신고 듀커의 시체를 버렸는데, 그걸 안 맥아더가 비옷과 장화를 신고 뛰어나와 말리다가 둘 다 물에 빠져 죽은 것이라 추리합니다.
홀로 숲 길을 해메던 하야타를 추격했던 하얀 괴물체에 대한 추리도 합리적이었습니다. 길 안내를 부탁했던 모스케였다는 겁니다. 슬쩍 수풀 사이로 본 거대한 하얀 형체는 모스케가 짐을 나르며 짐 위에 덮어놓았던 흰 천이고요. 하야타가 마을 여관의 딸 기리에와 사이가 좋은걸 봤기 때문에, 질투심으로 저지른 일종의 장난(?)이라는 동기까지도 잘 설명해줍니다. 밤에 돌을 던지고, 다음날 등대로 향할 때 숲 속에서 하야타를 포위했던건 원숭이들이었을거라는 추리도 괜찮았고요.
자료 조사도 충실해서 등대의 역사 등 온갖 정보들도 가득한데, 그 중에서도 오사카 케이키치 등대 소설을 읽는 묘사는 반가왔습니다. <<등대귀신>>은 <<등대귀>>라는 제목으로 읽었었던 적이 있지요. 다른 작품들도 언급되는데 어떤 작품일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전개는 다소 지루한 편입니다. 모토로이 하야타가 고가사키 등대로 향해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게 거의 1/3 지점일 정도거든요. 하야타의 과거라던가, 신념에 대한 묘사, 그리고 등대의 역사 등 관련 자료가 너무 많이 등장하는 탓입니다. 작품과는 별 상관이 없는데 말이지요.
또 합리적으로 모든걸 설명하려고 했으면 그렇게 모든걸 설명해 주었어야 했는데,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너무 많습니다. 이사카 부부는 유령(?)이었다는 결말은 어처구니를 상실케하며, 이사카 부부와 다른 등대지기 하마치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애초에 이사카가 고가사키로의 전근을 받아들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은 아예 설명이 되지 않아요.
그 외에도, 하얀 집과 마을과의 관계처럼 설명되지 않는게 너무 많았어요. 한 때는 그 집에서 출산을 했다고 하는데, 불길하게 여기는 집에서 왜 출산은 했을까요? 출산을 앞 둔 임산부가 가기에는 너무 험한 산길로 보이는데 말이지요. 좋은 일은 마을 신사에, 나쁜 일은 하얀집에 기원한다는 설정도 잘 와 닿지 않았습니다. 좋고 나쁨의 구분 자체가 애매하잖아요. 예를 들어, 먼 곳에 있는 가족에게 선물을 보내기 위해 시라몬코를 이용하면 안되는 걸까요?
등대에서 보이던 하얀 형체가 하얀 집의 딸 하쿠호 (이전에는 시라쓰유)의 하야타 (이전에는 이사카)를 향한 연심이라는 해석도 별로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석이 맞다면 하얀 형체는 이사카와 하야타에게만 보였어야 했습니다. 시라쓰유, 하쿠호의 연심은 그들이 자살하려 할 때 구해주었던 젊은 등대지기에게 향해 있었으니까요. 즉, 마을 어선 선장이 '하얀 사람'을 볼 수 있었다 한 들, 그걸 목격했다고 등대 상륙을 거부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얀 사람'이 귀신을 볼 수 있는 모두에게 보인다면, 그걸 '연심'이라고 하기도 힘들테고요. 무언가에 대한 집착이 구체화된다는 해석이었다면 말은 되었겠지만 그런 설명은 없습니다.
이런 경험에 진절머리가 난 하야타가 등대지기를 그만둔다는 결말도 영 아니었어요. 물론 하야타가 하쿠호의 사랑을 받아줄 리는 없지요.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도 없이 유령이 되어버린 이사카 부부를 봤으니까요. 하지만 작중 묘사를 보면 하얀 집의 무녀는 시라몬코를 부려 일본 각지를 조사하고, 심지어 아이를 납치할 수 있기까지 합니다. 그렇다면 등대지기를 그만 둔 걸로 하쿠호에게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하쿠호에게 누군가 다른 남자가 희생양이 되기 전에는 말이지요. 하쿠호에게 희생양으로 모스케라도 던져주는게 바람직했습니다.

이렇게 설명이 부족하고 결말이 대충이라는 점에서는 완성된 소설보다는 괴담에 가까왔던 작품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시리즈 1편인 <<검은 얼굴의 여우>>는 추리물이라고 하는데, 1편이나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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