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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3

우먼 인 윈도 - A.J 핀 / 부선희 : 별점 3점

우먼 인 윈도 - 6점
A. J. 핀 지음, 부선희 옮김/비채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황 장애로 집 밖에 나가지 못한지 10개월이 넘은 정신과 의사 애나 폭스는 이웃에 새로 이사온 제인 러셀과 친해졌다. 며칠 뒤 밤, 애나는 이웃집 창을 바라보다 칼에 찔려 죽어가는 제인 러셀을 목격했다. 911에 신고한 뒤 애나는 공황 장애를 무릅쓰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집 밖을 뛰쳐나가다가 기절해버렸다.

다음날 정신이 든 애나 앞에 자신이 아는 제인 러셀과 다른 여자가 '제인 러셀' 이라며 나타나서 살인 사건은 없던걸로 처리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 모든건 애나의 알콜 중독과 치료를 위해 먹는 약이 결합되어 생긴 망상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는데...

600여페이지가 넘는 대장편이라 좋은 평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여름 휴가를 맞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딱히 갈 곳도 없는 탓이지요.

작품은 최근 몇 년간 유행한 - "나를 찾아줘 (gone girl)", "인어 다크, 다크 우드", "걸 온 더 트레인" - 과 유사한, 여성 주인공 1인칭 시점의 범죄 스릴러입니다. 몇 편은 영화화되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네요. 이 중에서도 특히 "걸 온 더 트레인"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몰래 엿보던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진상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설정이 똑같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나'가 알콜 중독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설정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걸 온 더 트레인"보다는, 이런 류 내용의 원조인 1954년 작품 "이창"의 설정에 더욱 가까운 편입니다. "이창"에서 주인공 제임스 스튜어트는 다리를 다쳐 움직이지 못해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해서 심심하던 차에 이웃집을 카메라로 도촬한다는 설정인데, 이 작품의 주인공 애나는 공황 장애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해 창문으로 이웃집을 바라보고 가끔 사진도 찍는다는 설정이니까요. 그러다가 이웃집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목격한다는 것도 같고요.

하지만 단순히 설정만 따온 표절작은 아닙니다. 다리 부상이라는 물리적인 제약이 보다 정교한 공황 장애로 발전한 것은 물론, 6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여러가지 복선, 단서를 선보이면서 독자를 몰입시키기 때문입니다. '제인 러셀'과 친분을 쌓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단 한 번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애나가 넘겨짚은 것 뿐이지요.
또 이 과정에서 제인 러셀이 그려준 애나의 초상, 애나가 찍은 석양 사진 속 창문에 반사된 그녀가 찍힌 것 등이 나중에 차례로 밝혀지면서 그녀가 실제로 존재했다는게 드러나게 되고요. 애나의 아랫층 하숙인인 데이비드의 방 안에서 제인 러셀의 진주 귀걸이가 발견되지만, 그게 '캐서린' 것이라고 한 데이비드의 말도 '제인 러셀'이 사실은 캐서린, 케이티라는게 밝혀지면서 사실로 밝혀지는 등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단서는 한 개도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만 존재가 증명되지 않은 '제인 러셀'의 정체도 인상적이에요. 이 부분을 요약해서 설명드리자면, 처음에 애나가 '제인 러셀'로 알았던건 사실은 이웃집 아들 이선의 친모 케이티였습니다. 케이티는 방탕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이선을 낳았는데, 약물 중독 등으로 보살필 수 없어 입양을 보냈었습니다. 그 후 갱생한 뒤 이선의 양부 알리스타가 이사간다는걸 뉴스에서 보고 찾아온겁니다. 도중에 만난 애나가 그녀를 이웃집 엄마로 오해하자, 구태여 그걸 수정하지는 않은거지요. 때문에 케이티가 알리스타의 집에서 살해된걸 목격한 애나는 '제인 러셀'이 살해되었다고 생각하고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진짜 제인 러셀이 살해된건 아닙니다. 곧바로 진짜 제인 러셀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출동한 경찰에게 증명하고요. 결국 제인 러셀이 살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애나가 정신병자 취급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총 출동하여 애나를 압박하자, 애나 본인 스스로 모든게 환각이었다고 자기 합리화하는 장면도 그럴듯합니다. 과음에 독한 약을 수시로 다량 복용하며, 이 과정에서 본인의 무의식적인 행동들 - 제인 러셀의 사인을 써 보는 등 - 이 착각의 근거로 뒷받침 되는 덕분입니다.

애나의 광장 공포증, 공황 장애에 대한 묘사도 좋고 그 원인도 합리적입니다. 불륜을 저지른 자기 때문에 남편과 어린 아이가 죽었다면 미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이런 부분은 확실히 불임, 이혼 정도로 자책하고 망가진다는 "걸 온 더 트레인"보다는 한 수 위였습니다.

아울러 이야기 전개가 애나가 좋아하는 고전 흑백 영화들, 특히 스릴러와 느와르 영화의 소개와 함께 전개되는 방식도 아주 독특해서 마음에 드네요. 책 뒤에 부록 "애나 폭스의 영화들"이 소개되는데 총 49편에 이를 정도로 양도 방대할 뿐더러, 그 수준들도 높은 명작들이 많아서 따로 이 작품들만 챙겨보고 싶어질 정도에요. 이 작품 자체가 이런 고전 스릴러의 충실한 후계자이기도 하니, 영화화가 된다는데 영화 버젼도 기대가 됩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습니다. 특히 이웃집 아들 이선이 범인이었다는 반전은 너무 뜬금없었어요. 하숙인 데이비드도 범인이 아니고, 이웃집 남편 알리스타도 범인이 아니면 남는 사람이 별로 없기는 한데, 그래도 반칙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어진 단서가 너무 없어요. 이선이 고양이 펀치의 발이 다친걸 알고있다는걸 말함으로서 범인이라는게 드러나는건 나름 단서지만, 등장하자마자 곧바로 이선이 애나를 죽이려 하니 결정적 단서라고 하기는 힘들어요. 또 입양한 아이의 부모가 친모를 살해하는 건 그렇다쳐도, 아이가 친모를 살해하는건 억지스럽습니다. 특별한 동기도 없이 단지 짜증난다는 이유인데 이를 싸이코패스라는 말 하나로 정리해버리는건 너무 쉽게 간 느낌입니다. 싸이코패스라는 말이 막장 드라마의 기억상실증같은 만병통치약도 아닐텐데 말이지요. 이선이 애나를 죽이려고 찾아와 진상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전개 역시 편의적이면서 헐리우드스러운 발상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반전에 욕심을 부렸는데, 여러모로 아쉬웠어요.

그 외에도, 알리스타가 밤에 술을 먹고 애나의 집에 침입해서 그녀를 폭행한건 옥의 티입니다. 알리스타가 진범임을 끌고 나가기 위한 장치로 생각되는데 무리수였습니다. 이런 명백한 범죄를 저질러 꼬투리를 잡히게 할 까닭은 없으니까요. 범행 전 케이티가 지른 비명을 동네 사람들 아무도 듣지 못했다는 것도 이상하고요. 이런 류의 작품에서 흔히 있는 불필요한 묘사들도 제법 됩니다. 데이비드와 애나가 관계를 가지는 묘사가 대표적이지요. 데이비드의 캐릭터만 애매해질 뿐이에요.

지루한 심리 묘사도 많습니다. 애나의 남편 에드와 딸 올리비아와 별거하면서 스카이프로 통신한다는 1인칭 시점의 묘사도 마찬가지에요. 필요도 없을 뿐더러, 그 둘이 이미 죽었다는건 초반에 짐작할 수 있어서 별로 새롭지도 않은 탓입니다. 이런 류의 서술 트릭은 이미 숱하게 존재하니까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이 사실을 폭로하며 모든걸 애나의 착각으로 몰아가는 경찰 노렐리가 얼마나 배려심없는 쓰레기인지를 드러내는 장치 역할 외에는 쓰임새가 없는, 분량 낭비에 가까운 묘사였습니다.

덧붙이자면, 애나가 혼자 사건을 밝히지 못해 전전긍긍하는건 이해가 되지는 않았어요. 400만불 가까이 되는, 옥상에 정원까지 있는 큰 집에 혼자 사는 전직 정신과 의사라면 직접 돈을 써서 사람을 고용하여 진상을 알아보는게 현실적이지 않았을까요? '제인 러셀' 이라고 주장한 케이티의 그림과 함께 둔 체스 말에서 지문을 채취하면 정체를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말이지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술과 약에 취해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납득이 되지 않네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입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한 번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은 명불허전이며, 결말까지 이르는 과정도 정교함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스릴러라는건 분명합니다. 여성 주인공 1인칭 시점 스릴러 중에서도 빼어난 편이고요. 무리한 반전, 그리고 마지막 대결이 작위적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충분히 추천드릴만합니다.

알고보니 모중석 스릴러 클럽 레이블의 47번째 소개작인데, 이 레이블이 아직도 나오는지는 몰랐네요. 장르 문학 애호가로서 앞으로도 모중석 씨의 건투를 빕니다.

2023/12/15

"우먼 인 윈도"에서 소개된 애나 폭스의 영화들

"우먼 인 윈도" 속에서 소개된 애나 폭스의 영화들 목록입니다. 책 뒤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10월 24일 일요일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The Man Who Knew Too Much)
1956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도리스 데이 주연, 히치콕 감독이 자신이 1934년 만든 동명의 영화(영국) 를 리메이크한 작품, 휴가를 보내던 가족이 암살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으로, 극중에서 도리스 데이가 부른 'Que Sera, Sera'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길다(Gilda)
1946년. 미국. 찰스 비도르 감독, 리타 헤이워스, 글렌 포드 주연, 도박꾼 조니는 카지노 사장의 심복이 된다. 사장의 집에 초대받아간 조니는 사장의 부인이 된 전 애인 길다를 만난다. 두 사람은 강하게 이끌리고 선을 넘는다. 리타 헤이워스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이다.

10월 27일 수요일
과거로부터 (out of the Past)

1947년, 미국, 자크 투르뇌 감독. 로버트 미첨, 제인 그리어 주연, 왕년의 사설탐정으로, 지금은 은퇴하고 주유소에서 일하는 제프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조용히 살아가려던 그의 앞날에 과거의 위험한 사랑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에어플레인(Airplane)
1980년. 미국. 데이비드 주커, 제리 주커 공동 감독 및 주연, 택시 기사인 테드 스트라이커는 공군 조종사로 참전한 기억 때문에 비행공포증을 앓는다. 어느 날, 비행 승무원인 여자친구 일레인이 결별을 선언하자 테드는 엉겁결에 그녀를 따라 비행기에 오른다. 그런데 식중독으로 기장이 정신을 잃고, 테드가 조종간을 잡게 된다.

10월 29일 금요일
디아볼릭(Les Diaboliques)

1955년, 프랑스,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 시몬 시뇨레, 베라 클루조 주연, 폭력적인 남편인 미셸 때문에 괴로워하는 크리스티나에게 미셸의 정부인 니콜이 찾아와 함께 그를 죽이자고 제안한다.두 사람은 성공적으로 미셸을 죽이고 시체를 수영장에 던지지만, 그의 시체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몰락한 우상(The Fallen Idol)
1948년, 영국, 캐럴 리드 감독. 랠프 리처드슨, 미셸 모건 주연, 런던의 프랑스 대사관, 대사관 집사의 아내가 죽고, 유일한 목격자는 어린 소년 필립이다. 유럽 심리 스릴러의 고전.

공포의 내각(Ministry of Fear)
1944년, 미국, 프리츠 랑 감독, 레이 밀랜드, 마조리 레이놀즈 주연, 제2차 세계대전 중 출소한 닐이 뜻하지 않게 첩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10월 30일 토요일
39 계단(The 39 Steps)

1935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로버트 도넷, 매들린 캐럴 주연, 리처드는 자신이 첩보원이라고 주장하는 애너벨라를 돕는다. 다음 날 새벽, 애너벨라가 공격을 받아 죽고, 살인 혐의를 뒤집어쓴 리처드는 도망자가 된다.

이중배상(Double Indemnity)
1944년, 미국 빌리 와일더 감독, 프레드 맥머레이, 바버라 스탠윅 주연, 보험회사 직원인 월터는 고개인 디트리히슨의 집에 방문 했다가 그의 아내 필리스의 유혹에 넘어간다. 두 사람은 디트리히 슨을 죽이는 데 성공하지만, 보험사는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수사에 들어간다.

가스등(Gaslight)
1944년, 미국. 조지 큐커 감독. 샤를르 보와이에, 잉그리드 버그먼, 조셉 코튼 주연. 폴라는 잘생긴 그레고리와 결혼해 상속받은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그레고리는 폴라의 외출을 막고, 그녀를 정신이상자로 몰고 간다. 가스라이팅 (gaslighting)'이라는 심리학 용어와 관련이 있다.

파괴공작원(Saboteur)
1942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프리실라 레인, 로버트 커밍스 주연, 공장에서 일하던 배리는 화재로 친한 친구를 잃고 방화범으로 몰린다. 배리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방화의 배후에 있는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려 한다.

빅 클락(The Big Clock)
1948년, 미국, 존 패로 감독, 레이 밀랜드, 찰스 로튼 주연, 어떤 이를 살해한 언론 재벌 얼은 무고한 남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한다. 남자는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 한다.

그림자 없는 남자(The Thin Man) 시리즈
1934~1947년, 미국. 윌리엄 파월, 머나 로이 주연, 은퇴한 경찰인 닉 찰스와 그의 아내 노라 찰스가 사건을 풀어가는 코미디 탐정물, 은퇴한 형사인 닉 찰스는 부유한 집안의 딸 노라와 결혼한다. 닉은 느긋하게 은퇴 생활을 누리고 싶어하지만 스릴을 원하는 노라 때문에 이런저런 사건에 뛰어든다. 대실 해밋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시리즈로, 모두 6편이 있다.

도살자(The Butcher, Le Boucher)
1969년, 프랑스, 이탈리아. 클로드 샤브롤 감독, 스테파니 오드런, 장 얀느, 안토니오 파살리아 주연, 시골 학교에 부임한 교사 엘렌은 푸줏간 주인 포폴을 만난다. 포폴은 엘렌에게 반해 사랑을 고백하지만 엘렌은 거부한다. 한편 마을은 연쇄 강간, 살해 사건으로 흉흉해지고 엘렌은 포폴을 의심한다. 히치콕을 모방했으면서도 히치콕보다 더 히치콕답다는 평을 받았다.

다크패시지(Dark Passage)
1947년, 미국, 델머 데이브즈 감독, 험프리 보가트, 로런 바콜 주연, 빈센트는 아내를 살해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가까스로 감옥에서 탈옥한 빈센트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려 하고 그런 그를 아이린이라는 여자가 돕는다.

나이아가라(Niagara)
1953년, 미국, 헨리 해서웨이 감독. 마릴린 먼로, 조셉 코튼, 진피터스 주연. 나이아가라 폭포로 여행 온 신혼 부부가 다른 투숙객 부부의 갈등에 휘말린다.

샤레이드(Charade)
1963년, 미국. 스탠리 도넌 감독. 오드리 헵번, 캐리 그랜트 주연, 남편의 재산을 노리는 남자들에게 쫓기는 여자 레지나와 이를 돕겠다고 나선 조슈아가 파리에서 겪는 일을 다룬다.

서든 피어(Sudden Fear)
1952년, 미국. 데이비드 밀러 감독, 조안 크로포드, 잭 팰런스 주연, 상속녀이자 극작가인 마이라는 배우인 레스터를 만나 결혼한다. 그러나 레스터에게는 아이린이라는 정부가 있었다. 레스터는 아이린과 함께 마이라를 죽이고 그녀의 재산을 가로채려 한다.

어두워질 때까지(Wait Until Dark)
1967년, 미국, 테렌스 영 감독, 오드리 헵번, 알란 아킨 주연, 수지는 최근에 시력을 잃었다. 그녀의 남편은 비행기에서 인형을 잠시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인형 속에는 밀수된 마약이 있었고, 악당들은 수지에게 접근해 인형이 숨겨진 곳을 알아내려 한다.

배니싱(The Vanishing)
1988년, 프랑스, 네덜란드, 조지 슬루이저 감독. 버나드 피에르 도나디우, 기니 베르보에츠 주연, 연인인 렉스와 사스키아는 여행을 떠난다.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사스키아가 실종되고 렉스는 그녀를 찾아 주변을 뒤진다. 그리고 삼 년 후, 렉스에게 한 남자가 접근한다. 그는 평범한 교사로 보이지만 실은 정신병자였다.

실종자(Frantic)
1988년, 미국. 로만 폴란스키 감독. 해리슨 포드, 베티 버클리 주연, 파리로 여행을 온 부부, 리처드가 샤워를 하는 사이 호텔방에서 부인이 사라진다. 리처드는 아내의 실종이 바뀐 가방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s).
2013년, 미국,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루니 마라, 채닝 테이텀, 주드 로 주연, 우울증 환자 에밀리는 의사인 뱅크스가 처방해준 신약을 복용하고 증세가 호전된다. 하지만 몽유병 증세가 나타나면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모든 것이 약의 부작용 때문이라 믿는다.

카사블랑카(Cassablanca)
1942년, 미국, 마이클 커티스 감독, 험프리 보가트, 잉그리드 버그먼 주연, 모로코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릭은 우연히 옛 사랑인 일자를 만난다.

밤 그리고 도시(Night and the City)
1950년, 미국, 영국. 줄스 다신 감독, 리처드 워드마크, 진 티어니 주연, 런던의 밤거리를 헤매는 해리는 은퇴한 세계적인 레슬링 선수를 만나고, 생각지도 못한 음모에 휘말린다.

소용돌이(Whirlpool)
1949년, 미국, 오토 프레밍거 감독, 진 티어니, 리처드 콘트 주연. 마비 증상으로 고통받는 여자가 최면요법을 시도한다. 하지만, 최면에서 깨어난 그녀는 기억에 없는 살인 현장에서 발견되고, 용의자가 된다.

안녕, 내사랑 (Murder, My Sweet)
1944년, 미국, 에드워드 드미트릭 감독. 디 포웰, 클레어 트레버, 앤 셜리 주연, 전직 사기꾼의 여자친구를 찾는 일에 고용된 필립은 거미줄처럼 얽힌 복잡한 미스터리에 빠진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나이트 머스트 폴(Night Must Fall)
1937년. 미국, 리처드 소프 감독. 로버트 몽고메리, 로사린드 러셀 주연, 브람슨 부인은 고립된 저택에 사는 자산가이다. 그녀는 저택을 돌봐달라며 대니를 고용한다. 그녀의 조카 올리비아는 그에게 끌리면서도 그를 의심한다.

로라(Laura)
1944년, 미국. 오토 프레밍거 감독. 진 티어니, 데이나 앤드루스 주연, 광고회사 디자이너인 로라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되고, 한 남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10월 31일 일요일
현기증(Vertigo)
1958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킴 노박 주연, 고소공포증 때문에 은퇴한 경찰 스코티는 사립탐정이 된다.그는 사건을 맡았다가 마들레인이라는 여인에게 연정을 느끼고, 마들레인이 자살한 이후 그녀를 너무나 닮은 주디라는 여인에게 강박적으로 매달린다.

제3의 사나이(The Third Man)
1949년, 영국, 캐럴 리드 감독, 조셉 코튼, 알리다 발리 주연,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삼류 소설가 마틴스가 친구에게 일자리를 얻으려고 비엔나를 방문하지만, 친구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한 것을 알게 된다.

리피피 (Du Rififi Chez Lex Hommes)
1955년, 프랑스, 이탈리아. 줄스 다신 감독, 진 세바이스, 칼 모너 주연,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 토니는 여전히 충성스러운 부하 조를 다시 만난다. 조는 토니에게 보석상을 털자고 제안한다. 이 마지막 한탕을 끝으로 은퇴하자고 말이다.

11월 2일 화요일
스펠바운드(Spellbound)
1945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잉그리드 버그먼, 그레고리 펙 주연, 정신병원의 의사로 근무하는 콘스탄스는 새로 부임한 의사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사실 에드워드가 아니었고, 죽은 친구의 이름임이 밝혀진다. 남자는 기억하지 못하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경찰의 추적을 받는다.

죽음의 항해 (Dead Calm)
1989년, 오스트레일리아. 필립 노이스 감독, 니콜 키드먼, 샘 닐주연,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부가 요트 여행을 떠난다. 조용할 줄만 알았던 여행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만난 한 남자로 인해 흔들린다.

레베카(Rebecca)
1940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로런스 올리비에, 주디스 앤더슨, 조앤 폰테인 주연, 수줍은 여자가 부인과 사별한 남자를 만나 결혼해 대저택에 들어가지만, 남자는 아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1월 3일 수요일
열차 안의 낯선 자들(Strangers on a Train)
1951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팔리 그레인저, 루스 로먼 주연, 프로 테니스 선수 가이는 아내를 두고 외도를 즐기며 이혼을 바라고 있다. 어느 날 가이는 기차 안에서 브루노를 만나고, 브루노는 그에게 교환살인을 제안한다. 영화 마지막에 빠르게 돌아가는 회전목마 장면이 등장한다.

위커 맨(The Wicker Man)
2006년, 미국, 닐 라부티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고속도로 사고로 죽어가던 모자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경찰관 에드워드는 실종된 딸을 찾아달라는 옛 연인의 편지를 받는다.

로프(Rope)
1948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주연, 두대학생이 재미삼아 동급생을 밧줄로 목 졸라 죽인 후 그의 시체를 아파트에 숨긴다. 이들은 완전범죄를 위해 친구와 가족을 초대해 파티를 연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
1959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캐리 그랜트, 에바 마리 세인트 주연, 뉴욕의 광고업자가 외국첩보기관에 의해 정부요원으로 오해받아 살해될 위기에 처한다.

숙녀 사라지다(The Lady Vanishes)
1938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마가렛 락우드, 마이클 레드그레이브 주연, 여행 중인 젊은 여성이 기차에서 한 부인의 도움을 받는다. 두통으로 잠이 들었던 여성은 깨어난 뒤 그 부인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찾아 나선다. "반드리카 초특급"이라는 제목 으로도 알려졌다.

11월 4일 목요일
아담스 패밀리(The Adams Family)
1991년, 미국, 베리 소넨필드 감독, 안젤리카 휴스턴, 라울 줄리 아, 크리스토퍼 로이드 주연, 아담스 가에 이십오 년간 행방불명이던 친척이 찾아온다. 1964년 TV 시리즈로 방영된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으로, 개봉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스터 에드(Mister Ed)
1961~1966년, 미국, 저스터스 아디스 외(外) 감독. 앨런 영, 코니 하인즈 출연, 미국 C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TV 시리즈. 말하는 말인 에드와 그 주인의 좌충우돌을 다루었다. 이 소설에서 애나가 올리비아에게 언급한 물론(Of course)이라는 말이 주제가에서 말장난으로 반복된다.

11월 5일 금요일
무법자(The Outlaw)
1943년, 미국, 하워드 휴즈, 하워드 혹스 감독. 잭 부텔, 제인 러셀 주연, 서부의 무법자들이 리오 맥도날드라는 여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좌충우돌한다. 제인 러셀이 전형적인 핀업걸 이미지로 등장하는 포스터로 유명하다.

열정(Hot Blood)
1956년, 미국, 니콜라스 레이 감독, 제인 러셀, 코넬 와일드 주연, 열정적인 여성 애니와 정략결혼으로 얽힌 형제 이야기, 집시 스커트를 입고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제인 러셀을 담은 포스터로 유명하다.

11월 7일 일요일
의혹의 그림자(Shadow Of A Doubt)
1943년, 스릴러,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테레사 라이트, 조셉 코튼 주연, 미국 소도시에 사는 찰리의 단조로운 삶은 이름이 같은 찰리 삼촌이 찾아오면서 활기를 띤다. 그러나 찰리는 삼촌이 연쇄살인범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가진다.

이창(Rear Window)
1954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그레이스 켈리 주연, 다리를 다친 사진작가가 이웃들을 엿보는 것으로 소일하던 중 한 이웃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확신한다.

11월 8일 월요일
싸인(Sign)
2002년, 미국, 나이트 샤말란 감독. 멜 깁슨, 호아킨 피닉스 주연. 미국의 시골 마을에서 옥수수 농장을 운영하는 그레이엄은 어느날 원과 선으로 만들어진 복잡하면서도 거대한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한다.

로즈메리의 아기 (Rosemary's Baby)
1968년, 미국, 로만 폴란스키 감독. 미아 패로 주연, 새로운 아파 트로 이사 온 젊은 부부가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되고, 부인이 임신한 후에 더욱 심각해진다.

침실의 표적(Body Double)
1984년, 미국.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크레그 워슨, 멜라니 그리피스 주연, 단역배우 제이크는 폐소공포증 때문에 배역을 잃는다. 애인에게서도 버림받은 제이크는 다른 사람의 집을 관리해주기로 하고, 그 집에서 이웃 여자를 훔쳐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끔찍한 일에 휘말린다.

욕망(Blow-up)
1966년, 영국, 이탈리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세러 마일스 주연, 런던의 사진작가가 황량한 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던 중 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한다.

2023/08/27

마당이 있는 집 - 김진영 : 별점 1.5점

마당이 있는 집 - 4점
김진영 지음/엘릭시르

'아래 리뷰에는 진범, 트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약 회사 영업 사원이던 김윤범이 저수지 속 차 안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윤범은 아내 상은 몰래 회사를 그만둔 뒤 거래하던 의사들을 협박하다가 모르는 아이들에게 폭행을 당했었다. 상은이 발견한, 윤범이 죽기 전 숨겼던 휴대폰에는 수민이라는 아이가 성매매했다는 증거가 저장되어 있었다. 상은은 수민에 대한 정보로 윤범이 의사 박재호를 협박했다고 생각했다.
박재호의 아내 김주란은 판교의 개인 주택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은 뒤, 정원에서 시체를 발견했다. 하지만 박재호는 이를 모두 주란의 망상이라 치부했다. 주란의 증상은 그녀가 상은과 만난 뒤, 남편의 범죄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져가는데....


김태희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한국의 여성향 서스펜스 스릴러. 이용하는 구독형 이북 서비스인 '밀리의 서재'에 올라와 있길래 읽어보게 되었네요.

주인공 두 명 - 김주란, 이상은 - 시점을 오가며 진행된다는게 특징입니다. 이상은은 잔혹한 살인범이자 협박범, 김주란은 일방적인 피해자 포지션에 가까운데, 나중에 둘이 일종의 파트너 (?) 관계로 한 팀을 이루게 되는 결말로 향하는 전개가 재미있었어요. 이상은이 임산부라는 설정도 독특했고요. 임산부라서 사람들이 경계심을 잘 푼다는 상황을 잘 써먹은 장면이 두어장면 있기도 합니다.
정통 추리물은 아니지만 괜찮은 트릭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수면제를 먹여 재운 윤범을 운전석에 앉힌 뒤, 상은이 운전석 의자를 뒤로 바싹 밀고 그 위에 앉아 운전했다는 트릭입니다. 이 트릭 덕분에 윤범의 죽음은 자살로 결론내려집니다. 작고 연약한 임산부인 상은이 거구의 윤범을 조수석에서 다시 운전석으로 옮기는건 불가능하게 보였기 때문이지요.
수민이를 죽인건 박재호가 아니라 아들 승재였다는 반전도 신선했습니다. 이를 수민이 찍었던 휴대폰 속 사진으로 드러내는 묘사도 나쁘지 않았고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지루했습니다. 이상은과 김주란 모두 심리 묘사 중심의 여성향 스릴러에서 흔히 보아왔던 스테레오 타입이라서 식상했던 탓이 가장 큽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냉소, 혐오와 일종의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여성으로 묘사되거든요. 그동안 제가 읽어왔었던 <<우먼 인 윈도>>, <<걸 온 더 트레인>>,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등의 여성향 스릴러와 비교해 볼 때 다른 점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게다가 묘사만 보면 김주란은 정신병자에 불과합니다. 작품 속에서 보이는 행동에는 설득력을 느낄 수 없으며, 그동안 자신의 망상으로 많은 사고를 쳐 온걸로 - 강남 아파트에 살 때 윗 층 부부를 살인범으로 오해했던 등 - 묘사되기 때문입니다. 전업주부이면서 아들이 방에 여자아이를 숨겨놓았다는걸 며칠동안 눈치채지도 못했다는건 변명의 여지도 없고요. 이웃과 상은, 기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시선도 일방적이고 편견 및 망상으로 가득해서 불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광적인 심리 묘사와 행적이 이어지니 남편의 표정, 낚시 가방을 빨아 말렸다는 정도로 남편과 시부모님을 살인범 일당으로 모는 과정이 도무지 와 닿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녀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라는게 밝혀져서 남편에게 이혼당하는 결말을 기대하게 만들더군요.
물론 주란의 남편 박재호가 수민의 시체를 정원에 몰래 묻었고, 시체를 처리하러 간 날 집을 비웠던걸 숨긴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작 중 묘사와 행적을 보면, 박재호가 이를 숨긴건 살인을 저지른 아들과 망상증에 걸린 아내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상은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죽이려고 했던 이유도 마찬가지고요. 때문에 오히려 주란이 재호를 죽인다는 결말은 황당했어요. 주란이 왜 급발진해서 남편을 죽였을까요? 남편이 아내를 지배하고, 조종한다는 수십년전부터 차고 넘치던 설정을 가져오려면 남편은 모두 사악하다는 작품 저변에 깔려있는 일방적인 이분법적인 논리 말고 더 그럴듯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비하인드 도어>>처럼 못 봐줄 수준이라도 말이죠.
이런 이분법적 논리로 상은의 살인을 정당화 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상은의 범행에는 남편의 폭력 - 심지어 임신도 남편의 성폭행 탓 - 때문이라는 동기가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상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설령 사실이라고 해도 살인을 저지르는건 차원이 다른 중범죄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 다른 유사한 여성향 스릴러와 차별화되기는 커녕, 더 나은 점도 찾기 힘든 억지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리뷰를 남기는게 힘들 정도였어요. 이런 류의 소설은 이제 그만 읽어야 겠습니다.

2020/08/30

이창 (Real Window) (1954) - 알프레드 히치콕 : 별점 2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작가 제프리는 촬영 도중 다리에 부상을 당해 집에서 몇 주 째 깁스를 하고 지내게 되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창 밖 이웃들의 일상을 관찰하던 제프리는 어느 날, 스트레스 가득한 아내와 남편이 사는 집에서 수상한걸 발견했다. 남편이 새벽에 세 번씩이나 큰 가방을 들고 어딘가를 갔다 왔고, 그 뒤 아내는 사라진 것이었다. 제프리는 전쟁 때 전우였던 형사 도일에게 사건을 알려 주지만, 그는 남편 쏜월드와 아내가 역에서 목격되었다며 제프리의 추리를 일축했다. 

하지만 제프리의 연인 리사는 쏜월드가 아내 핸드백 속 보석을 정리했다는 제프리의 말을 듣고 아내의 죽음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어딘가 갈 때 핸드백을 두고갈 리 없다, 보석을 핸드백 안에 넣어 놓을리도 없다, 무엇보다도 결혼 반지를 두고갈 리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들은 간호사 스텔라와 함께 쏜월드를 더 철저히 감시하며 증거를 찾아내려 노력하는데....

히치콕 감독의 고전 명작이지요. "우먼 인 윈도"를 읽고 나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추리적으로 볼 만한 부분이 많네요. 윌리엄 아이리쉬의 소설이 원작인 덕분일까요? 하여튼, 쏜월드가 보석을 정리하는걸 보고 리사가 '여자라면 그럴리 없다!' 며 설명하는 장면, 동네에서 잘 노는 개가 죽었을 때 쏜월드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 개가 파헤치던 화단의 2주전 모습과 현재의 차이, 쏜월드가 욕실을 청소하고 짐을 싸는 것 등 설득력있는 단서들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요소요소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2주전 찍은 정원 사진의 네가티브 필름을 프리뷰로 본다던가, 쏜월드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스트로보를 터트리는 등 사진 작가라는 직업을 나름 활용하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쏜월드가 정원에 묻은건 아마도 아내의 머리(?) 였을거라는 마지막 대사도 섬찟하니 재미있었고요.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그레이스 켈리의 전설적인 미모라고 할 수 있어요. 그야말로 명불허전, 눈이 부실 정도였습니다. 특히 첫 등장은 'rear window grace kelly entrance' 라고 자동 완성 검색어가 뜰 정도입니다.

그러나 좋은 작품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확실히 오래된 티가 물씬 나며, 이야기도 지나치게 길고 장황한 탓입니다. 초반의 약 30분이 대표적입니다. 사건과 관계없는 일상들, 특히 제프리가 리사와 결혼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길게 풀어낼 뿐이거든요. 솔직히 그레이스 켈리의 애절한 구애를 거절하는게 말이나 되나 싶기도 했고요. 

비교적 초반에 쏜월드가 수상하다는걸 알게 되지만, 증거를 잡지 못하고 그냥 관찰만 하는 과정도 지나치게 길어서 서스펜스가 쌓일 여지가 없습니다. 빠른 호흡의 전개가 일반화된 지금이라면 1시간으로 충분히 줄일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또 제프리가 다리를 다쳐서 움직이지 못한다는 설정을 그다지 잘 활용하지 못한 건 아쉽습니다. 오히려 이 핸디캡으로 리사가 위험에 처했을 때 경찰에 신고한 뒤 아무것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영 주인공스럽지도 못했거든요.

그리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쏜월드는 시체를 어디에 어떻게 버린걸까요? 그가 세 번에 걸쳐 밤에 가지고 나간 가방으로는 시체의 모든걸 담기는 아무래도 부족해 보이는데 말이지요. 또 중반부에 트렁크를 끈으로 묶어서 어딘가로 보냈는데, 제프리의 신고로 경찰이 조사한 결과로는 옷가지만 들어있었다는게 밝혀집니다. 하지만 트렁크를 보내는건 제프리가 자기를 엿본다는걸 알아채기 전이므로, 충분히 이 안에 시체를 넣어 옮기는게 마땅합니다. 이 부분은 너무 대충 넘긴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눈여겨볼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기대했던 서스펜스와 스릴을 느끼기는 여러모로 부족했기에 감점합니다. 지루할 정도로 길기도 하고요. 21세기에 볼 만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