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07/07/12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 요네자와 호노부 / 박승애 : 별점 3점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박승애 옮김/노블마인

이곳 저곳에서 평이 좋길래 구입해 본 젊은 일본 작가의 청춘 추리물로 다섯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 단편 연작집. 막 고등학교에 진학한 주인공 커플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첫 에피소드에서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뒤 두번째 에피소드부터 제목 그대로 "봄철 딸기 타르트"와 연관되어 전체적으로 통일성을 지니는, 그러면서도 각각 일상 속의 소박한 사건들을 다루며 한편으로 완결되는 스토리가 있는 옴니버스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책입니다..

일단 장점이라면 일상 속 사건임에도 추리적으로 괜찮다는 것입니다. 굉장한 트릭은 등장하지 않지만 몇몇 부분에서의 트릭과 아이디어가 꽤 재미나더라고요. 그러니 2007년판 "이 미스테리가 굉장해!" 순위에도 등장했겠지만요. 전부 비슷비슷한 수준이지만 연작성격을 떠나서 제일 마음에 들은 이야기는 "도둑맞은 딸기 타르트" 였습니다. 그 외의 이야기들도 좋았습니다. 사실 일상 생활속에서 사람들이 강력 사건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에 이렇게 일상 속의 자질구레하면서도 소박한 사건을 다루는 것이 외려 현대 추리 소설에 더욱 잘 어울려 보이기도 했고요.
아울러 탐정역을 소화하고 있는 주인공 커플 역시도 "소시민이 되고 싶다" 라는 장래희망마저도 소박한, 명탐정의 전형을 깨버리는 우리 주위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아이들이라는 것도 정감가는 요소였습니다. (참고로 소시민이 되고 싶다는 고바토의 꿈은 추리력 과시에 의해 외려 손해를 본 과거의 트라우마라는 설정이던데 이 역시 QED의 한 에피소드와 상당히 유사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너무 만화적인, 그림이 훨씬 어울리는 트릭이 많다는 점입니다. 만화 버젼이 연재되고 있다는데 만화 쪽이 그림만 마음에 든다면 외려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 정도로 만화에 더욱 어울리는 소재들이었거든요. 책 뒤의 해설에도 나오지만 고등학교 1학년 커플이 탐정역으로 등장한다던가, 학교 또는 일상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사건들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만화 "QED"와 굉장히 닮아 있기도 하고 말이죠.

결론내리자면 시리즈 첫 작품으로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제가 읽기에는 좀 너무 어린 취향이 아닐까 싶어서 이후의 시리즈를 계속 사 볼지는 좀 생각해 봐야겠지만요. 추리물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던 초심자, 그 중에서도 20대 아래의 나이층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그런데 표지가 너무 유치한 것은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이거 무슨 아동용 동화책도 아니고...

1. 가방 찾기 대소동
고등학생이 된 후 진정한 소시민으로 거듭나려는 주인공 고바토와 오사나이. 그러나 고바토의 초등학생 동창 겐고를 만나면서 그 계획이 틀어지게 된다. 겐고는 너무나 정의감이 투철한, 앞장서기 좋아하는 열혈남아였던것. 겐고가 한 여학생의 가방 도난 사건의 조사를 요청하면서 고바토는 다시금 추리의 세계로 뛰어든다.

2. 도둑맞은 딸기 타르트
오사나이가 너무나 좋아하는 봄 한정 딸기 타르트를 실은 자전거를 도둑맞은 뒤, 고바토는 오사나이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신문부인 겐고가 의뢰한 미술부의 수상쩍은 그림의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한다.

3. 맛있는 코코아를 타는 법
주말에 오사나이와 만나던 고바토에게 겐고가 자기 집으로 놀러오라는 전화를 하고, 찾아간 둘에게 겐고는 맛있는 코코아를 대접하며 그 비결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겐고의 누나 치사토는 부엌에서 겐고가 어떤 방법으로 코코아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것을 궁금해 하며 애를 태우는데...

4. 커닝페이퍼의 비밀
오사나이에게서 시험 도중에 깨진 병에 대한 이야기를 듣던 고바토는 잠깐의 조사로 병이 깨진 이유를 알게 된다.

5. 딸기 타르트의 복수
자전거를 훔쳐간 이웃 고등학교 학생 사카가미를 우연히 발견한 오사나이와 고바토. 오사나이는 복수를 다짐하지만 고바토는 오사나이 신변을 걱정하여 겐고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하지만 선뜻 도와주지 않으려는 겐고에게 고바토는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추리한 자전거 도난 사건의 진상을 털어놓고 결국 사건을 해결한다.

2008/02/21

나선 계단의 앨리스 - 가노 도모코 / 장세연 : 별점 3점

나선계단의 앨리스 - 6점
가노 도모코 지음, 장세연 옮김/손안의책(사철나무)

하아.. 백만년만의 추리소설 포스팅인것 같습니다. 최근 바쁘기도 하고 해서 영 짬이 나질 않았네요. 이제 다시 달려봐야죠^^

이 책은 일본 미스테리의 한 줄기라 할 수 있는 "일상계 미스테리"물 입니다. 즉 어떤 대단한 사건이 일어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알쏭달쏭한 수수께끼 풀이를 다루고 있는 단편집이죠. 요네자와 호노부의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이나 와카타케 마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과 유사합니다.
이건 제가 최근 마음에 들어하는 스타일입니다. 사소하지만 생활과 곧바로 맞닿아 있는 설정이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덕분입니다. 옆집 남자가 연쇄살인마라는 이야기는, 옆집 남자가 외계인이라는 얘기하고 비슷한 수준의 비현실적인 이야기잖아요?


하지만 일상계 미스테리의 가장 큰 약점은 사건의 스케일이 작다는 겁니다. 때문에 읽어나가면서 두근두근하거나 흥미를 불러 일으킬만한 요소가 많이 없는데, 최근 읽은 일상계 작품들은 형식의 독특함이나(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재기발랄한 문체와 캐릭터들(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로 재미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 작품도 독특한 캐릭터인 이치무라 아리사로 승부한다는 점에서는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주인공인 전직 샐러리맨 사립탐정 니키 역시 중년의 나이, 전직 대기업 사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독특하기는 마찬가지고요. 이런 현실적이고 평범한 사립탐정이 새롭고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는건, 그동안 추리소설을 통해 구축된 사립탐정의 이미지가 얼마나 작위적인가를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어쨌건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단편집으로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나선계단의 앨리스", "뒤창의 앨리스", "안뜰의 앨리스", "지하실의 앨리스", "꼭대기층의 앨리스", "아이 방의 앨리스", "앨리스가 없는 방" 순서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리즈물의 첫 단편집답게 캐릭터들의 설정과 만남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일상계답게 큰 사건은 하나도 없고, 죽은 남편의 비밀 열쇠를 찾아 달라는 의뢰나 자신의 바람기를 의심하는 남편의 의혹을 씻어달라는 의뢰 등 굉장히 소박하고 실제 사립탐정에게 의뢰할 만한 사건들로 이야기가 이루어집니다. 심지어는 "개찾기"와 "애보기" 의뢰까지 있을 정도이니까요. 그러나 소박하더라도 의외로 깊은 의미가 있는 사건들, 반전이 있는 사건들이라 정통 추리의 맥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단 "지하실의 앨리스"편은 조금 반전이 약하고 사건의 개연성이 모자랐으며, "앨리스가 없는 방"은 아리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부연 설명 정도로 보여서 타 에피소드에 비하면 처집니다. 아울러 아리사라는 캐릭터의 작위성, 미모의 재벌 딸이라는 설정과 더불어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연관시켜 전개해나가는 부분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소박하고 귀여우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매력은 큽니다. 추리소설 입문자, 특히 청소년들에게 권해주고 싶을 정도로 잔잔하면서도 재미를 가져다 주는 좋은 단편집이라 생각합니다. 후속작이 기대되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2007/07/31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 夏期限定トロピカルパフェ事件 (2006) - 요네자와 호노부 / 박승애 : 별점 1.5점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박승애 옮김/노블마인

소시민을 지향하는 고교생 고바토는 컴비격인 오사나이의 여름 방학 계획인 "오사나이 스위트 섬머 셀렉션"에 동참하여 마을의 맛있는 과자가게 순례에 나선다. 그러던 중 갑자기 오사나이가 유괴되고 직후 고바토에게 수수께끼같은 문자 메시지가 날아온다. 고바토는 유일하다 할 수 있는 친구 겐고와 더불어 오사나이 구출 작전에 나선다.

전작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에 이어 읽게 된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바토-오사나이 컴비 시리즈. 전작을 그런대로 재미나게 읽었기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작과 비교한다면 실망스러웠어요. 전작을 재미나게 읽었던 가장 큰 이유가 일상속의 사소한 사건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박한 일상계 추리물이라는 것이었는데 이 작품은 일상계도 아니고 추리물도 아니거든요. 기둥 이야기인 오사나이의 유괴 이야기가 너무 황당하고 스케일이 커서 도저히 일상계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두어편을 제외한 다른 이야기들, 프롤로그나 유괴사건 관련 이야기는 별다른 트릭조차 등장하지 않아 추리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전채만 푸짐하고 메인 요리는 형편없는 코스 요리를 먹은 느낌이랄까요? 차라리 청춘 모험물이라고 포장했더라면 더 나았을 것 같아요.

그나마 읽을만 했던 것은 첫 번째 사건 - 샬로트 게임 과 두 번째 사건 - 알쏭달쏭 수수께끼의 메모 정도였습니다. 이 두 단편만 그런대로 추리물의 형식을 갖추고 일상 속 사소한 사건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죠. 샬로트 게임의 경우 지나칠 정도로 사소한 이야기라 어떻게 보면 좀 황당하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내용도 별로였지만 아무래도 제가 읽기에는 너무 어린 작품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앞으로 구입하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혹 궁금하시다면 전작만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덧붙이자면 유치한 제목과 창피한 수준의 표지 일러스트 탓에 더 구입하기가 싫어집니다....

2018/11/10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상, 하 - 요네자와 호노부 / 김선영 : 별점 2.5점

[세트]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상.하 세트 - 전2권 - 6점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엘릭시르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름 이후 헤어진 고바토와 오사나이는 각각 다른 이성 친구와 교제하게 되었다. 오사나이와 교제하게 된 신문부 열혈 부원 우리노는 매달 벌어지는 연쇄 방화 사건에 집중하여 사건을 다룬 기사를 교내 신문에 발표했다. 기사를 통해 몇 개월간 다음 방화 장소를 예언하고 맞춘 우리노는 신문부의 손으로 범인을 잡을 계획을 세우는데...

요네자와 호노부일상계 추리물의 존재를 우리나라에 처음 알림 소시민 시리즈 신간(이라고 하기는 작년에 나와서 좀 어색하지만 제 기준으로는)입니다. 십여 년 전에 출간된 책은 아동용 동화같은 커버 일러스트로 충격을 주었는데, 예쁜 일러스트의 양장본으로 재출간된걸 보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십여년 전만 해도 요네자와 호노부는 우리나라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거의 전작 출간이 되었을 정도의 인기 작가라는걸 여실히 보여주네요. 이런 추리, 미스터리 장르물의 인기에 저도 약간이나마 기여(?) 하지 않았을까 싶어 살짝 뿌듯하기도 하고요.

하여튼, 이 작품은 시리즈 1편인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보다는 2편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과 더 비슷합니다. 조금 긴 호흡의 긴 이야기가 핵심으로 펼쳐진다는 점에서요. 주인공 고바토와 오사나이가 거주하는 기라시에 매달 장소를 바꾸어가며 방화가 일어나고, 이를 쫓는 신문부 후배 우리노와 이에 얽히게 된 고바토와 오사나이의 이야기가 시간으로 따지면 2학년에서 3학년까지 거의 9개월에서 10개월 동안 펼쳐지거든요.

그런데 방화사건 쪽 주인공은 우리노이며 그와 교제하게 된 오사나이가 양념처럼 등장할 뿐입니다. 고바토가 다른 여자 친구 나카마루와 교제하며 일상계 추리를 펼치는 이야기는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어요.
이러한 고바토의 일상계는 다른 일상계들과 마찬가지로 대단한 사건들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나카마루와 함께 데이트를 가던 코바토가 만원 버스에서 누가 버스에서 먼저 일어날 것인지를 추리하고, 나카마루가 이야기해 준 자신의 오빠에게 있었던 기묘한 도난사건에 대해서 추리하고, 헤어지기 직전 나카마루가 토마토를 싫어하는게 아닌가하고 추리하는 정도입니다. 이 중 버스 이야기는 추리에 비하면 분량이 과할 정도로 길어 별로였고, 토마토 이야기는 정말로 스쳐 지나갑니다. 그래도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하는 나카마루의 오빠가 3일간 여행 갔다 온 후 집에 유리창에 깨져있고, 누군가 침입했지만 없어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는 기묘한 도난사건 이야기만큼은 꽤 괜찮았습니다. 그동안 오디오 알람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몰랐다는건 말이 안되고, 설령 이런 일이 생겨도 집 주인을 부르지 무단 침입은 하지 않겠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는 않아요. 전부 다 소소하고 심심하지만, 담백한 덕분에 일상계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그런데 연쇄 방화 사건 이야기는 불만입니다. 물론 추리적으로는 나름 번득이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특히 연쇄 방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는 괜찮습니다. 우리노가 다음 번 방화 장소를 추리해 낸 게 아니라, 사실은 우리노의 친구이자 범인인 히야가 우리노의 기사를 보고 그곳에 불을 질렀다는 건데 상당히 의외성이 있어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영화 "밀정"에서도 등장했었던, 간단한 트릭으로 용의자를 좁히고 진범을 추리해 내는 과정도 괜찮았고요.
그러나 이 이야기는 제대로 된 추리물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거의 전편에 걸쳐 탐정역을 수행하고, 온갖 추리를 펼친 우리노의 마지막 추리쇼를 박살내기 위한 오사나이의 복수극일 뿐이니까요. 게다가 복수를 위한 오사나이의 공작도 억지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 잠복해있던 우리노와 통화했을 때 고의로 기차 소리를 들려주어 현장 근처로 오해하게 만들고, 범행 현장 근처에 서점에서 책을 산 영수증을 우리노의 눈에 띄는 곳에 놔 두는 식인데 우리노가 이를 추리해낸다는 보장도 없지만 이렇게 해서 자신을 범인으로 오해하게 만든 의도가 불분명한 탓입니다. 마지막 순간 추리쇼를 펼친 우리노에게 면박을 주고 재기불능 수준의 창피를 주기 위해서? 복수라고 하니 그럴 수도 있지만 이 모든게 작위적입니다. 또 정통 추리물이라면 동기가 무엇인지를 파고들었어야 하는데 우리노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에게는 그런 인식이 전무하다는 것도 실망스럽습니다. 추리를 위한 단서도 독자들에게 공정하게 제공되지 않고요. 이래서야 잘 된 추리물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고바토가 마지막에 구리킨톤을 먹으며, 오사나이가 우리노에게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 5월 이후라고 추리해내고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멋대로 오사나이에게 키스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장면은 깔끔했지만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복수를 꾸밀 정도의 일인지도 잘 모르겠네요. 또 우리노는 명예욕은 있지만 사건에 열정적으로 뛰어든 좋은 녀석인데, 이쓰카이치의 기사로 확인 사살까지 당하니 불쌍하기만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전개는 작가의 고등학생이 등장하는 동일한 느낌의 또다른 일상계 시리즈인 고전부 시리즈와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였던 듯 합니다. 고바토가 마지막에 추리를 통해 자기 만족을 채우는 인물이라는 걸 깨닫는다던가, 오사나이는 대단한 행동력과 책략을 갖춘 팜므파탈로 묘사된 것도 같은 이유일 테고요. 소시민을 꿈꾸는 고바토 죠고로와 회색을 신봉하는 에너지 절약주의자 오레키 호타로의 캐릭터부터가 완벽하게 겹치기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것이지요. 아마 시리즈 다음 작품이 출간된다면 고바토는 보다 적극적으로 사건에 뛰어들어 추리를 펼치고, 오사나이는 추리를 위한 각종 작전을 짜내고 실행하는 행동대장 역으로 묘사되리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큰 변화가 작품에 좋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고바토야 그렇다 쳐도 오사나이 캐릭터 변화가 문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억지스러운 복수극 전개가 모두 이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에요. 그냥 예전처럼 한 발자욱 물러나 사건을 추리하는게 훨씬 좋았을텐데, 지금은 여러모로 작위적이고 억지스럽기만 해서 별로였어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일상계 추리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드는 구성은 좋고, 추리적으로도 눈여겨 볼 부분도 제법 됩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해요. 억지스럽게 설정까지 바꾸어 가며 시리즈를 이어나가느니 그냥 고전부 시리즈에 집중하는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2008/10/14

카즈는 행복해 - 미유키 노마 / 아이코 우에다 : 별점 3.5점

카즈는 행복해 1 - 8점
미유키 노마 지음/대원씨아이(만화)

최근 좀 심하게 달린(?) 탓에 포스팅거리가 떨어져 집에 뒹굴고 있는 잊혀진 추리만화를 끄집어 내 보았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베이비시터 카즈의 하트 탐정 첫번째 이야기"로,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베이비시터 되겠습니다.

프로 베이비시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는 제가 이전에도, 이후에도 본 적은 없지만 전문가적인 지식을 나열하는 "프로의 세계" 류의 만화는 아니며 놀랍게도 "추리만화" 라는 것이 이 작품의 포인트라 할 수 있으며, 베이비시터가 탐정역을 맡고 있는 만큼 대부분 일상 밀착형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일상 밀착 정도는 정말 대단해서 일상계 추리물로 잘 알려진 여러가지 작품들("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나선계단의 앨리스",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등)도 이 책과 비교한다면 대하 서사 추리물로 보일만큼 소박하고 담백한 구성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불륜이 의심되는 아기 엄마의 정체는? 우산에 씌우는 비닐 봉지를 수십장 모아가는 남자의 정체는? 같은 류의 소소한 사건들이 주로 펼쳐집니다. 한마디로 말해 그야말로 일상계 중의 일상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담백한 일상계임에도 불구하고 추리만화로서의 가치는 정통 본격물에 비해 그다지 뒤떨어지지 않는게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전개와 추리의 과정이 굉장히 합리적이에요. 단서의 제공도 공정한 편이고요. 단편 옴니버스 물이라 이야기 하나하나가 굉장히 짧은데도 한편에 이야기를 잘 압축하여 시작부터 결론까지의 설득력도 높습니다. 2권부터 큰 사건(그래봤자 아주 약간이지만요)이 벌어져서 스케일이 커지는 부분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아울러 노마 미유키씨의 원작을 동글동글하고 귀엽게 구현한 그림도 마음에 듭니다. 노마 미유키 씨도 만화가이긴 한데 작품은 몇개 찾아보니 확실히 이 만화를 그린 우에다 아이코씨 그림이 훨~씬 귀여우면서도 작품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네요. 일상계 작품이라 그런지 이 작품처럼 귀여운 순정만화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개인적인 별점은 1권만으로는 별 4점 입니다. 2권까지 포함한다면 별 3.5점이고요. 그나저나, 그다지 인기는 없었던 탓에 단행본은 달랑 2권 나오고 끝났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작가도 잊혀진 듯 이후의 작품은 출간된 것도 없네요(국내기준입니다). 일상계 추리물이라서 이야기가 별로 극적이지 않고, 내용이 너무 소박하여고담백한 탓에 "김전일"로 대변되는 연쇄살인범이 판치는 만화들과 한판 붙기에는 당시 분위기상 무리가 있긴 했을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도 큰 것 같은데 지금 보아도 추리만화로서의 가치는 충분한 작품이기에 Q.E.D의 소소한 일상 추리가 마음에 드셨던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조사해 보니 현재 절판입니다만, 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겠죠.

2024/03/08

봄 소재 미스터리 작품들

2024년 3월도 이미 1/3이 지나고 있네요. 아직은 조금 쌀쌀하지만, 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봄은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며,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젊음이 약동하는 계절입니다. 이런 점에서 '죽음'이 가득한 미스터리 작품과 잘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벚꽃피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던가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삼월은 붉은 구렁을" 같이 제목에서부터 봄이 떠오르는 작품들도 많지만 보통 봄은 단순히 무대 배경으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요. 
그래도 '봄'이라는 계절 자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런 작품을 몇 편 찾아서 소개해드립니다.

첫 번째는 기타모리 고의 "꽃 아래 봄에 죽기를"입니다. 하이쿠 동호회 회원 가타오카 소교가 세상을 떠난 뒤, 그가 무연고자라는게 밝혀집니다. 회원 중 한 명이었던 나나오는 생전의 인연으로 왜 소교가 고향을 버리고 살게 되었는지?를 뒤쫓게 됩니다. 소교가 "원하건대 꽃 아래 봄에 죽기를, 그 추운 음력 이월의 보름에"라는 싯구처럼 죽어갔기도 했지만, 소교의 사체가 발견된 방에 놓여있었던, 계절보다 빨리 벚꽃이 피어있었던 벚나무 가지가 다른 살인 사건의 증요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봄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벚꽃은 일본에서도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소재이기에 봄을 무대로 한 다른 작품에서도 주요한 소재로 사용됩니다. 사보에 매월 연재되는 단편이라는 주제로 묶인 단편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의 첫 번째 이야기 "벛꽃이 싫어"에서 처럼요. 오래된 아파트에서 일어난 방화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내용으로 봄 벚꽃놀이와 벛꽃잎이 중요한 단서로 등장합니다. 아파트 이름마저도 '사쿠라기장(桜木荘)'이니, 이 역시 봄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보아도 무방하겠지요.

이 두 편은 살인 사건, 방화 등의 강력 사건이 등장하지만 무겁다기보다는 잔잔하면서도 가벼운 일상계 느낌의 단편들입니다. 봄이 소재이자 배경이라면 앞서 말씀드렸듯 미스터리를 잘 결합시키는건 쉽지 않았을테니까요.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물인 '미시마야' 시리즈 6번째 작품 "눈물점" 수록작인 시어머니의 무덤"은 "벛꽃이 싫어"와 똑같이 봄의 벚꽃놀이를 소재로 삼았지만, 섬찟한 괴담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같은 소재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진게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괴담, 공포물로는 스티븐 킹의 "딸기봄"도 빼놓기 힘듭니다. 8~10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시기로는 봄이지만 아직도 추운 비정상적인 시기에 연쇄 살인이 일어난다는 내용이거든요. 봄이 봄답지 않게 춥다면, 확실히 미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봄을 주요 소재로 삼은 미스터리 작품 중 제가 떠올린건 이 네 편입니다. 다른 분들의 추천과 생각도 궁금해집니다.
 
마지막으로,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2010/06/02

덧없는 양들의 축연 - 요네자와 호노부 / 최고은 : 별점 2.4점

덧없는 양들의 축연 - 4점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북홀릭(bookholic)

"인사이트 밀"로 잘 알려진 일본의 젊은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5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신작 단편집.
부유한 가문의 어두운 부분을 다루고 있다는 점과 모두 여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으로 묶이는 "기묘한 맛" 류의 연작단편집입니다. 일상계 소품이었던 작가의 전작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고, 클로즈드 써클 정통 본격 추리 스릴러였던 "인사이트 밀"과도 전혀 다른 장르로 작가의 도전 정신이 눈에 띕니다.

그러나... 도전은 좋았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전작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트릭' 덕분에 추리적으로는 볼 만 했었습니다. 이러한 트릭 창작력은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허나 이 작품은 추리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합니다. 트릭이 거의 등장하지 않을 뿐더러, 거의 모든 이야기의 동기가 애매하고 설득력이 없는 탓입니다. 물론 장르가 정통 추리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가의 명성에서 일말의 기대를 했었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아울러 "기묘한 맛"류의 작품치고는 반전이나 서늘함 역시 별로 뛰어나다 하기는 어렵다는 것도 문제고요.

그리고 작가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설정과 전개는 여전히 별로입니다. 일상계 두 편은 아무래도 일상계이기에 비현실적인 설정이 덜했고, "인사이트 밀"은 설정보다는 트릭이 포인트라서 단점을 많이 상쇄시키지만 이 작품에서는 연작이라는 주제에 얽매여 작위적인 설정이 난무합니다. 그래서 단점이 더욱 두드러지는 느낌이에요. 하녀와 메이드, 그리고 광기에 가까운 집착은 너무 만화적인 설정이잖아요? 부유한 가문의 어두운 진실이라는 주제도 현실적이지 못한 낡아빠진 설정이고요.

작품별 상세 분석을 통한 별점은 2.4점입니다. 작가의 단점이 두드러지고 장점은 잘 보이지 않아 감점합니다. 개인적인 베스트는 "덧없는 양들의 만찬"인데 그나마도 별점은 3점에 불과하네요. 차라리 만화 원작이었다면 더 나았을 뻔 했습니다. 다음 작품은 작가가 스스로의 장점을 잘 살린 정통 본격 퍼즐 미스터리를 선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덧붙이자면 출판사 홍보문구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블랙 미스터리 연작 소설. 상류계급의 영애들만 가입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독서 모임이 있다. 남들에게 알릴 수 없는 은밀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바벨의 모임'. 명예, 애증, 꿈…. 이 '바벨의 모임'에 소속된 영애들과 그 집안을 둘러싼 차갑고 매혹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인데 이거 완전 과장광고예요! 뭔가 온다 리쿠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은, 환상이고 뭐고 없는 내용이며 주요 소재인 것으로 보이는 "바벨의 모임"이 중요하게 등장하는 작품도 딱 두 편 뿐이라 연관성을 지녔다고 말하기 힘들거든요. 게다가 "블랙 미스터리"가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패트리시아 하이스미스나 로열드 달이 "블랙 미스터리" 작가던가? 홍보 문구에 낚이는 게 한두 번은 아니지만 씁쓸합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집안에 변고가 생겨서"

후키코의 오빠로 부적절한 행실 탓에 집안에서 쫓겨났던 소타가 저택을 습격하다가 한 손을 잃는 큰 부상을 입고 사라졌다. 그 뒤 후키코의 고모와 할머니가 살해당한 채, 그것도 한손을 잃은 상태로 발견되는데...

탄잔 가문의 후계자이자 외동딸인 후키코의 하녀 유우히의 수기 형태로 전개되는 작품. 

일견 전형적인 고전 추리소설과 같은 전개죠? 하지만 급작스럽게 후키코의 지병(?)이라는 동기로 마무리되며 이야기는 안드로메다로 가 버립니다. 정말이지 동기가 이해하기 어렵고 너무나 뜬금없었어요. 몽유병이라는 설정 역시 작위적이었고요. 후키코가 비밀스럽게 읽는 책들을 유우히에게 보여주는 장면이 나중에 동기와 연관된다는 부분 하나만 마음에 듭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북관의 죄인"

무츠나 가문의 정부의 딸로 태어난 나(아마리)는 북관에 거주하는 무츠나 가문의 후계자 소타로의 하녀 겸 간수가 되었다. 절대 북관을 나갈 수 없는 소타로의 부탁으로 다양한 물건들을 구해주지만, 그 물건들의 사용처는 몰랐다. 하지만 소타로가 병으로 사망한 뒤, 남긴 그림을 통해 물건들의 사용처를 알게 된다.

작품들 중 가장 합리적인 동기, 즉 "돈"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작품 자체는 동기와 범죄보다는 소타로가 아마리에게 부탁한 여러 가지 물건들의 사용처를 더 궁금하게 만듭니다. 식초로 시작해서 압정, 실톱, 막자사발, 목재, 니스, 연을 날릴 때 쓰는 실, 마로 된 천, 납, 계란, 피, 라피즈라줄리 원석들 말이죠. 이 물건들이 앞부분에서 등장했던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앞과 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전개가 아주 깔끔해서 마음에 드네요. 그림에 약간의 장치를 통해 서서히 색깔이 변해가도록 했다는 트릭이 사건의 진상, 즉 아마리의 범죄를 드러낸다는 내용도 괜찮았고요.

그러나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를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너무 번잡스러웠고,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한 것 자체가 그다지 설득력이 없고 작위적이어서 아쉬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장난스러운 장치 이외의 의미는 없던 트릭 역시 문제였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산장비문"

무역상 타츠노의 별장 비계관의 관리인 야시마는 조난당한 등산객 오치를 구해준 것을 계기로, 손님이 없어 활기 없는 비계관에 손님을 찾아오게 할 묘책을 생각해 내는데...

"바벨의 모임"과는 별 관계없는 별장 관리인이 등장합니다. 합리적인 내용과 이야기 전개가 깔끔했던 소품이에요. 

다만 마지막에 입막음의 수단으로 쓴다는 '만지면 손을 벨 것처럼 날카롭고 사람을 때려죽일 수도 있는 벽돌 같은 덩어리'라는 묘사는 지나치게 기교를 부린 느낌이라 별로였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금괴라고 하던가. 아니면 그냥 죽이던가...

그래도 합리적인 동기와 더불어 오치의 생사를 놓고 도우미 유키코와 두뇌싸움을 벌이는 등 흥미진진한 전개 등으로 평균적인 수준의 재미는 보장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타마노 이스즈의 명예"

오구리 가문의 외동딸 스미카의 유일한 친구는 하녀 이스즈.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후계자 지위에서 박탈당한 스미카는 집안에 유배되고 목숨까지 위협받게 된다.

할머니에게 지배되는 시골의 명문가라는 설정은 21세기에 들고 나오기에는 너무 낡은 게 아닐까요? 손자 타이하쿠의 죽음과 노마님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건의 연쇄 역시 그다지 논리적이지 않고요. 또한 스미카의 추측과 추정으로만 진행되고, 이스즈의 심리 묘사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등 사건으로 성립하는 게 힘들어 보였습니다. 서늘한 느낌은 괜찮았는데 뭔가 좀 미완성인 느낌이 강한 작품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덧없는 양들의 만찬"

졸부 오노데라 가문의 딸은 일기에서 "바벨의 모임"의 소멸에 대해 다룬다. 이유는 그녀가 "아밀스턴 양 요리"를 가문의 요리사 나츠에게 시켰기 때문이었다...

일기라는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작품으로, 스텐리 엘린의 걸작 단편 "특별요리", 윌리엄 아이리시의 긴박감 넘치는 소품 "색다른 토끼스튜 (손톱)" 등 명작 추리 소설 속 요리들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기 때문에 즐길거리가 많았습니다. '맛'보다 '머리'로 즐기는 것이라는 아밀스턴 양 요리에 대한 설명과 마지막 결말의 서늘한 느낌도 괜찮았고요.

하지만 1인칭의 일기 형태로 작품을 진행시킨 것은 불필요한 설정이라 생각되며, 전개도 지루한 편이라 마지막 반전의 맛이 부족한 것은 좀 아쉽네요. 그래도 "기묘한 맛"류의 작품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2017/02/22

2016년 하우미스터리 선정, 올해의 추리소설!

2015년 하우미스터리 선정, 올해의 추리소설!

매년 이맘때쯤 발표되는 2016년 하우미스터리 선정 올해의 추리 소설결과입니다. 후보작은 작년보다 49권 늘어난 290권입니다. 그러나 투표 인원은 50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투표하신 분들이 대부분 추리 애호가라는 점에서 꽤 믿을만한 투표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읽은 작품은 공동 3위 포함 총 5권 중 딱 1권 뿐입니다. 이래서야 추리 애호가라고 하기도 어렵겠네요. 제가 뽑은 1~3위는 아예 순위에도 없고요. 독서 취향이 오래전 고전 취향인 탓도 크겠지만 그래도 올해는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2016년의 1~3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1위 15표 :
"파인더스 키퍼스" 스티븐 킹, 황금가지

2위 13표 :
"여왕국의 성" 아리스가와 아리스, 검은숲

공동 3위 9표
"라이프 오어 데스" 마이클 로보텀, 북로드
"맹인탐정 맥스 캐러도스" 어니스트 브래머, 손안의 책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푸른숲

마지막으로, 제 선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위. 천사들의 탐정 - 시간이 흘러도 건재한 사와자키의 매력 

2위.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 고전부 전에 소시민이 있었다! 일상계의 매력

3위. 맹인탐정 맥스 캐러도스 - 완성도를 떠나 고전의 소개는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