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인더스 키퍼스 - ![]()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황금가지 |
천재 작가 로스스타인의 원고를 훔친 모리스는 흥분 상태에서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는데, 35년만에 가석방되어 돌아왔다. 한편 숨겨진 원고를 찾아낸 피터 소버스는, 원고와 함께 있던 현금을 가족의 행복을 위해 써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돈이 다 떨어지자, 원고 일부를 동생 티나의 사립학교 진학을 위해 팔려고 계획했다. 이 계획을 알게 된 드루 홀리데이는 오히려 피터를 협박하여 원고를 손에 넣으려 하는데...
빌 호지스 3부작의 두번째 작품으로 "미스터 메르세데스" 후속작입니다.
스티븐 킹 작품답게 쉽고 재미있게 읽힙니다. 끝까지 쉬지 않고 달려주는 덕분입니다. 숨 쉴 틈 없이 사건이 계속 벌어져서 눈을 떼기 힘들었어요.
묘사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특히 범죄자 모리스 시점 묘사가 아주 대단합니다. 광기어린 집착을 보이는 정신병자의 편향된 사고를 날 것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데 굉장히 자극적이기 때문입니다. 흡사 포르노나 하드고어 호러물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이런 부분은 전작과 비슷하네요. 집착의 대상이 거장의 미발표 원고라는 점도 왠지 공감이 갔고요. 저 역시 한때(?) 오덕이었으니까요.
인물 설정도 괜찮습니다. 모리스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잘 묘사되어 있으며, 또다른 주인공인 피터 소버스도 설득력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평범한 초등학생이라면 대충 처리했을 로스스타인의 원고의 가치를 알아본다는 설정을 학교 수업과 연결하여 소개하는 점이 그 중에서도 백미였어요. 여러분, 학교 수업이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을 빌 호지스 3부작으로 만든건 최악입니다. 호지스 패밀리보다는 모리스와 피터의 대결이 핵심이며, 홀리와 제롬은 그냥 등장한다 싶을 정도로 별다른 활약이 없는 탓입니다. 심지어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벌어진 최후의 대결마저도 빌 호지스는 물론이고 다른 호지스 패밀리는 없어도 됩니다. 피터가 붙인 불로 모리스가 타 죽는 게 끝이니까요. 제롬의 도움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는 설정은 억지로 시리즈로 만들기 위한 사족일 뿐입니다. 하기사 빌 호지스에게 사건이 의뢰된 이유도 피터의 동생 티나가 제롬의 동생 바브라와 친구라는 이유 때문이니 말 다했지요. 과연 이런 일로 탐정에게 사건 의뢰를 할까요?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에게 알리는게 당연하지요. 이것 역시 억지로 시리즈에 끼워 넣었습니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 외에도 피트의 아버지가 메르세데스 킬러에게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던가, 메르세데스 벤츠 킬러 브래디가 등장하여 일종의 백치 상태로 살아난 묘사를 그린 부분도 마찬가지에요. 시리즈만 아니었으면 다 빼도 무방한 설정들입니다. 게다가 브래드가 무언가 초능력을 얻었다는 떡박이 던져지는 것은 정말 최악이었어요. 불필요한 설정을 통해 후속작을 암시하다니, 돈독이 올라도 너무 오른게 아닌가 싶더군요.
이보다는 정신병자 모리스 대 여동생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모범생 피터와의 대결로 그리는게 훨씬 나았습니다. 빌 호지스 패밀리는 팬 서비스 수준의 카메오 등장이면 충분했어요.
전개도 열심히 달려주기는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전부 우연입니다. 모리스가 숨겨 놓았던 트렁크를 피터가 발견하는건 전개상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모리스가 원고를 훔치게 된 계기를 만든 드류 홀리데이가 이후 피터의 노트 판매 계획에 엮이는건 우연이라도 너무 지나칩니다. 피터가 원고를 숨긴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심지어 바로 그 장소에서) 최후의 대결이 벌어진다는 것도 작위적이기는 마찬가지고요. 스티븐 킹이 나이가 들어 변한건지 모르겠지만 전편과 마찬가지로 가족의 중요성과 해피 엔딩을 강조한 결말도 와 닿지 않았습니다. 피트 어머니가 모리스에게 총을 맞지만 살아난다는 것이 대표적인데 억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휙휙 읽히는 재미만큼은 명불허전으로 킬링 타임용으로는 최고의 선택이지만, 단점도 명확하기에 감점합니다. 딱히 추천드리기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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