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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9

초초패미컴 - 타네 키요시 외 / 문성호 : 별점 2.5점

초초패미컴 - 6점
타네 키요시 외 지음, 문성호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이전 읽었던 <<초 패미컴>>의 후속작. 전작과 마찬가지로 '패미컴'으로 발매되었던 여러가지 게임들 중 특기할만한 것들을 소개하는 것이 중심인 책입니다.

많은 게임이 소개되는데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던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당대 유행과 트렌드를 알려주는 작품들입니다. 혼다의 인기 소형차 '시티'가 주인공인 <<시티 커넥션>>, 그리고 <<북두의 권>>과 <<매드맥스>>에서 영향을 받아 탄생했다는 세기말 황야를 무대로 한 레이싱 게임 <<마하 라이더>> 등이 대표적이죠. 다양한 당시 컨텐츠를 원작으로 한 게임들도 같은 류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또 물건이 많네요. <<스타워즈>> 게임에 등장하는 '전갈 베이더', '갸오스 베이더', '크라도스 베이더', '완파 베이더' 등의 악당은 그야말로 대폭소에요. <<맛의 달인>> 게임의 후짐과 억지스러움도 아주아주 인상적이고요.
유명인들과 관련된 작품들도 눈에 띕니다. <<명탐정 산마>>와 같이 당시 유명인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이 이렇게나 많았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유명 크리에이터들의 활약도 돋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공각기동대>> 3인방인 오시이 마모루, 이토 가즈노리, 카와이 켄지가 손잡고 만든 RPG <<산사라 나가>>는 어떤 게임이었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심거리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 내세워 새로운 흐름을 만든 작품들이었습니다. 비키니 여성 전사가 주인공인 <<몽환전설 바리스>>, <<아테나>>라던가 전투 미소녀 안드로이드 밀리아가 등장하는 <<가딕 외전>>, 소노다 겐이치의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던 <<갈포스>> 등이 대표적인데, 전부 아는 작품들로 옛 추억이 소록소록 떠올라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네요.

조금 자세하게 들여다보자면, <<바리스>>의 유코는 이 바닥에서 전설같은 존재로 어린 시절 상당히 호감을 가졌던 누님입니다. 그런데 여기 소개되는 패미콤 버젼은 흑역사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엉망으로 이식되었다고 합니다. '쿠소게'로 언급되고 있는 것이죠.



SNK의 아테나는 <<아테나>>라는 게임으로 첫 등장한 듯 한데 접해보지는 못햇습니다. 하지만 <<킹오파>> 시리즈로는 잘 알고 있죠. SNK 간판걸로 아직 쌩쌩한 현역이기도 하고요. 패미콤 버젼은 아케이드판을 이식한 것인데 '비키니'가 방어구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방어력 '0'의 물건이라는 합리적(?) 설정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방어력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만은....


<<갈포스>>. 소노다 겐이치의 이름을 알린 작품이죠. 당시 우리나라 잡지 소개자료에서 보았던 게임도 무척이나 하고 싶었었는데 결국 손대지 못하고 애니메이션만 봤던 기억이 납니다.


<<가딕 외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컴파일의 슈팅 게임으로 비행형으로 변신 가능한 미소녀 휴머노이드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특이하네요. 본편보다 외전이 유명해진 이유는 주인공 밀리아의 존재가 컸던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 <<가딕>>은 밀리아는 단지 설정 문장에만 존재했는데 <<가딕 외전>>에서는 도트 그래픽으로 게임 본편에 화려하게 등장한다고 하니까요. 참고로 아래의 밀리아 일러스트는 가토 나오유키 (스튜지오 누에)의 대표작 중 하나라고 언급됩니다.


이렇게 재미난 정보가 많이 있지만 아쉽게도 단점도 큽니다. 게임을 잘 모르면 큰 재미를 느끼기 힘든데, 전작에 비하면 유명한 게임이 별로 없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나마 아는 게임도 흔해빠진 아케이드 이식작인 <<팩맨>>이나 <<봄버맨>>, <<마계촌>>, <<이카리>> 등이니 새로울게 없죠. 때문에 재미는 전작보다 못합니다.
도판이 부실하다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앞서 소개해드린 것 같은 특징적인 주인공이나 메카닉 도판 정도는 충분히 소개해줄 만 한데 글로만 떼우는 것도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작권 문제가 있었을까요?
아울러 뒷부분에 수록된 <<패미컴 헌터, 난부선을 가다!>>와 같은 리포트는 오시키리 렌스케가 동참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용과 큰 상관이 없는 단순 추억담에 불과해서 분량 낭비로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게임의 역사, 혹은 패미컴 게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거나, 굉장한 추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즐기기가 어려운 서브컬쳐 분석 자료입니다. 여러모로 추천드리기는 좀 애매하네요. 가격도 비싼 편이고요. 컬러 등으로 도판을 보강하고 보다 멀티미디어 측면을 강화한 e-book 버젼이라면 모를까, 구태여 구입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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