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피어의 맛있는 모험 1 - 토마토수프 지음, 문기업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댐피어의 맛있는 모험 2 - 토마토수프 지음, 문기업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댐피어의 맛있는 모험 3 - 토마토수프 지음, 문기업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댐피어가 남해의 여러가지 새로운 문물 소개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제목처럼 식재료에 대한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에 대해 탐구심을 불태우는 댐피어의 성격을, 처음 접하는 식재료로 만든 요리도 거침없이 도전하는 모습으로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열망, 탐구심은 갖추지 않은 옥스퍼드 출신 항해사 카울리와 비교됩니다. 카울리는 자주 새로운 식재료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역해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거든요. 불법 사략선을 조사하는 왕의 밀명을 받은 요원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마찬가지로 카울리가 댐피어에 감화되어 새로운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후에는 카울리도 새로운 식재료를 먹고 맛있어 하는 모습을 선보이고요. 카울리의 연구는 갈라파고스 제도 해도라는 실질적인 결과물로도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는 대항해시대 버젼의 <<던전밥>>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든 구한, 어떻게 보면 괴물과도 같은 새로운 식재료를 요리해 먹는데 탐구심을 불태운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거든요.
하지만 실제 있었던 이야기이고, 갈라파고스 섬의 이구아나가 특별히 맛있다는 등 실존하는 식재료와 요리에 대한 소개가 많다는건 장점입니다. 야자나무 심 요리라던가, 바나나와 비슷한 플랜틴, 맘미 애플 등의 식재료 묘사는 보기만 해도 재미있었습니다. 쉽게 구해 먹을 수는 없어도 실존한다는 점에서 판타지 식재로보다는 훨씬 큰 동경심을 품게 만드네요.
아래와 같이 지금 가정에서도 재현 가능한 조개 요리같은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집니다.
대항해 시대 당시의 사회상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묘사라던가, 사략선 면허 등 이야기 전개에 필요한 정보들은 충실하게 알려줍니다. 이런 정보들을 아래와 같이 학습만화처럼 소개해 주는 것도 좋았고요.
하지만 선뜻 추천드리기는 애매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작화입니다 동글동글, 귀염귀염한 작화 자체는 매력적인데 작품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항해 시대 해적 행위, 전쟁, 살인 등의 묘사가 팬시 인형같은 캐릭터로 보여지니 영 와닿지 않더라고요. 배경도 디테일과 깊이감이 부족하고, 고증도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던전밥>> 수준의 작화였다면 훨씬 좋았을겁니다.
게다가 이런 작화 탓에, 댐피어의 라이벌(?)인 링로즈와의 관계는 보이즈러브 물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링로즈 덕분에 댐피어는 탐구심을 불태우고, 링로즈도 댐피어의 적극성에 감화되어 성장해 나가는 관계인데 말이지요. 작가의 의도일 수는 있겠지만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또 엄연한 범죄자인 사략선의 해적질을 미화하고 있다는 문제도 큽니다. 작중에서도 사략선 면허를 조작하여 해적질을 하고 있다고 설명되니, 엄연한 범죄자들입니다. 이들의 행동에 뭔가 정당성이 부여되고 있는 듯한 전개는 영 아니다 싶어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계속 구입해 볼 예정이지만, 담고 있는 사상은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다소 학습만화 성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 딸에게 권해주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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