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전투식량을 먹어보다 - 키쿠즈키 토시유키 지음, 오광웅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굉장히 특이한 주제를 깊숙이 파고드는 AK Trivia book 시리즈의 한 권.
제목 그대로 세계의 전투 식량과 그 역사, 기타 관련된 정보를 다루고 있는데 초반에 등장하는 여러 국가들의 현용 전투 식량에 대한 소개부터가 엄청난 수준입니다. 심지어 레이션 별 칼로리까지 소개하고 있을 정도에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전투 식량에 치킨 누들, 즉 라면이 포함되어 있다던가, 프랑스 전투 식량은 그 맛이 빼어나서 과연 프랑스답다던가, 스위스 전투 식량은 그냥 민간 시장용 시판물을 패키징한 것에 불과하다던가 등 재미있는 정보도 많고요. 개인적으로는 소개된 국가들 전투 식량 중에서는 러시아 것이 가장 탐났습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왠만한 쇼핑몰에서 다양한 국가의 전투 식량을 구입할 수 있어서 특별한 내용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허나 하루의 3끼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등 이 책에서 제공하는 상세 정보를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나름의 가치는 확실합니다.
이러한 현용 전투 식량 소개 외에도 미국 독립전쟁에서부터 다루고 있는 병영식의 역사 등 관련 자료도 풍부합니다. 미국 남북 전쟁부터 통조림이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심지어 당시 깡통 통조림을 생산했던 밴 캠프사와 언더우드사는 현재도 건재하며, 당시와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니 한 번 구해서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그 뒤는 1차 세계 대전, 2차 세계 대전과 베트남 전쟁과 현대의 병영식이 소개되는데 역시 꽤 흥미로왔습니다. 병영식, 전투 식량의 발전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간단하게나마 일람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기도 하고요. 2차 세계 대전과 베트남 전쟁 전투 식량이 별 차이가 없는게 좀 의외였습니다. 2차 대전 때 어느정도 전투 식량의 형태가 완성된 탓이겠죠.
기본적인 주식 외에도 초콜릿이나 잼, 사탕류와 기타 국가별 특이한 음식들이 망라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레이션을 구성하는 가열제와 액세서리 백으로 제공되는 각종 액세서리 및 커틀러리와 식기, 조리 도구 등 관련된 아이템에 대한 소개도 상세합니다. 전투 식량 속 단골 아이템을 꼽아서 언제부터 전투 식량에 포함되어 제공되었으며, 국가별로 어떤 차이를 보내는지를 알려주는 챕터도 흥미로왔고요. 맨 마지막에 '오래전 야전식을 재현하자!'는 취지로 소개하는 미국 독립전쟁, 남북전쟁과 구 일본 육군 야전식 레시피 역시 재미있는 아이디어였다고 생각됩니다. 딱히 해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요.
모든 내용이 방대한 도판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확실히 일본인들이 뭔가 집요할 정도로 파고 드는건 잘하네요.
그러나 일본인이 쓴 책이라 일본 자위대, 그리고 2차 대전 당시 구 일본 육군의 전투 식량과 병영식에 관련된 정보가 많다는 건 아쉽습니다. 자위대 전투 식량은 전 메뉴를 소개하고 있기까지 하거든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그래도 대한민국 육군의 전투 식량도 소개되고 있다는게 위안거리입니다.
그리고 전투 식량 소개와 역사 및 기타 정보가 이른바 선진국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단점입니다. 제 3국이나 아프리카 등의 전투 식량 소개가 더 많았으면 했는데 말이죠.
그래도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저처럼 '잡학다식' 쪽 분야에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다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전투 식량도 좀 사 먹어 봐야 겠군요. 러시아, 없다면 프랑스 것이라도요. 또 AK Trivia book 시리즈도 몇 권 더 구입해 보아야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