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해 고대병기 - 미즈노 히로키 지음, 이재경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얼마전 <<세계의 전투 식량을 먹어보다>>가 꽤 괜찮았기에 찾아본 AK 트리비아 북 시리즈 중 한 권. 100개의 꼭지별로 각각 소개 1페이지, 그림 1페이지의 구성으로 여러가지 고대 병기와 병기가 사용된 전쟁 등 '트리바아'라는 말에 걸맞는 여러가지 잡학스러운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AK 트리비아 북 시리즈 중에서 '도해' 라는 단어가 붙은 시리즈는 모두 동일 시리즈가 원전이라 생각됩니다. 표지, 내지의 디자인과 책의 구성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라면 이 '도해' 시리즈는 영 재미가 없다는 점이지요. 이유는 책마다 조금 다른데, 우선은 '도해', 즉 정교한 그림으로 설명되는 여러가지 정보를 기대하고 읽었지만 정작 도해 자체가 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읽었던 <<도해 전국무장>>이 딱 그런 경우였어요. 제 리뷰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여기 수록된 '도해'는 제대로 된 일러스트나 그림이 아니라 파워포인트 보고 자료 같은 도식화된 그림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바로 이 책의 경우입니다. 도해라는 말에 어울리게, 소개하는 고대 병기에 대한 일러스트 자체는 나쁘지는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정말로 정리되지 않은, '트리비아'라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잡학적인 지식 전달에만 치중할 뿐이라는 겁니다. 일단 고대 병기가 무슨 기준으로 선정되어 소개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분류도 엉망이라서 전차와 공성 병기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요. 그리고 성에 장치하는 뾰족한 나뭇가지인 세르부스나, 성 외곽에 설치한 함정인 리리움을 '병기'라고 소개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이러한 기준이라면 '해자'도 병기인 셈이니까요. 에우리알로스와 마사다가 소개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그냥 '요새' 그 자체인데 말이죠. 하긴, '트로이 목마'까지 병기라고 소개되고 있는 판이니 요새가 병기인 것도 당연한 걸까요?
또 문명의 수준에 있어 '고대 병기'를 논하기 어려울 일본의 투석기와 배가 소개되는 건 억지스러웠습니다. 중국의 수, 당나라 시기의 무기라니 다른 기원전 무기들과는 시기 자체도 맞지 않고요. 구태여 소개할 필요없는 사족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자료를 먼저 조사하고, 재미있을 법한 내용을 뽑아내어 대충 '고대 병기'라는 제목으로 모아서 만든 책입니다. 물론 살라미스 해전의 전법이라던가, 3단 갤리선과 5단 갤리선의 구분 등 도해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정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투석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진보였다는 인장 스프링과 토션 스프링의 차이는 이 책처럼 그림으로 설명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거에요. 글로는 이해하기 힘들었을테니까요. 또 체계적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더라도 한 개, 한 개의 이야기는 읽을만 했고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앞서의 이유로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약간 속았다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거든요. 내용을 세분화하여 '고대 무기', '고대의 공성전' 등으로 보다 상세하게 분류하여 책을 발매하는게 맞았을 것 같습니다. 제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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