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세계대전의 에이스들 - 김진영 지음/가람기획 |
"연합함대"로 접해보았던, 출판사 가람기획의 세계전사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제목 그대로 제2차 세계대전 중 각국의 에이스들 - 독일 에이스 6명, 영국 에이스 6명, 미국 에이스 3명, 일본, 소련, 핀란드 각 1명 - 18명이 소개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저술되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절반 이상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와 흡사합니다. 특히 독일군 에이스들 이야기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에리히 하르트만이나 아돌프 갈란드, 아프리카의 별 한스 요하임 마르세유, 발터 노보트니 등은 다양한 관련 서적은 물론, 나무위키를 통해 더 자세한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분량도 한 편 씩 웹진에 소개될 정도의 분량에 불과해서 그다지 상세하지도 않고요. 전투 기술에 대한 묘사보다는 인간적인 고뇌와 같은 디테일이 살아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워낙 많은 인물이 소개되는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적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격추 대수가 200대를 넘었던 슈퍼 에이스 중 한 명이었던 헤르만 그라프는 독일 패망 후 소련에서 포로 생활을 하던 중 공산주의자가 되겠다고 하여 소련의 선전 활동에 이용되었고, 결국 귀국은 일찍 했지만 ‘배신자’라는 낙인을 극복하지 못한 채 용접공으로 여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만화 "수리부엉이"에도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했었죠. (인터넷에 자세한 글이 있긴 한데, 이 책의 내용과 거의 동일하여 퍼온 것으로 보입니다.)
또 상대적으로 유명한 독일군 에이스들에 비해 영국과 미국의 에이스들은 아무래도 격추 대수가 독일군에 비하면 부족하고 인기도 그리 높지 않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는 비슷한 비중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내용도 꽤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전투기 무장사 출신으로 비교적 많은 나이에 기량이 만개하여 28기의 일본기를 격추한 프랭크 캐리, 38기의 독일기를 격추하고 전후 영국군 부원수 자리에까지 올랐던 쟈니 존슨 등이 그러합니다. 에이스들의 전투 상황에 대한 상세한 증언도 아주 좋았습니다. "스핏파이어로 고도 4000미터에 도달한 뒤 슈퍼차저를 켜 속도를 올려 적기의 꽁무니를 따돌릴 수 있었다"는 식의 구체적인 장면 묘사처럼요.
이렇게 장점이 업지는 않지만 그래도 별점은 2점입니다. 절반 가량이 인터넷 등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라는 단점이 너무 크네요. 물론 이 책이 원전 중 하나일 수는 있겠지만, 독보적인 무언가가 있지는 않으며, 위인전으로 보기에도, 미시사 서적으로 보기에도, 전사로 보기에도 애매하다는 점도 감점 요인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관심 가져볼 만하겠지만, 그렇지 않으시다면 굳이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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