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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0

다빈치의 부엌 - 데이브 드위트 / 김지선 : 별점 2.5점

다빈치의 부엌 - 6점
데이브 드위트 지음, 김지선 옮김/빅하우스


요새 너무 바빠서 블로깅할 시간도 별로 없네요. 오랫만에 리뷰 남깁니다.

이 책은 다 빈치의 노트 및 해당 시기의 여러가지 기록을 통해 이탈리아 요리에 대해 탐구하는 미시사 서적으로 다 빈치의 삶과 그의 노트 속 요리가 중요하게 등장한다는 점에서 약간 <접시 위에 놓은 이야기 : 카사노바의 맛있는 유혹>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단순히 특정인물의 삶과 특정 요리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전반적인 음식 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훨씬 방대하고 복잡한 책이라는 뜻이죠.

목차별로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첫번째의 "음식 르네상스"는 새로운 요리들이 어디서 어떻게 전래되었으며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알려주고 있는 전체를 조망하는 항목입니다. 후추와 향신료들을 사용한 이유 (후추는 의약품으로도 사용되었기 때문)와 그 때문에 변한 맛, 그리고 "거대한 존재의 사슬"이라는 르네상스의 지식관을 바탕으로 한 식재료들 같은 것은 상당히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거대한 존재의 사슬"은 일종의 등급표인데 양파 같은 구근식물은 최하등급이고 신 바로 아래에 있는 불의 범주인 불사조가 최상등급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른 식재료 순서는 돼지 - 양 - 쇠고기 - 송아지고기 순서이며 새들은 모든 동물 중 가장 윗자리로 오리와 거위 - 닭 - 일반 조류 순서라고 하네요. (앞에서 뒤로 갈 수록 등급이 높은 것입니다) 이 기준이면 치킨은 상당히 상위권 음식이군요. 참새구이는 불사조 바로 아래고!
두번째의 "최초의 요리왕"은 당대 이탈리아에서 "요리왕"이라고 불리웠던 마르티노의 요리책 <조리의 기술>에 실린 레시피가 중심인 항목입니다. 이후 르네상스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바르톨로메오 스카피의 요리책 <오페라>까지 소개되고 있죠. 암살을 막기 위한 연회의 구성까지 실려있는 등 당대 문화를 잘 반영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번째의 "리조토, 마카로니, 설탕의 나라"에서는 제목 그대로 지금도 이탈리아 요리를 대표하는 리조토, 마카로니의 역사는 물론 설탕을 이용한 요리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네번째의 "화덕에서 주방까지"에서는 당대 주방의 모습과 주방에서 사용되었던 여러가지 기구들이 등장하며 다섯번째의 "다 빈치의 부엌"은 다 빈치가 고안한 주방기구의 소개에 이어 다 빈치가 실제로 어떤 것을 먹었을지에 대해 추리하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다 빈치가 당시에 어떻게 살았는지가 함께 설명되기 때문에 책의 제목에서 기대했던 내용과는 가장 잘 맞는 항목이었다 생각되네요.
여섯번째의 "환상적인 연회들"은 르네상스 시대 초기를 빛냈던 화려한 연회들과 연회들에 올라간 음식들이 소개되며 마지막 "세계 최고의 요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요리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는 항목으로 이탈리아 요리의 르네상스를 다룬 책의 마지막 목차에는 딱 맞는 항목이었어요.

내용도 재미있는 편이나 당대의 책들에서 가져온 참고용 도판도 만족스러우며 레시피도 충실합니다. 특히나 현대에도 재현할 수 있도록 일종의 대체 재료 및 현대 기준에 맞춰 수정하여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해 먹어도 충분히 맛있을 것 같더군요. 개중 가장 간단할 것 같은 다 빈치의 샐러드 드레싱을 소개해드리자면
신선한 이탈리아 파슬리 10작은술 (간 것), 신선한 스피어민트 1작은술 (간 것), 신선한 타임 1작은술 (간 것), 올리브유 3/4컵, 와인식초 1/4컵, 소금과 새로간 후추 (맛내기용) 을 더해 1컵으로 만들면 된다고 하니 참 쉽죠?

그러나 단점도 있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목차가 시기나 주제별로 잘 정리된 느낌은 아니었어요. 또 제목과 다르게 다 빈치에 대한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것도 기대와는 다른 부분이었고요. 그래도 르네상스 초기 음식 역사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어줄 뿐더러 내용도 꽤 재미있는 편이라 음식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책도 상당히 예쁘게 나온 만큼 소장용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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