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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4

세계의 불가사의한 건축 이야기 2 - 구마 겐고 외 / 권은희 : 별점 2.5점

세계의 불가사의한 건축 이야기 2 - 6점 구마 겐고 외 지음, 권은희 옮김/까치글방
세계의 불가사의한 건축이야기 - 스즈키 히로유키 외 / 유인경
건물 하나당 한장 분량의 짤막한 글과 사진으로 구성된 전편에 이어지는 건축물 관련 서적. 몰랐는데 아사히 신문 연재 컬럼이라고 하네요.

이 책의 장점은 아주 확실합니다.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사진이 굉장히 멋지다는 점이죠. 글들은 4명의 작가가 썼는데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움이나 기묘함만을 설명하는 다른 작가들과는 다르게 그 건축물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보는 후지모리 데루노부의 글이 가장 좋았습니다.
덧붙이자면 일본에 라이트 등 유명 건축가들이 건물이 제법 있다는 정보는 솔깃했어요. 여행 갔을때 좀 알고 돌아볼걸...

그러나 건축물에 대한 정보전달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하다는 점, 전편보다 참신함과 재미가 부족하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첫번째 단점은 건축물에 대한 감상 중심의 글로 이 책을 사진과 함께하는 일종의 에세이로 규정한다면 단점이 아닐 수도 있으나 두번째 단점은 좀 치명적이에요. 에펠탑이나 런던의 유리달걀같은 관광지화된 유명 유적에다가 가우디, 르 코르뷔지에, 반 데어 로에, 라이트 등 유명 건축가의 대표작들은 이런저런 다른 매체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왔던 것들로 이 책의 제목인 "불가사의한" 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되거든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 아트북같은 책의 성격은 마음에 들지만 전편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에 든 건축물들을 몇개 꼽아본다면,
<카이딘 황릉>
베트남 촤후의 황제 바오다이 바로 직전의 황제인 카이딘 황제의 능. 철근 콘크리트와 가우디 취향의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지만 슬프고 품위가 없는 분위기라는 기묘한 건물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왔습니다.

<긴타이쿄>
그야말로 우키요에의 풍경그림같은 독특한 다리.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야마구치현, 이와쿠나번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르세 미술관>
1970년대초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1968년 5월 혁명 후 이의가 제기되어 보존이 결정되고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건물.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내용은 잘 알고 있었지만 20세기에 대한 이의제기가 관광 명소 만들기에 불과했다는 씁쓸한 결말이 인상적입니다.

<이탈리아의 몬테마르티니 뱍물관>
히틀러의 전체주의와는 다르게 이탈리아의 파시스트는 미래파를 후원하는 등 디자인 선진국 다운 미의식의 소산이 보였다죠. 그래서인지 다른 국가의 오래된 건물을 박물관화하는 프로젝트는 모두 <오르세 미술관> 처럼 역사적 건물 안에 근현대 미술품을 전시한 의외성이 특징이나 이 미술관은 고대 조각을 수용했다는 독특함이 돋보입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것이 영원한 디자인 대국다운 면모라고 하네요.

<스트로베리힐 빌라>
고딕 호러 <오트란트 성>의 작가 호레이스 월폴이 자신의 고딕 취미를 반영하여 건축한 자택. 당시 기준의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잔뜩 집어넣으려 노력한 것 같은데 사진만 보면 괴기스럽다기 보다는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다 느껴집니다. 시대가 많이 변한 탓이겠죠.

<긴자 라이온>
1934년에 개업한 맥주 마니아의 성지. 건축적인 의미 보다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가보고 싶더군요. 사진만 보면 뭐... 그냥 강남 지하에 있는 맥주집같긴 하지만요. 참고로 이 <긴자 라이온>은 대일본맥주의 직영 맥주홀로 1934 년 개장하였으며 연중무휴로 생맥주 한잔은 25전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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