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왜 연쇄살인범이 되었나 - 슈테판 하르보르트 지음, 김희상 옮김/알마 |
독일 여성 살인범에 대한 논픽션으로, 여러 여성 살인범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그녀들이 저지른 범죄에서부터 재판 과정과 그 결과, 범죄를 저지른 이유까지 모두 분석하고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건들이 많이 실려 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침묵, 그리고 살인"에서 다루고 있는, 아이 아홉 명을 낳자마자 죽인 수잔네 헤흐트 사건입니다. 아홉 명이나 죽일 때까지 주위 사람들이 몰랐다는(또는 모른 척했다는) 내용도 충격적이나, 분석한 살인의 동기 또한 충격적이에요. 가장 큰 동기는 원치 않은 첫째의 임신이었습니다. 임신을 꼭꼭 담아두고 삭히다가 어른들이 알아차리고 나서야 수습되었으며, 이런 경험은 자신이 실패한 것의 책임을 늘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주변 환경을 탓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됩니다.
왜 피임을 하지 않았으며 왜 낙태를 하지 않았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위의 이유로 무작정 다른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만 기다렸다고 해석하네요. 만약 원했던 도움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이는 죽는다는 것이죠...
그리고 배 속에 품고 산 아이에게 어떻게 모성애가 없을 수가 있냐는 당연한 의문에는, 모성애는 출산 이후 만들어지는 것이 크다고 답합니다. 출산 후의 기쁨과 아이 키우기의 고통이라는 부정적 효과 중, 부정적 효과는 원치 않는 아기를 낳았을 때 생기며 자기 자신조차 감당할 수 없는 미숙한 인격에 살가운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여성에게 원치 않는 아기는 처분과 처치의 대상일 뿐이라고 하네요.
몇 년 전 서래마을 냉동실에서 발견된 영아 사체를 둘러싼 사건이 떠오르기도 해서 더 몰입해서 읽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여성 살인범의 전형이라는 "블루베리 마리", 간호사 연쇄살인을 다룬 "죽음의 천사" 등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어요.
별점은 3점. 분석이 많고 조금 지루하다는 단점으로 감점하였으나, 이런 류의 논픽션을 좋아하신다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단, 동기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는 부분은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네요. 사건이 얼마나 충격적인지가 더 관심거리인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제게는 "호" 쪽이었습니다만...
그나저나 독일은 유달리 이런 책이 많이 나오는 듯한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지 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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