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김전일 2부 11~12 연금술 살인사건 - 아마기 세이마루 / 사토 후미야 : 별점 0.5점

 

소년탐정 김전일 2부 12 -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서울문화사(만화)

<이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년탐정 김전일 2부 11~12권. 장편에 조금 안되는 길이의 <연금술 살인사건>과 단편 <고도 1만 미터의 살인> 2편이 실려있습니다.

일단 <연금술 살인사건>.부터 소개하자면, 김전일이 주식으로 저축을 홀라당 날렸다는 겐모치 경부의 부탁으로 거액의 금이 숨겨져 있다는 섬 "연금도"로 떠난 뒤 섬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그린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정말 해도 너무 한 수준의 망작이네요. 하나의 통짜 금속으로 이루어진 문을 하룻밤 사이에 원하는 부분만 녹여서 돌파한 뒤 나오면서 다시 완벽하게 메꾸어서 밀실을 만든다는 트릭이라니... 이건 벽을 뚫어서 통과한 뒤 벽을 메꾸어서 밀실을 만든다는 황당한 아이디어와 동급의, 아니 오히려 그것보다도 못한 일고의 가치없는 만화적 상상력에 불과한 이야기잖아요? 아무리 융점이 낮은 금속이라도 그렇지 하룻밤사이에 이 모든 작업을 완벽하게 마무리한다는 건 범인이 용접의 신이라도 불가능했을겁니다.
게다가 범인을 옭아매는 단서인 제비뽑기도 말이 안되는건 마찬가지. 종이 하나가 다른 번호라는게 뭐 그리 중요한 단서인지 알 수가 없어요. 처음에 카미오카가 이야기했듯 본인이 후카모리 호타루 팬이어서 참여했다고 한 만큼 그걸로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아울러 경찰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신상만 조사해도 동기가 누구한테 있는지 뻔히 드러나는데 이런 섬에서 불편하게 살인을 저지를 이유 자체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작위성이라는 측면에서 한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고 말이죠.

한마디로 인기 있을만한 소재 - 외딴섬의 저택, 보물찾기, 밀실살인사건, 연쇄살인사건, 고정 캐릭터 출연 등등등 - 를 긁어모아다가 작위적인 모래성을 쌓은 것, 그것이 이 작품의 정체입니다. 모든 면에서 부실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어요. 별점은 0.5점입니다.

두번째 작품 <고도 1만미터의 살인>도 어처구니 없기는 마찬가지. 뻔할 뿐 아니라 그나마의 증거라는게 '냄새'라는 어이없는 트릭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자기가 마약밀수를 파헤친 부하와 함께 비행에 나서는 기장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을지 궁금하기 짝이 없네요. 간만에 등장한 아케치 경시의 또다른 슈퍼맨적인 능력을 선보이는 것 말고는 역시나 건질게 하나 없기에 별점은 마찬가지로 0.5점. 그래서 도합 0.5점입니다. 

이제는 정말 대체 이 시리즈가 왜 계속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몇년사이의 계속된 망작 출간 이후에도 사람들에게 기대를 갖게 만드는 이름값이 남아있었지만 이젠 정말 그나마도 소멸해 버렸다 생각되거든요. 차라리 김전일이 죽어버리던가 해서 시리즈를 끝내는게 늦었지만 시리즈의 이름을 유지할 유일한 선택이 아닐까 싶네요. 어쨌건 저는 이제 더 이상 이 시리즈를 찾아볼 일이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