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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경성 자살 클럽 - 전봉관 : 별점 3점

 

경성 자살 클럽 - 6점
전봉관 지음/살림

황금광시대, 경성기담럭키경성에 이어지는 전봉관의 경성 관련 서적 네번째 작품입니다. 출간된지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알고 구입해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식민지 조선의 경성에서 벌어진 자살 사건을 다루고 있는 책으로,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1부는 "근대 조선의 사랑과 전쟁", 2부는 "근대 조선 잔혹사" 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작들과 비교한다면 재미와 사료적 가치는 좀 떨어진다 생각됩니다.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건" 등 유사 도서에서 이미 접했던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죠. 1부에서 많이 다룬 연인들의 "정사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그러한데, 대표적인 것은 윤심덕과 김우진의 현해탄 정사와 평양 명기 강명화 정사사건, 그리고 2부의 홍옥임, 김용주 동성애 정사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또 몇몇 이야기의 경우에는 새롭고 재미있긴 했지만 관련 기사 한두건의 내용을 통하여 이야기를 재조명하고 있기에 탄탄한 느낌이 부족해 보이기도 했고요. 예를 들자면 "상하이 국제 삼각연애 살인사건" 의 경우는 내용 전체가 "개벽" 1934년 12월호 "국제 삼객애의 혈제"에서 발쵀한 내용이더군요.

물론 전봉관씨의 몇 안되는 자료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능력은 여전히 돋보이고 다른 책들에서도 많이 접했던 사건들의 이면을 설명한다던가 - 윤심덕, 김우진 사건의 경우 후일담이라 할 수 있는 "생존설"을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 하는 부분은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으며 입시 지옥에 관련된 내용 같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기에 책 자체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외에 독립운동에 관련된 이야기도 재미있었고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 등장하는 것은 경성 관련 도서를 많이 읽다보니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좀 더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새롭게 알게된 내용이 많았더라면 4점은 충분히 줄 수 있는 책인데 아쉽네요. 그래도 경성을 무대로 한 창작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군말하기 어려운, 참으로 고마운 책이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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