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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도리 - 미키의 대잡화사전 : 별점 3.5점

 

제가 좋아라 하는 작가 중 한명인 도리 미키의 에세이집입니다. 한때 꽂혀서 일본 여행 중 만다라케를 뒤져 다수의 단행본을 구입한 적도 있었죠. 좀 투박하고 올드한 개그센스와 그림체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뭔가 기발하고 허를 찌르는 묘한 재미가 있어서 상당히 좋아했었습니다.

국내에는 그다지 소개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소개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작가이기도 해서 작품 구하기가 쉽지 않아 요새는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형과 우연히 간만에 방문한 북오프에서 발견하고 비록 만화도 아니고 글자뿐인 에세이집이지만 옛 생각이 나서 구입하게 되었네요.

제가 일본어가 딸리는 관계로 전체 에세이의 절반정도만 겨우겨우 이해했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한데 절반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했던 묘한 재미는 전해줍니다. 예를 들자면 뉴질랜드에 여행가서 스키를 즐기고, 또 뉴질랜드 굴지의 리조트 타운에서 관광을 한 이야기를 한참 쓰다가 결말은 선물로 사온 특산 키위 쵸콜렛을 동네 슈퍼에서 발견했다는 것 같은 거죠. 어찌보면 굉장히 일반적이고 뻔한 이야기에서 당황스럽기도 한 허를 찌르는 부분이 툭 튀어나오는 것이 신선하고 묘했습니다. 그 외에도 스스로의 만화에 써먹었다는 다양한 에피소드들, 재미난 일화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네요. 특히 스스로 만화에 써먹었다는 몇몇 에피소드는 제가 구입한 단행본에 몇개 실려있어서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고요. (비치 보이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에 대한 에세이였습니다)

평범하지만 아주아주 약간 기묘한 만화가의 아주아주 약간 기묘한 에세이집이랄까요. 어정쩡하게 기묘한게 정말로 마음에 들었기에 번역된다면 좋겠지만 책 자체도 15년 전에 나온 낡은 책일 뿐더러, 국내에 만화조차 제대로 소개되지 않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먼 곳으로 가고파"가 잠깐 나오다 말았죠) 작가이기에 기대는 접는 것이 낫겠죠. 저의 어설픈 일본어 실력이 아쉬울 뿐입니다. 별점은 절반만 이해했기에 3.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혹시 이 작가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직 인터넷 서점에서 팔고 있는 "먼 곳으로 가고파"를 한번 구입해 읽어보세요. 기묘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독특한 개그를 만끽하실 수 있을 겁니다. 취향에 맞는다면 말이죠. 찾는 김에 "경성탐정록"도 같이 한번 찾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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