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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4

럭키경성 (樂喜京城) - 전봉관 : 별점 3점

 

럭키경성
전봉관 지음/살림

경성기담의 작가 전봉관씨의 신작입니다. 경성기담이 일본강점기 시대의 여러가지 범죄를 다루었다면 이 책은 크게 1,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투기에 관련된 내용 중심으로, 2부는 당시 거액의 재산을 희사한 거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1부가 훠~얼씬 재미있었습니다.^^

1부에는 총 4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함경북도 나진의 부동산 투기열풍, 미두왕 반복창의 인생유전, 소설가 김기진의 이중생활, 조선취인소 슈퍼개미 열전의 4편의 이야기인데 모두 재미있고 신선한 이야기였습니다. 나진의 부동산 투기 열풍에 관한 글을 읽다보면 지금과 부동산 투기에 대한 것은 하나도 다르지 않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미두왕 반복창의 인생유전을 읽다보면 지금도 주식 등에서 패가망신하는 개미들이 겹쳐지기도 했고요. 그 외 소설가 김기진의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야기라던가 조선취인소에서 활동하던 승부사 유영섭이나 주식왕 조준호 등의 이야기 역시 흥미진진하더군요. 특히 미두왕 반복창, "반지로"의 이야기는 정말 한편의 드라마라서 영상화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파란만장했습니다.

하지만 2부의 금광왕 이종만이나 유기장수 이승훈, 평양 백과부와 여걸 최송설당 이야기는 뭐랄까, 감동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긴 하지만 썩 재미는 없더군요. 28전29기만에 금광왕이 된 이종만과 보부상에서 시작해서 거부가 된 이승훈의 이야기는 괜찮았는데 뒤의 여성 2분의 이야기는 그냥 재산을 희사했다... 정도 수준의 이야기였거든요. 백과부 이야기는 가끔 뉴스에 나오는 "김밥할머니 전재산 XX대학에 기부" 라는 기사 수준의 이야기였고, 이승훈과 최송설당의 재산형성 과정에는 아무래도 문제가 많이 보이기에, 물론 전 재산을 희사했다라는 것은 대단하지만 그 가치가 많이 희석되는 측면이 있어 그리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한 전봉관씨의 자료 수집 능력에는 경의를 표하며, 단지 사건만 나열하지 않고 어느정도 문장으로 재 구성하여 읽기도 편하고 각 인물들의 후일담도 충실히 소개하고 있는 등 자료로서 꽤나 괜찮은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재미도 있는 만큼 이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 아닐까 싶네요. 저 역시도 조선취인소나 미두시장 등의 이야기는 꽤 인상이 깊었던 만큼, 언젠가 써먹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지금 알라딘에서 구입하면 전작 "경성기담"을 같이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으니 구입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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