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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8

기묘한 신부 - E.S 가드너 / 장백일 : 별점 2점

 

기묘한 신부
얼 스탠리 가드너 지음, 장백일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변호사 페리 메이슨에게 한 여성이 찾아와 자신의 친구의 이야기라며 실종된 남자와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페리 메이슨은 그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그녀를 설득하여 진실을 털어놓게 유도한다.
그러나 그녀는 거절하고 사무실을 떠나고, 그녀가 이미 선금을 지급한 것을 알게 된 페리 메이슨은 독자적인 조사를 통해 사건에 대해 대략 파악하게 되나 그녀의 전 남편 그레고리가 피살된 후 그녀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게 되는데...


페리 메이슨 시리즈. 리뷰는 "관리인의 고양이"와 "말더듬이 주교" 이후 세번째네요. 그런데 이 작품은 여러모로 다른 작품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다른걸 다 떠나서 "실제로 의뢰인이 사건을 저질렀다" 라는 황당한 진상 탓이 크죠. 때문에 페리 메이슨이 법정에서 사건을 뒤집는 결정적 장면도 "꼼수" 일 뿐이며 그 속에 담긴 진상을 파악해서 역전하는 것이 아니기에 실망스러웠어요. 진상 역시 희박한 근거를 통해 드러내는 것이라 추리적으로 보기에 상당한 무리가 있었으며, 그녀가 범행을 저질렀고, 그것은 정당방위였다라는 당연한 이론을 도입하지 못하는 과정의 설득력도 빈약했고 말이죠.

또한 굉장히 간단할 수 있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결혼"이라는 설정을 도입해서 불필요하게 질질 끈 티가 나는 것도 별로였습니다. 별거 없는 사건인데 왜 이리 등장인물은 많은지... 게다가 등장하는 대부호와 그 아들 캐릭터는 너무 스테레오 타입이라 짜증이 날 정도였어요. 꼭 무슨 붕어빵 기계에서 찍어놓은거 같은 전형적인 미국식 대부호 캐릭터더라고요.

물론 흥행 대마왕이자 탁월한 스토리텔러인 가드너의 작품답게 아주 건질게 없는건 아니에요. 이런저런 재미만 놓고 본다면 꽤 괜찮은 편이긴 하거든요. 또 제가 읽은 페리 메이슨 시리즈 중에서는 법정씬이 제일 길고 유쾌하며 활약도 엄청나서 페리 메이슨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고요. 후대 미국의 대중 소설에 큰 영향을 준 듯한 요소가 많이 보여서 나름 흥미로우며 재미만 놓고 본다면 그런대로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러나 앞서 말했듯 추리적으로 헛점이 많아서 잘 된 추리소설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중소설"과 "추리소설"의 줄타기를 잘 실천한 작품이긴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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