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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1

CMB 박물관 사건목록 15 / 16 / 17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에서 1.5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15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6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7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오랫만에 그동안 읽지 못했던 후속권을 몰아 읽었습니다. 세 권이나 더 나왔다니!

그런데... 추리적으로는 건질 게 단 한 편도 없다는 놀라운 사실에 직면했습니다. 각 권당 4편씩 이야기가 들어가 있어 내용은 풍성한데, 오로지 신라의 캐릭터와 다양한 박물학적 지식, 유물들에만 의지하고 있거든요. 가뭄에 콩 나듯 있는 비교적 괜찮은 설정이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에피소드들도 작가가 전개하는데 실패했거나, 무리하게 박물학적인 설정을 녹여내려다 실패한 것만 눈에 뜨일 뿐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이고 시리즈인데 난감합니다. 이래서야 왜 "Q.E.D"하고 구분해서 전개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결론적으로 15, 16권은 별점 2점, 17권은 별점 1.5점입니다. 추리물로 접근하는 게 무리라면, 설정을 잘 살려 "갤러리 페이크"처럼 박물학적 지식 쪽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래서야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돈만 아까운 결과물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괜찮았던 에피소드를 꼽아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5권

"낚시"는 신라가 학교 친구들과 낚시를 갔다가 우연찮게 마약 밀매 사건을 목격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추리적으로는 억지가 심하고 어차피 경찰 수사로 밝혀졌으리라 생각되는 점이 많아 건질 건 없지만, 나름 코믹한 전개가 인상적이라 꼽아봅니다. 신라가 사건 해결을 위해 '경이의 방으로 안내'할 때 억지를 부리지 않고 상식적인 선에서 타협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퀼트 한 조각을 가지고 옛 친구의 마지막 메시지를 풀어낸다는 "퀼트"도 괜찮았습니다. 솔직히 과정의 설득력은 거의 없어서 추리물로 보기 힘들고 잘 짜여졌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마지막 장면 하나만큼은 멋있었거든요. 신라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16권

"나스카의 지상화"는 고의성 없는 상황을 이용하는 트릭이 괜찮았습니다. 동기 부분에서 설명이 부족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감점 요소지만, (과연 말 한마디로 살의를 느낄 수 있었을까요?) 추리적으로는 그런대로 점수를 줄 만합니다.

"레야크"에서 볼만한 것은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을 전개에 결합하여 별볼일 없는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입니다. 물론 사건 자체가 뻔해서 별다른 추리의 과정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요.

17권

17권은 정말로 4편의 단편 모두가 함량 미달이라 꼽기가 힘듭니다만, 아주아주 평범한 일상계물로, 시골 노인의 장난으로 인해 신라와 타츠키 일행이 겪는 재난을 다룬 "카쿠레자토"가 그나마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외의 단편들은 단순한 오해와 억지에 불과한 내용들이라 다 별로였습니다.

2009/01/07

최근 읽은 추리만화 약간 긴듯한 감상

이번 추리만화들 리뷰는 약간 깁니다. 리뷰에 앞선 총평으로는 "건질게 없었다" 되겠습니다.^^


명탐정 코난 63 - 2점
아오야마 고쇼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전편에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의 교살 사건, 회전 초밥집에서의 독살 사건, 켄타의 아버지가 관련된 사고사로 위장된 살인사건,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설의 폭주족 마녀가 등장하는 안개속 도로의 의문의 폭주족 질주 사건까지 4건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일단 양적으로는 풍부합니다.

그러나 질보다 양이라는 표현은 만화에 쓰는 표현은 아니죠... 전체적으로 추리의 수준이 너무나! 낮습니다.
첫번째의 교살 사건은 트릭이 너무 억지죠. 아무리 죽음을 감수한다고 결심했다해도 최후의 순간, 즉 죽을때 피해자가 발작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되거든요. 차라리 피해자가 스스로 자기 목을 졸랐다고 하지 그랬어?
그리고 세번째의 대부호의 사고사로 위장된 살인사건의 경우는 조금만 수사한다면 범인을 밝혀내는 것은 시간문제였을것 같을 뿐더러 앞부분의 "전국 코지마씨 선발대회"라는 억지스러운 설정이 기본적인 상식을 망각하고 있기에 언급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마지막 폭주족 마녀 이야기는 대단한 트릭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합리적인 트릭이라 트릭 자체는 봐줄만한 수준이긴 합니다. 그러나 동기 등 다른 부분은 완벽할 정도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죠.

그나마 두번째 회전 초밥집 독살 사건은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회전 초밥이라는 무대를 이용한 트릭이고 동기 등도 잘 배분되어 있는 등 이야기 자체는 깔끔했으니까요. 별점은 두번째 에피소드만이라면 2점 정도? 그러나 전체 통합한다면 1점입니다.

그동안 추리적인 부분의 모자람을 채워주었던 기본적인 재미마저 많이 빠진 모습이라 이제 어느정도 한계에 달한 듯 싶어 안타깝기까지 하네요. 연재를 중지하라는 말 까지는 못하겠지만 좀 쉬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CMB 박물관 사건목록 9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의 스핀오프인 CMB도 이제 9권째군요.
이번 권에는 세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첫번째는 페루 안데스 산맥 잉카문명의 유적지인 태양의 신전 지하도에서 벌어진 교수 실종-살해 사건과 잃어버린 황금도시에 관한 이야기이고 두번째 이야기는 일상속 소품같은 학교안에서 벌어진 고가의 그림 도난 소동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는 스쿠버 다이버의 사고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평하자면, 첫번째 이야기는 스케일에 비한다면 이야기전개가 설득력을 많이 잃고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길잡이 소년의 행동이라던가 그 후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했거든요. 이야기가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는 느낌도 강하고요.
두번째 이야기는 일상계 소품으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트릭을 통해 벌어지는 사건인데,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조건이 너무 빈약하고 장치 자체도 상당히 부실해서 실효성이 부족해 보여 역시나 범작 수준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 트릭 자체는 사실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이 시한장치 트릭이 발동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나 까다롭다는 점에서 작가가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 스쿠버 다이버 이야기는 추리적으로 뭐라 논하기 어려운 이야기라서 아예 논외고 말이죠.

그나저나 이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점점 크게 느끼는 것인데 왜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켜 스핀오프화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 정도로 이번권은 QED 이야기라 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을것 같거든요. 물론 수학에 치중된 QED와 비교해 본다면 이 시리즈쪽은 박물학적인 부분을 많이 다루고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학자풍의 전문지식을 지닌 탐정이 등장한다는 점과 이야기 전개방식, 그리고 포맷 자체가 너무 똑같습니다...

차라리 한가지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만큼 이번 편은 부족함이 많이 느껴졌기에 좋아하는 작가이고 좋아하는 시리즈이지만 별점은 2점밖에 못주겠습니다.

환영 박람회 1 - 6점
토우메 케이 지음/학산문화사(만화)
2007년 11월에 나온 작품으로 지난 주말 북오프에 갔다가 우연찮게 구입한 책입니다. 너무 뒷북인가요? 하여간 충동구매였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짤막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내용은 다이쇼 말-쇼와 초기 시대의 도쿄를 무대로 하여 명문가 출신의 탐정과 수수께끼의 조수를 주인공으로 한 옴니버스 시리즈로, 전부 6편의 이야기에 아주 짤막한 번외편 이야기 한편이 실려있는데 정통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추리물적인 성향이 강한 모험물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1화의 연쇄 폭탄테러범이야기와 3화의 바꿔치기당한 골동품 족자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는 추리물로 봐도 손색없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나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다이쇼-쇼와 시대의 도쿄를 무대로 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경성탐정록" 필이 나는 것이 무척 반가웠거든요. 그림도 취향이었던 만큼 2권도 구입해 봐야 겠더라고요.

별점은 반가운 마음을 더해 3점 주겠습니다. 4점을 주고 싶기도 한데 정통 추리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 감점 요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무슨 뜻일까요? 첫 출간 당시 제목만 보고 양판소 계열 작품으로 오해하고 구입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거든요. 다른 제목이었다면 진작에 읽어 봤을텐데 말이죠...

2011/11/08

더 크레이터 2 / 3 - 데즈카 오사무 : 별점 1점 / 1.5점

The Crater 더 크레이터 2 - 2점 데즈카 오사무 지음/학산문화사(만화)
The Crater 더 크레이터 3 - 4점 데즈카 오사무 지음/학산문화사(만화)

1권을 읽고 실망한 나머지 더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관성으로 결국 읽게 된 2, 3권입니다.

그런데 1권과 동일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더군요.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시대를 뛰어넘는 아이디어, 설정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이야기의 장르적 속성이나 전개 방식에도 많은 의문점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수준 이하라고 생각되었어요.

각 권마다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자면, 2권은 쌈장 고딩 오쿠친을 주인공으로 한 3편의 이야기 "오쿠친의 기괴한 체험", "운이 좋은 계절", "오쿠친과 위대한 괴도"로 시작하는데 도라에몽의 청소년판 같은 느낌입니다. 유령과의 이상한 거래나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 미래에서 온 또 다른 나라는 설정과 과학적인 근거나 배경 설명 없이 밑도 끝도 없는 대소동이 일어난다는 전개가 유사하거든요. 그러나 도라에몽처럼 작정하고 아동 - 개그물로 나간 것도 아니고, 나름 진지한 복선을 깔고 있으면서 결말이 뭔가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 이도저도 아닌 듯한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차라리 작정하고 즐겁게 달려주었더라면 훨씬 나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토모에의 가면"은 초·중반은 진지한 괴담류의 호러물인데 마지막 결말은 개그에 불과한 당황스러운 작품으로 디씨에서 봄직한 썰렁 호러 개그 수준의 졸작입니다. 좋은 점을 찾는다는 게 힘들 정도였습니다.

"3명의 침략자"는 데즈카 오사무가 중요한 배역으로 등장하여 스스로의 희생으로 분위기를 호러스럽게 만들기는 하나, 이후의 결말이 개그스러울 뿐 아니라 독자의 상상의 범주 안에 머무르기에 역시나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나름의 반전이 있다는 점 하나는 괜찮았기에 "토모에의 가면"보다 살짝 좋은 정도랄까요? 별 차이 없는 평균 이하의 작품이긴 합니다.

3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팔각형의 저택"은 두 명의 내가 있다는 전형적인 패러렐 월드물인데 설득력 없는 전개에 더하여 급작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결말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생각하기가 귀찮아서 대충 마무리한 느낌마저 들어요.

"브룬넨의 수수께끼"는 지금 읽기에는 낡아 빠진, 뻔하디 뻔한 판타지 멜로 + 크리처물입니다. 미지의 미녀와 그녀의 애인, 우연히 사건에 휩쓸린 주인공과 그들을 위협하는 미녀와 관계 있는 크리처라는 설정과 이야기 모두 너무나 전형적이어서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한 치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지...

"추락기"는 독특한 반전 블랙코미디 장르물이기는 하나 역시나 지금 읽기에는 너무 오래된 소재와 설정, 전개였습니다. 더 웃겨줬더라면 점수를 줄 만했는데 조금 아쉽긴 하네요.

상당히 묵직한 정통 SF "크레이터의 남자"도 발상과 전개, 주제의식은 좋았으나 지금 읽기에는 핵전쟁의 공포가 만연했던 냉전 시대의 흔해빠진 SF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어요.

아예 볼 만한 작품이 없는건 아닙니다. 2권에서의 "두 개의 드라마"는 어이없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결말의 반전으로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게 나름 명쾌한 맛이 좋았습니다. 3권의 "풍혈(風穴)"은 설정이 황당하고 전개도 설득력이 없기는 하나 결말이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던 심리 호러물이었고요. 복잡한 인간 군상이 폐쇄된 비행기 안에서 대형 독거미로 갈등을 일으킨다는 "졈보"도 하나의 이야기로서의 완성도는 확실한 편이라 읽을 만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인 분량에 비해 좋은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은 많이 빈약한 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네요. 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솔직히 그린 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 느낌이에요.

별점은 2권은 1점이고 그나마 읽을 만한 작품이 더 많은 3권은 1.5점입니다. 역사적이고 자료적인 가치 이외의 다른 장점을 찾기는 어려웠고 가격도 많이 비싼 편이니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작가의 팬이 아니시라면 구태여 찾아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2007/03/08

파우스트 Vol.3 -2007 겨울 : 별점 2점

파우스트 2007.겨울
학산문화사 편집부 엮음/학산문화사(잡지)

경성탐정록으로 인연을 맺은 계간지입니다. 두께에 놀라 쉽게 손대지 못하고 있다가 3일에 걸쳐 겨우 완독하였습니다.

읽고나서 가장 먼저 들은 생각은 "과연 이 잡지가 팔리는가?" 라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잡지 전체의 작풍을 한마디로 정의내리기가 모호했거든요. 호러와 판타지, 추리, SF가 뒤섞여 있는 쟝르문학 잡지이기는 한데 각 작품이 목표로 하는 독자의 타겟과 작풍이 너무나도 달라서 이 두꺼운 분량의, 가격도 만만치 않은 잡지를 소구하는 독자들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맛은 별로고, 취향에 따른 일부 재료만 맛있는 잡탕찌게랄까요?

아울러 작품들의 문체나 설정만 놓고 보면 대상 연령층이 상당히 낮아 보이는데 작품들 대부분이 잔혹한 폭력과 섹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를 보인다는 것도 아이러니했습니다. 솔직히 대부분의 작품들이 "젊은 감성" 이라는 카피를 달고 나오긴 했지만 예전의 기쿠치 히데유키류의 엽기 에로 폭력물(?)의 문체만 약간 바꾼 것에 불과하지 않나 싶기도 했고요. 기본적인 설정이야 약간 차이는 있지만 제가 보기에 결과물 그 자체로는 결국 똑같아 보였거든요. 작가의 의도와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론적인 부분에서의 고민이 아쉽더군요.

결론내리자면 제 취향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별점은 2점. 경성탐정록을 제외하고 베스트를 꼽자면, 강병융의 "킬킬킬"과 세이로인 류스이의 "성공학 캬라 교수"입니다. 그 외에도 한국 작품들은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의 작품인데 일본 작품들은 정말로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장르 문학이라 하더라도 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넓은 만큼 추리면 추리, 판타지면 판타지, 호러면 호러 식으로 특성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네요. 거기에 더해 페이지도 좀 줄이고, 가격도 좀 더 줄인다면 지금보다 더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싶고요. 미스터리 관련 대담을 미루어 볼때 향후의 잡지의 발전 방향이 그쪽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내심 개인적으로 기대해 봅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신본격 마법소녀 리스카 - 니시오 이신
마법소녀가 등장해서 다른 마법사와 싸움을 벌이는 격투 액션물.. 로 보입니다. 재미있긴 한데 왜 소설로 쓰여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캐릭터들도 일러스트로 묘사하고 내용의 대부분이 액션 장면인데 만화 등으로 구현하는 것이 더 임팩트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거든요. 아주 약간의 두뇌싸움이 등장하지만 비쥬얼이 중요한 요소로 쓰이는 두뇌 게임이라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2. 제로자키 키시시키의 인간 노크 - 니시오 이신
이것 역시 니시오 이신 작품입니다. "제로자키 일족"이라는 살인 집단과 그들에 대항하는 조직의 짤막한 사투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역시 재미는 있습니다만 "리스카"의 경우 처럼 이 작품도 만화쪽이 훨씬 어울렸을리라 생각합니다.

3. 그녀 집으로 오세요 - 이종호
한국 호러 소설의 중견 작가인 이종호씨의 신작입니다. "분신사바"를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어서 나름 기대했는데 이 작품은 솔직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주요 설정을 "펫 세메터리"에서 가져온 것은 그렇다쳐도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과 묘사가 진부하기 이를데 없었거든요. 쑥쑥 읽히는 맛은 있기 때문에 다음편에서 좀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4. 킬킬킬 - 강병융
취업난을 가지고 기발하게 써 내려간 단편입니다. 주인공 이름이 "철수"와 "영희"라는 것 부터 기발하고, 여러가지 설정 등이 읽으면서도 참 재치있게 쓴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의 외모에 대한 반전은 좀 더 복선을 깔아주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싶으며, 마지막 엔딩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데? 라는 의문밖에는 생기지가 않더라고요.

5. 무지개빛 다이어트 코카콜라 레몬 - 사토 유야
여러가지 설정을 가져다 붙이면서 뭐 그럴듯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정신병자입니다.... 내용도 왠지 모르게 뻔했고요. 이외의 평은 생략합니다.

6. ECCO - 타키모토 타츠히코
다중인격 (일지도 모르는) 소녀의 다른 인격 (일지도 모르는) 존재와 교감을 나누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로 소외감이나 외로움 같은 것이 잘 묘사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잔잔하면서도 전해 줄 이야기는 다 전해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무슨 이야기인지는 당쵀 잘 모르겠다는 문제가 있긴 하네요.

7. 이상한 사람들 - 와타나베 코지
짤막한 콩트. 한편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완성도는 높지만 어디선가 많이 보아왔던 이야기라는 것이 아쉽군요.

8. W*rld meets W*rld - 모토나가 마사키
설정, 묘사, 스토리 모든 것이 한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 작품입니다. 그런대로 재미는 있지만 만화쪽으로 가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9. 호질 - 이선웅
파우스트 소설상 우수상 당선작입니다. 하나의 작품으로서 충분히 깔끔하고 재미 있습니다. 하지만 심사평처럼 너무 서둘러 끝낸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결말부가 매끄럽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주요 등장인물이었던 심령 수사관이 하는 일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것도 좀 황당했고요. 그래도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하고, 재미나게 읽었기에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10. 성공학 캬라 교수 - 세이로인 류스이
젊은 감각이라면 이정도는 되야죠.^^ 그야말로 파격적인 전개방식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만화가 내용과 밀결합되어 있는 것도 특이했고요. 하지만 이게 과연 소설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11. 코마츠키 마키코 - 마이조 오타로
한 천재(?) 가 등장하는 소설로 다중인격(?) 같은 무언가를 밀도있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담담하면서도 치밀한 이야기와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발상이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저는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흠...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 기타 칼럼 / 대담 / 만화

2011/04/17

Q.E.D - 36 / 37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씩

Q.E.D 큐이디 36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오래간만의 Q.E.D. 이번에는 조금 긴 호흡의 이야기 두 편이 실려있습니다.

두 편 평균 별점은 1.75점... 반올림해서 2점주겠습니다. 간만에 봤는데 심하게 평균 이하라 안타까왔습니다.

"쿠로가네 저택 살인사건".

물리학과 교수의 자살, 그리고 뒤이은 교수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이라는 두 개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살로 위장한 교수 살인 사건은 트릭은 없지만 간단한 모순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꿰뚫어 보고, 두 번째 사건에서는 화살을 이용한 장치 트릭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 첫 번째 사건은 Q.E.D스러운 분위기, 자연스럽지만 모순이 존재하는 상황을 잘 끄집어 내었다는 점에서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화살 트릭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도저히 한번에 제대로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 되지 않는, 운과 우연이 크게 좌우하는 트릭이었던 탓입니다. 차라리 극중 토마의 말처럼 공기총으로 화살을 쐈다고 하던가... 이 졸렬한 트릭 때문에 교수님이 직접 세운 복잡한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전개에서 현실성이 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단박에 불가능한 트릭이라는 결론이 내려져버리니, 기껏 용의자를 만들어 놓은 의미 자체가 없어져 버렸으니까요. 

전개도 문제가 많습니다. 앞서서는 계속 동기 부분을 흐려놓다가 마지막에 그 동기가 사실이었다는 결론인데, 오랜시간 참아왔던 욕구가 별다른 이유없이 표출된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심각한 사건을 담백하게 진행하는 Q.E.D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제논의 화살과 같은 현학적인 재미마저도 없었다면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전무한 평균 이하의 작품이였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Q and A"

에게해에 있는 부유한 은행가 글래스 로스펠더의 별장에 자식들이 모입니다. 이들 중 후계자가 될 사람에 대한 판정을 토마가 내리는 임무를 맡는다는 이야기지요. 와중에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들과 섬에 전해져 내려온다는 수수께끼 같은 시도 하나로 엮이고요. 

동-서의 교차점이었던 에게해의 별장, 부유한 은행가의 후계자들, 섬에 전해져 내려오는 수수께끼와 같은 시, 거대한 음모가 펼쳐지는 듯한 전개 등에서 상당히 큰 스케일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완성도 면에서는 평범한 일상계 작품보다도 훨씬 못했습니다. 아무리 읽어봐도 시와 자식들을 평가하는 심사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심사도 너무 뻔했고요. 작가 스스로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하고 그리기 시작했지만, 그리다 보니 혼란에 빠진게 아닌가 싶었어요. 추리적인 부분과 일반적인 재미 두가지 모두에서 실패한 졸작입니다. 스스로 악당임을 자처하는 토마의 새로운 모습을 본것 하나 정도만이 위안거리였습니다. 별점은1.5점 입니다.

Q.E.D 큐이디 37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이어지는 37권 역시 두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수록된 두 이야기 합쳐 평균 2점... 첫번째 작품이 그래도 선방해 주기는 했지만 두 권 모두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음 권에서는 만회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C.M.B와 아이디어를 나누지 말고 하나로 합쳐서 하나의 시리즈에 주력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살인강의" 

토마는 미즈하라 경위의 부탁으로 이즈반도 경시청 연수시설에서 진행된 범죄 프로파일링 강습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그날, 경찰관 대상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와 용의자들 모두가 같은 강습회에 참석한 경찰관들로 밀실 트릭과 심리 트릭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범인이 아무리 궁지에 몰렸다고 하더라도 경찰관들이 연수를 받는 건물 안에서 대담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 그리고 핵심 트릭이 너무 장난스럽고 유치하다는게 아쉬웠습니다. 애시당초 자기 옆방이 누구 방인지 모른다는 것이 말이 안되잖아요? 관리인만 나와도 쉽게 해결될 문제이기도 하고요. 

트릭이 기본만 해 주었더라면 전개 자체는 몰입할만해서 훨씬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별점은 2.5점 입니다.

"아니마"

애니메이션 원화 하청업체서 벌어진 원화 훼손 사건을 해결하는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 

그런데 핵심적인 사건과 트릭이 빈약해서 이렇게까지 길게 끌고갈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특히나 아니메에 아니마(생명, 영혼)을 바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길고 지루해서 불만스러웠어요. 일하다보면 지칠 수도 있고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가 밀려올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지치고 힘들어서 직장을 그만둘 수도 있다는 것은 10년 이상 일해본 직장인 누구나 겪어본 이야기일텐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아니마 어쩌구 하면서까지 표현한건지 당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동의할 수 없어요. 

덧붙여 추리적으로도 굉장히 허술하고 말이 안되는 상황이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불가능했습니다. 평범 이하의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1.5점 입니다.  

2014/03/17

CMB 박물관 사건목록 21, 22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점과 3점

CMB 박물관 사건목록 21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CMB 박물관 사건목록 22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그간 격조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것은 전통의 강자 중 하나인 CMB의 21, 22권입니다. 24권까지 나와 있기는 하지만...

21권부터 살펴보죠.

"후유키씨의 하루"

동네에서 살고 있던 후유키씨라는 노인의 일상 속 숨겨진 비밀이 무엇이냐는 내용. 잔잔한 전개와 노인이 "선택한 것"이라는 진상은 마음에 들지만 일상계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사건성이 있지는 않은 소품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호수 밑바닥"

과거 벌어졌던 호수에서의 사고사는 알고보니 물 속에 장치해 놓았던 풍선을 터트린 살인이었다는 이야기. 실제로 이렇게나 잘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 이만한 풍선을 장치하는데 고용한 사람들 입막음은 어떻게 했을지, 왜 찌꺼기는 치우지 않았는지 등 소소한 의문도 생기지만 전개도 깔끔하고 결말도 괜찮았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엘프의 문"

마우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신라를 끌어들여 어렸을 적 부모님을 속였던 사기꾼을 처단한다는 내용. 신라가 마우에게 속아 넘어간다는 점 이외에는 특기할만한 내용 없는 소품입니다. 별점은 2점.

"발렛트의 촛대"

몰타 공화국의 구 기사단장 발레트의 촛대를 둘러싼 이야기. 오래간만에 C.M.B스러운 박물학적 지식 가득한 작품입니다만, 내용이 현실성 없고 동기도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사츠키가 기사단장 갑옷을 입고 펼치는 결말도 영 아니었고요.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없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결론적으로 평균 별점은 2점 정도... 추리적으로도, 박물학적으로도 그냥저냥인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22권은

"여름 보충 수업"

태양열 자동차를 파손한 범인을 찾는다는 학교 내 일상계 소품. 

항상 어린아이 같은 신라가 학교 선생님에게 던진 이과계를 위한 명제 —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공부는 인생에 별 쓸모가 없는 게 아니라 자신이 틀렸다는 걸 알기 위해서" — 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내용 면에서도 일상계스러운 설득력 가득하고 즐거운 청춘들의 여름 한나절을 다룬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유리의 낙원"

갈라파고스섬에서 벌어진, 밀어를 하던 어부가 다친 채 발견되는데 그를 쫓던 과학자를 범인으로 지목한다는 기이한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과거 갈라파고스를 방문해 조사하던 다윈에게 벌어진 사건과의 교차 편집이 아주 좋았습니다. 현대의 사건은 일상계에 가까워서 말실수를 통해 간단하게 진상이 밝혀지지만, 과거 다윈 사건은 퓨마의 생태라는 나름 박물학적 설정이 들어갔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그리고 결국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결말도 괜찮았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나선 골동품점"

나선 골동품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나선 골동품점의 교묘한 내부 구조를 이용한 트릭이 좋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여러 가지 정보(암모나이트 화석, 피해자의 사진, 관계자의 증언 등)도 공정하게 제공되는 편이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다만 Q.E.D였어도 괜찮았을 트릭과 내용인데, 구태여 스핀오프로 전개할 필요가 있었을지는 의문이긴 합니다.  

그래서 평균 별점은 3점. 21권은 평균 이하였는데, 22권은 평균보다는 높은, 기대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주어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작품별 편차가 되도록 없이 고르게 수준을 유지해 주었으면 하지만, 이 정도면 후속권도 기대가 되네요.

2009/05/19

최근 읽은 추리만화 짤막한 감상

누가 울새를 죽였나? - 6점
마사 지음, 나노 그림/학산문화사(만화)

세명의 남자가 외딴 산장에 모입니다. 모인 이유는 "울새"라고 하는 대화명의 남자가 자신이 유괴한 소녀의 몸값 받는 작전을 도와준다고 하면 2천만원의 돈을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들은 산장에서 누군가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라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작품으로 정통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클로즈드 써클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몇명 안되는 소그룹을 대상으로 누가 살인자인지 모르는, 그리고 큰 돈을 놓고 복잡한 계산이 오가는 심리전을 다루고 있거든요.

이글루스에서도 유명하신 마사토끼님의 원작을 "수요전"의 NANO가 극화한 단편으로 이곳저곳에서 유명하기에 구입해서 읽게 되었네요. 읽고나니 과연 유명할만 하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 설정이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탄탄하며, "총알" 과 같은 중요 물건과 돈의 이동을 잘 그려내고 있는 등 이야기의 핵심부분에서 설득력도 갖춘데다가 전개도 깔끔한, 한마디로 좋은 작품이네요.
무엇보다도 한국 쟝르물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구성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폐쇄된 공간에서의 서로가 서로를 노린다는 심리전의 긴장감 역시 대단해서 후쿠모토 노부유키 + 가와구치 카이지의 "고백"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더군요. 그만큼 유괴된 소녀와 세명의 남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인 긴장감의 밀도가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물론 문제도 있습니다. 일단은 세명의 남자가 소녀에게 휘둘리는 전개에서 설명이 너무 부족했어요. 총알 하나에 몇십억을 주고 사겠다고 하는데, 그 돈을 어떻게 줄 것인지를 떠나 애시당초 돈을 어떻게 받아낼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잖아요? 차라리 소녀가 세명을 각각 조종하려고 했다면 자기 자신이 "범인이 누구인지 안다"와 더불어 "돈을 어떻게 받아내는지 알고 있다" 쪽으로 잡아가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또 개인적으로는 결말도 불만인데, 순환구조를 갖춰나가는 구성도 좋지만 썩 개운하지는 않았어요. 이 나름대로 작품을 마무리하는데에는 전혀 문제는 없지만, 이야기의 배경 설명은 전혀 없이 작품 자체의 완결에만 너무 신경쓴 것으로 보였거든요. 만화에는 그래도 적합하겠지만 소설이었다면 정말 실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이만한 수준의 작품을 찾아보기는 힘들기에 별 3.5점은 충분한 작품입니다. 덧붙이자면, 작화의 수준도 평균이상이긴 한데 표지가 너무 후져서 점수를 깎아먹은 감이 없잖아 있네요. 솔직히 표지만 봤을때는 전혀 사고싶지 않았습니다.


Q.E.D 큐이디 32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읽기는 한달도 훨씬 전에 읽었는데 추리만화 감상은 한번에 몰아서 올리려고 미루어 두었다가 이번에 올립니다. 이번권도 Q.E.D의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권에 두가지 이야기가 담긴 구성입니다. 한편은 소박한 일상계, 한편은 살인사건이라는 강약 조절도 여전하죠.

첫번째 에피소드 "매직 & 매직"은 마술사와 토마의 두뇌싸움 이야기입니다. 마술사가 자신의 쇼에서 가나에게 마술의 트릭을 설명하는 토마에게 토마가 산 책을 걸고 승부를 할 것을 제안합니다. 승부는 마술사가 토마를 "깜짝 놀라게 할" 마술을 선보이겠다는 것이죠. 일상계라 할 수 있는, 범죄가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지만 마술과 추리, 특히 "트릭"이라는 것의 연관성을 잘 그려낸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뻔한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속도감 넘치게 그려낸 전개방식도 마음에 들고요. 마지막의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까지 좋았기에 별점은 4점입니다.

그에 반해 두번째 에피소드 "레드 파일"은 앞서 말했듯, 한 은행원의 살인사건에서 토마의 과거 대학시절 지인이 말려들고, 토마가 여러 인물들의 증언을 조합하여 진상을 밝혀낸다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입니다. 일단 추리물임에도 "트릭" 이라는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굉장히 거창한 음모 - 거대은행과 파생상품 - 가 배후에 깔려 있어서 토마와 가나가 사건에 휩쓸리는 부분이 별로 자연스럽지가 않기 때문에 내용만 놓고 본다면 높은 점수를 주기가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조금 이야기가 막힐만 하면 등장하는 토마의 미국 대학시절 지인 캐릭터도 이제는 지겨웠고요.

하지만 이 에피소드의 가치는 전혀 다른데에 있습니다. 뭐냐 하면 바로 "선물 옵션 거래" 라는 금융 파생상품을 너무나 잘 설명하고 있는 학습만화로의 가치가 엄청나거든요. 금융 파생상품에 대해서 이렇게 쉽고 머리에 쏙속 들어오게 설명하는 만화는 정말이지 처음이었습니다.

추리물로는 영 아니지만 이 학습만화(?) 로의 가치가 워낙 높기에 별점은 3점 주겠습니다. 결론적으로, 평점은 3.5점. 무난한 수준이네요. 역시 Q.E.D는 대체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단 말이죠^^

2011/12/05

Q.E.D - 38 / 39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점 / 2점

Q.E.D 큐이디 38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허몽

영화 제작자 쿠세 살인사건에 언제나 그렇듯 우연찮게 발을 들여놓게 된 토마와 가나 커플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

추리적으로는 그다지 인상적인 작품은 아닙니다. 영사기를 이용한 트릭이 사용되지만, 작중에서 언급되는 대로 돈 한 푼 투자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신선하지도 않을 뿐더러, 현실적이지 못한 탓입니다. 영사기를 이용하여 영상을 창문에 투영하는 것, 그리고 조명에 의한 일종의 거울 현상을 이용한다는 것 모두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세세한 부분에서 설명을 좀 더 해 주었더라면(예를 들면 창문에 시트지를 발라놓았다던가 하는 식으로) 좋았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토마가 용의자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각자 처한 현실에서 동기를 추리해 범인을 알아낸다는 착상은 괜찮았고, 망한 영화에 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심리 묘사가 그럴듯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17

일본 수학인 "화산"을 다루고 있는 일종의 가상 역사 수학물입니다. 18세기 초 일본 에도의 아이사라는 소녀가 일본에서 가우스, 갈루아보다 먼저 대수에 대한 이론을 알아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로, 현재 시점에서 토마는 아이사가 남긴 사당의 수수께끼를 풀어냅니다. 당연하겠지만 진실은 결국 밝혀지지 않습니다. 다만 "알아냈을지도 모른다"로 훈훈하게 마무리되지요.

재미는 있고, 특히 앞부분의 수학(화산) 문제도 퍼즐을 푸는 기분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지만, 정작 핵심 내용은 100% 이해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제가 수학에 약한 탓입니다.

수학 쪽에 많이 치우쳐 있는 이야기라 평가하기가 좀 난감한데, 별점은 3점입니다. 가상 역사물, 수학 학습물, 추리물 어느 쪽으로 보아도 평균 이상은 되는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현학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하고요.

Q.E.D 큐이디 39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어번힐즈 6호실 사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낡고 별 볼 일 없는 맨션 어번힐즈의 관리인이 시체로 발견되었는데, 경찰은 사인을 자살이라고 단정 짓습니다. 이후 관리인의 손녀와 친구인 가나가 토마를 끌어들여 진상을 밝혀낸다는 내용입니다.

애초에 시체가 발견된 6호실이 밀실도 아니고, 맨션 안을 돌아다닌 것은 토치키밖에 없는 정황이라 범인이 너무 뻔합니다. 그런데 예상 가능한 전개를 뒤집어 희한한 일상계 미스터리로 탈바꿈시킨 작가의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동기와 진상의 의외성이 확실히 존재하는 기발함이 좋았어요.

다만, 왜 주위에 더 싼 집을 물어볼 때 6호실을 이야기해 주지 않았는지, 구태여 6호실을 통해 시체를 끌어올려 자살로 위장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설명되지 않는 점이 문제입니다. 웬만한 경우에는 자살이 아니라 단순히 시체만 발견되어도 집값은 떨어질 텐데 말이죠.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조금 더 설득력 있는 단서를 보강했더라면 정말 괜찮은 일상계 미스터리 수작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다소 아쉽습니다.

그랜드 투어

NASA에서 보이저호를 개발했던 핵심 멤버 중 한 명인 이오 교수가 은퇴 기념 파티를 열고 제자였던 토마와 로키 일행을 초대한 뒤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작품. 굉장히 묵직한 내용으로, 보이저호 발사에 필요했던 "그랜드 투어"와 "스윙바이 항법"이 전개의 핵심으로 등장하는 Q.E.D 특유의 학습 + 본격 추리물입니다.

35년 전 이오 교수 아내의 죽음을 파헤치는 것이 핵심인 추리적인 부분은 당시 인물들의 증언에만 의존하는 안락의자 탐정물 스타일인데 제법 설득력 있게 전개됩니다. 비약이 심한 점이 있지만, 큰 흠은 아니에요.

그러나 드라마 부분은 문제입니다. 교수 아내의 불륜은 가정을 돌보지 않은 교수에게도 책임이 있고, 교수의 자살 소동과 복수를 다루는 전개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쇼를 벌이는 이유 자체가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태여 토마 일행을 불러모은 이유도 합리적이지 않고요. "자살"을 증명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토마 일행이 없더라도 친구들과 목격자 증언만으로 충분히 자살로 성립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감점하여 별점은 2점입니다. 시작에 비해 마무리가 확실히 약했던 에피소드인데, 후속작에서는 좀 더 힘을 내 주었으면 합니다.

2010/05/03

Q.E.D 35권 / CMB 13권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은 3점과 2점

Q.E.D 큐이디 35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운송회사에서 일어난 강도사건을 다룬 "두 용의자", 미스터리 동호회와 연극부가 함께 토마가 쓴 탐정물을 크리스마스에 공연한다는 "크리스마스 선물" 두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 "두 용의자"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범인이 사장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던 만큼 아침에 조금만 일찍 나왔어도 훨씬 돈을 훔쳐가기가 쉬웠을텐데, 왜 어렵게 일을 벌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용의자가 저질렀던 과거의 다른 사건 이야기는 쓸모없는 단순한 사족일 뿐이었고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추리의 논리 중 하나인 '아침에 출근하여 사장을 확인한 이유'는 두명의 용의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그래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두번째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은 학교가 무대인 Q.E.D의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입니다. 에나리 "퀸"을 비롯한 미스터리 동호회 캐릭터들의 오랫만의 등장으로 등장인물도 풍성하고, 토마가 쓴 탐정물 "오각관 살인사건"과 연극을 방해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겹쳐서 진행되는 전개도 재미있었습니다. Q.E.D의 학교무대 일상계 추리물은 항상 기본 이상은 해 준다는 것이 "증명종료" 되었달까요. 추리적으로 대단한 트릭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오각관 살인사건"의 핵심 트릭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유치했지만(심지어 토마가 썼다고 보기에는!) 연극이라는 설정과 작품에 딱 어울린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들었어요. 별점은 3.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작품 합쳐서 평점은 2.75점... 이지만 3점으로 하죠. 두 번째 이야기가 아주 좋았기에 다음 권이 기대되니까요.

CMB 박물관 사건목록 13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무려 4편이나 되는 이야기가 실려있는 13권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여름 풀"은 공터에서 가족과 연락하지 않고 지냈던 노인이 뭘 했는지를 공터의 식물들로 추리해내는 이야기. 식물들의 생태와 이른바 린네의 "꽃 시계"라는 것을 알려주는 박물학적 정보 전달 측면에서는 괜찮았습니다.그러나 결론 없는 추정에 불과한 신라의 추리, 그리고 사건성이 전무한 전개는 감점 요소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안개 산장"은 여름 학교에서 조난당한 신라 일행이 잠깐 머물게 된 산장에서 과거의 인기극단 O-ZAP의 리더 츠키야마의 목졸려 죽은 시체와 만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경찰이 도착하면 어차피 모두 밝혀질 이야기를 억지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로 만든 느낌이 강했습니다. 결말도 심심했고요. 별점은 역시나 2점.

세 번째 작품 "아사도"는 학교 축제에서 아르헨티나 소고기 요리 "아사도"를 내놓기로 한 신라 일행이 축제의 말썽꾼들을 퇴치(?)하는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일상계 작품인데, 핵심 이야기의 사건성이 약해서 그냥 학원물에 가깝습니다. "아사도"의 행방에 대한 잠깐의 추리가 더 나아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아사도"라는 요리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 정도가 수확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마지막 작품 "오르골"은 친숙한 고정 캐릭터인 마우의 등장도 반가왔고, 오르골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박물학적 정보 전달 역할에 더 없이 충실했으니까요. 하지만 오르골에 관련된 오래된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결론이 단지 "오해"로 와전된 것에 불과했다는 건 추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오르골 이야기는 확실히 재미있었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총점 평균은 2점입니다. 풍성하긴 했지만 실속은 별로 없었네요. 작가가 Q.E.D 쪽에만 집중해 주는 것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밀도가 약한데, 후속권에서의 분발을 기대해봅니다.

2009/09/30

최근 읽은 추리 / 호러만화 짤막한 감상

시귀 屍鬼 1 - 4점
오노 후유미 지음, 후지사키 류 그림/학산문화사(만화)

오노 후유미의 "시귀"의 만화판입니다. 원작을 꽤 재미있게 읽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제 생각과는 다르더군요. 무엇보다도 그림이 생각했던 "시귀"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후지사키 류는 과거의 히트작 "봉신연의" 작가인데, 당시에도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집어들지도 않았더랬죠. 작가가 이 친구라는걸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 구입하지 않았을겁니다. 전개도 난잡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고요. 
그나마 원작의 후광덕에 별점은 2점입니다만, 다음권은 안살겁니다. 빌려보던가 해야지...

소름 4 - 4점
키지츠 카츠히사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중고서적 파는 행사장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무려 6년만에 완독한 일종의 퇴마물(?)입니다.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심잠안"을 타고난 요코와 대학에서 민속학을 연구하는 쿄이치가 여러 이상 현상을 해결해 나간다는 이야기죠. 견귀와 같은 설정도 괜찮지만 실질적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없고, 머리를 쥐어짜서 유령과 맞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들이 괜찮았어요. 
그러나 묘할 정도로 전개가 맥이 빠지고 지루해서 별로 인기는 끌지 못한 듯 싶네요. 조금 더 자극적으로 구성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별점은 2점입니다.

덧붙이자면, 개구리-뱀-달팽이의 이른바 "3자견제"가 중요한 포인트로 쓰이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 3자견제의 구성에 대해 등장인물들이 전혀 모르고 있더라는 것이 의외였습니다. 일본에서는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닌가요? 알려진건 결국 나루토 때문인건가?


그래스 호퍼 1 - 4점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다 히로토 그림/대원씨아이(만화)

요사이 뜨고 있는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의 원작을 만화화한 작품입니다. 이사카 고타로 작품은 "사신 치바" 밖에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 기묘한 상상력이 마음에 들어 덥석 집어들게 되었는데... 너무 생각과 달라 실망했습니다. 기발한 상상력 대신 흔해빠진 이(異)능력 킬러들의 이야기일 뿐이었거든요. 능력들도 다 거기서 거기고요. 그림도 이야기를 뒷받침해주기에는 이상하게 밋밋해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다음권은 전혀 기대가 안되기에 패스합니다. 별점은 2점.

2021/05/16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42 - 카토우 모토히로 / 학산문화사 : 별점 2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42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카토우 모토히로QED 스핀오프CMB 42권입니다. 스핀오프가 42권이나 나오다니, 주객이 전도된 느낌도 나는군요.

이번 권에는 총 3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특히 "월하미인"과 "재규어의 숲"은 건질게 없는 망작이었습니다. "시체가 없어!"가 그나마 괜찮았고요. 그런데 앞서 두 작품이 너무 형편없어서 반대급부로 점수를 더 얻은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전체 평균한 별점은 1.8점... 2점인데, 여러모로 딱히 권해드릴만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첨 스포일러 가득합니다.

"월하미인" 

연기자 지망생 야마자키 칸타는 고등학교 동창 후지 하루카와 동창회에서 재회하여 관계를 진전시켜 나갔다. 그러나 후지는 번창하던 빵집을 접고 귀향을 결심했다. 어머니 병간호 때문이었다.

추리물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조언하는걸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인생 교훈이 담겨있는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드라마가 별로 인상적이지 않아서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만 교훈 자체만큼은 와 닿기에 약간의 점수를 더하여 별점은 1.5점입니다.

"재규어의 숲" 

남아메리카의 대농장의 딸 아나는 숙부 알렉스와 재규어 관찰 중 시체를 발견했다. 정황 상 피해자 리카르도는 마약 조직에 의해 살해된 걸로 추정되었는데, 경찰 수사로 리카르도가 5일 전, 지역 사면 라라로부터 죽음의 예언을 받았다는게 드러났다. 

라라를 찾아간 알렉스에게, 라라는 아나의 아버지인 농장주 마테우스 산토스에게 죽음이 다가왔다는 예언을 하고, 결국 마테우스는 리카르도가 같은 위치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마침 재규어 관찰을 위해 산토스 농장에 방문했던 신라와 타츠키는 아나와 동행했다가, 누군가로부터 습격을 받는데...

무려 2회를 할당해서 전개한, CMB치고는 비교적 긴 호흡의 이야기지만 건질게 없네요. 특히 추리적으로 그러합니다. 우선 리카르도가 죽은 이유는 마약 조직에 의한 것이니 수수께끼고 뭐고 없습니다. 마테우스 사건에서 마테우스가 죽을 때까지 숨기고 있었던 비밀은 무엇인지?와 마테우스 산토스가 왜 살해되었는지?와 두 가지 수수께끼가 불거질 뿐입니다. 

이 중 첫 번째는 마테우스 산토스가 마약조직의 보스였다는게 진상인데 너무 뻔했습니다. 전개 과정에서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요. 두 번째 진상은 마약조직 보스로서 운송을 방해하는 사람을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었는데, 농장주로서 사건 현장을 얼쩡거리다가 보스의 얼굴을 모르는 부하에게 살해되었다는 것으로 허술할 뿐더러 "브라운 신부의 옛날 이야기"가 떠오르는 진부한 이야기였습니다. 재규어 관련 이야기는 억지로 삽입된 느낌이 강해서 역시나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고요.

이 작품에서 점수를 줄 만한건 앞서 말씀드렸던 아나의 추리 정도? 그리고 약간의 잡다한 지식에 불과합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시체가 없어!" 

경제학자이자 인력파견회사 회장인 우메나카의 집에서 피투성이의 남자가 손에 식칼을 든 채 나오다가 체포되었다. 40분 전 남자가 침입하고 그 10분 뒤 현관으로 나왔다는게 밝혀졌고, 곧바로 경찰은 수색 영장을 가지고 우메나카의 집을 수색했다. 피투성이의 남자 베트남인 닷트는 연인 마이가 실종된 뒤, 인력파견회사 책임자 다카마츠와 트러블을 일으켰었던 동기가 있었기에, 우메나카 집에 다카마츠의 시체가 숨겨져 있으리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체는 발견되지 않는데...

추리적으로 점수를 줄 만한 유일한 수록작입니다. 특히 동기 측면에서 아주 그럴듯했습니다. 닷트는 일부러 경찰이 출동해서 우메나카 자택을 수사할 수 밖에 없도록 자기 피를 뿌려가며 사건을 키운 것이었습니다. 정제계 실력자인 우메나카에 대해 고발해봤자, 외국인 말을 듣고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한거지요. 그럴듯하죠?

그러나 우메나카, 다카마츠가 여성들을 감금하고 있던 방을 경찰이 찾아내지 못한건 억지스러웠어요. 아래와 같이 지하 와인 저장고 문을 열면 방문이 숨겨진다는, 일종의 사각이라는건 꽤 괜찮은 발상이자 트릭인건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 허술해요. 들어온 사람 중 한 명이라도 먼저 나간다던가, 평면도만 확인해도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이를 발견하지 못한건 경찰의 부실 수사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카마츠에게 전화를 걸어서, 우메나카 집 안에 휴대전화가 있다는걸 드러내는 것도 억지입니다. 현대인이 휴대전화를 챙기지 않고 몸을 숨긴다는건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그나마 읽을만한 작품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09/03/16

최근 읽은 추리만화 감상

비밀 5 - 4점
시미즈 레이코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이번 권은 두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네요. 그중 첫번째 이야기가 메인으로 "60년 전 유괴하여 살해한 죄를 자백한 한 시한부 인생 노인의 고백, 그리고 고백대로 시체를 발굴한 현장에서 20-25년 밖에 지나지 않은 성인 남성의 시랍화된 시체가 발견된 뒤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우연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습니다. 시리즈의 팬으로서 감찰의 유키코의 재등장. 아오키의 프로포즈 등 세세한 볼거리는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왠지 시리즈 초반의 과학과 추리가 상상력과 잘 결합되었던 독특한 분위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범행의 동기 역시 절절하긴 하지만 진부하기 그지 없었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본 사건과는 무관한 최초의 유괴사건에 관련된 이야기가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키 경시정의 "추리" - 감찰의 유키코의 친구를 보고 내리는 추리나 시체의 자상을 통해 범인을 추리하는 것 등 - 가 상당히 돋보이긴 했고요. 

하지만 평작 이하 수준이라 별점은 2점입니다. 그나저나 이 작품도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별점이 추락하는군요... (덧붙이자면, 두번째 이야기는 꽁트수준으로 짤막할 뿐더러 뇌 스캔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풍자하듯 다룬 작품이기에 별로 언급할게 없었습니다)


소년탐정 김전일 2부 8 - 4점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서울문화사(만화)

한권짜리 단편입니다. 흑마술 살인사건이라는 부제인데 거창한 이름이 붙은 저택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극, 그것도 인형을 통해 연쇄살인을 미리 예고한다는 것과 같은 정통 미스터리적인 요소에 흑마술을 통한 오컬트적 분위기, 그리고 "지옥의 광대" 타카토 요이치까지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노리고 만든, 인기를 끌만한 요소를 그러모아 과거의 활력을 찾아보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보이더군요 . 

그러나 사건의 동기 부분에서 기존 김전일 시리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구태를 반복하고 있으며, 추리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줄만한 정교한 트릭이 등장하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독자에게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작품의 핵심 본질 자체가 별로 좋아지지 못했습니다. 정말이지 트릭은 어처구니가 없는 수준이었고요.

그래도 전작보다는 나은 수준이라는게 어찌보면 황당할 뿐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Q.E.D 큐이디 31 - 4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Q.E.D도 31권째네요. 이번 권에는 두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가벼운 이야기 - 무거운 이야기가 보통 같이 실리곤 했던 전례처럼 첫번째 이야기는 연구 데이터 분실에 관련된 이야기이고 두번째 이야기는 살인 사건입니다. 

그런데 보통은 가벼운 이야기 쪽의 트릭이나 구성이 더 좋았었지만 이번 권에서는 첫번째 이야기가 더 별로였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전개가 납득되지 않는데 이유는 범인이 애시당초 사건을 벌일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을테니까요. 또한 추리적으로는 정말이지 봐줄만한 요소가 없기도 해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작가 스스로도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보이기도 했고 말이죠. 

로키와 에바가 등장하고 미국을 무대로 한 스케일이 큰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팬으로서 즐겁게 읽었고, 우리나라의 "황우석 박사" 사건이 연상되는 등의 잔재미는 있지만 평작 수준에 못미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나마 두번째 이야기는 조금 나았습니다. 일단 트릭이 괜찮았거든요. 간만에 본 "만화에 아주 적합한"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식으로 트릭이 구성되어 있고 결말부분의 반전도 존재하기 때문에 추리적으로 즐길거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작품 안에서도 밝혀지듯 동기가 너무나 약하며, 경찰의 적절한 증거에 대한 검사만 있었더라도 범인을 보다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는 점 때문에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만 보완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그래도 평작 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이야기가 쪽박이고 두번째 이야기는 평작이라 두 작품의 합한 평점은 2점 정도로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