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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30

세완삼첩기 - 아사리 요시토오 : 별점 3점

"환절기라 어김없이 감기에 걸렸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유독 심하네요. 목이 부어서 밤에 자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그래서 독서를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최근 며칠간입니다."

때문에 가벼운 읽을거리로 선택한 것은 만화, 그 중에서도 아로 히로시의 옛 만화를 다시 읽어본 덕분에 갑자기 그때 그 만화들이 그리워져 옛 작가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포착된 것이 바로 이 작품, 역시나 '아'로 시작하는 작가인 아사리 요시토오의 "세완삼첩기"입니다.

아사리 요시토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로 예전에 "황야의 증기소녀"라는 작품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비교적 최신작으로, '삼엽충'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단편집입니다. 일상계(애완 고양이 대신 삼엽충이 온다면? 혼자 집을 보는 소녀가 삼엽충을 만난다면? 좋아하는 소녀에게 소중한 삼엽충을 선물한다면? 등)에 SF 액션, 기이한 프로레슬링 소재 스포츠물에 마법소녀물과 '요리' 만화, "노인과 바다"의 패러디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황당하지만 독특한 매력이 가득한,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작가의 특징을 가득 느낄 수 있습니다. 작화 + 어두운 암흑 개그에 넘치는 패러디 정신까지 가득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우주가족 갈빈손"의 일상계 개그를 좋아했는데 유사한 분위기의 작품이 몇 편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제일 반가왔습니다.

전형적인 요리 배틀 만화를 패러디한, 삼엽충 요리 승부가 벌어지는 "죠우지의 경우"는 특유의 개그 센스가 빛나며, 대전 히어로의 악역을 주인공으로 하여 "천체전사 선레드"와 조금 비슷한 개그를 선보이지만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괴인 삼엽충 사나이'의 하루를 통해 일상과 비일상을 조화시키면서도 여운을 남겨주는 서정적인 엔딩이 인상적인 "사토군의 경우"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요.

또 작가의 근작인 "루쿠루쿠"나 "황야의 증기소녀"에서 몸서리치게 느껴지는 어둡고 암울한 세계관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도 좋았던 점입니다. 확실히 어둡고 암울한 것보다는 대중적입니다. 물론 완전히 대중적이라고 보기에는 매니악한 설정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만...

어쨌거나 앞서 소개했던 아로 히로시는 잊혀졌지만 이 작가는 아직도 팽팽한 현역입니다. 이유는 "에반겔리온"의 사도 디자인 덕도 조금 있기는 하겠으나 기본적으로 탄탄한 작화를 갖춘 덕으로, 특히 소녀를 귀엽게 그리기로는 단연 No.1이기 때문이겠죠. 또 어두운 개그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요. "아즈마 히데오"의 현실 적응 버전이랄까요? 그래서 30년이 넘는 동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결론내리자면 이러한 아사리 요시토오의 현재를 알 수 있는 좋은 작품으로, 그의 과거를 좋아하는 팬으로 아주 반가웠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국내에 소개가 잘 되지 않는 작가인데, 최근작이라도 잘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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