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쟁으로 보는 중국사 - ![]() 크리스 피어스 지음, 황보종우 옮김/수막새 |
상나라에서부터 청나라까지, 모든 중국 통일 왕조의 흥망성쇠를 왕조별 주요 전쟁과 함께 소개한 역사서입니다. 이쪽 바닥에서 유명한 오스프리 시리즈의 중국 관련 몇 권을 합본한 책이지요.
장점이라면 주요 전쟁 중심으로 요약이 잘 되어 있어서 읽기가 수월하다는 점, 그리고 오스프리 특유의 디테일한 일러스트 및 풍부한 도판입니다. 전쟁 중심으로 쓰여졌기에 각 시대별 부대의 유형, 주요 무기와 전략이 알기 쉽게 소개되는 것도 좋았고요.
서양의 시각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인지 독특한 부분도 몇 가지 눈에 띄였습니다. 최대 판도를 기준으로 설명하기에, 당나라가 청나라 이전에는 중국 최강의 군대를 갖춘 국가였다고 설명하는 식이거든요. 결국 여러 왕조가 멸망한 것은 지나치게 넓은 국토 탓으로(지방 군벌의 발호) 보는 시각 역시 다른 역사서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었고요.
그러나 확실히 방대한 중국 역사를 300여 페이지로 정리한다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왕조별 흥망성쇠를 전쟁만 가지고 해석하는 것은 단편적 시각이라 생각되고요. 예를 들면 전통적으로 한족이 기병을 양성할 수 없었던 이유로 군마 양성에 적합한 오르도스 초원지대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내용 거의 전편에 걸쳐 펼쳐지는데,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결과물입니다. 방대한 중국 영토에 군마 양성에 적합한 평지가 과연 또 없었을까요?
그리고 번역하면서 생긴 문제로 보이는데 중국식 발음과 한국식 한자 발음이 뒤섞인 기묘한 본문 역시 몰입을 방해합니다. 동관, 산해관은 한국식 발음과 허베이, 푸저우라는 중국식 발음이 공존하는 식이거든요.
마지막으로 이러한 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을 지도가 부실한 점은 많이 아쉬워요. 대략의 대표 세력도 정도만 실려 있을 뿐 실제 주요 전쟁이라고 소개하는 곳에 대한 설명은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요충지인 산해관이나 동관 등 주요 전장이 된 곳은 시대와 상관없으니 전도 형식으로 맨 앞이나 뒤에 삽입해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요약이 심한 나머지 깊이를 다 잃어버린 그런 책이었습니다. 읽는 재미는 있지만 역사서다운 맛이 부족하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전쟁으로 보는 삼국지"처럼 역사를 바꾼 큰 전쟁만 다루는 식으로 전쟁 그 자체에만 집중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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